태어난 김에 음성일주
태어나서 처음으로, 태어난 김에 음성여행에 나섰다.
음성에 오기 전 내가 알고 있는 장소는 음성 꽃동네가 전부였다.
설레는 마음으로 길을 나섰지만 날씨가 따라주질 않는다. 비가 오는 쓸쓸한 날씨. 장마철이다.
어쩔 수 없는, 하늘의 강요로 목재 체험을 하기로 했다.
백야 자연휴양림 목재체험관은 휴양림 입구에 위치해 있었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넓직하고 한눈에 봐도 너무 깔끔한 실내가 각종 목재로 된 물건들로 예쁘게 진열되어 있었다. 더불어 코 끝을 찌르는 목재의 향기가 은은하게 강하다.
와, 맘에 든다!
무엇을 만들까 고민을 해본다. 생각보다 비용이 비싸지 않았다.
원목 도마 하나 사려면 돈이 꽤 드는데 오히려 만드는 비용이 덜 드는거 같았다.
막상 고르려고 하니 만들고 싶은 것이 너무 많다. ㅎㅎ
견본품을 꼼꼼히 살펴본 후 '도마 만들기'를 선택했는데, 도마는 어떤 나무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가격이 달라졌다. 느티나무 도마는 35,000원, 편백나무 도마는 25,000원이었다. 목재지도사님은 편백나무 도마를 추천해주셨다. 느티나무는 강도가 세고 단단해서 오히려 칼이 무뎌질수도 있다고 한다.
편하게 쓰기는 편백나무가 만만한 듯 보여 편백나무로 결정~~~!
목재체험실은 우선 목재 향기가 가득했고 목재로 만든 테이블과 여려가지 장비들이 준비되어 있었다.
앞치마를 두르고 나니 왠지 장인이 된 듯한 느낌이 벌써 든다. ㅋㅎ
도마 만들기의 첫 작업이자 대부분의 작업은 사포질이다.
장비사용 설명을 듣고 첫 거친 사포질 작업을 시작했다. 생각보다 장비는 무겁다;;
처음에는 힘 조절이 되지 않아 장비가 이리저리 돌아다녔지만 조금 지나니 금방 익숙해진다.
앞 판을 갈고 뒤 판을 갈고 가장자리를 갈아냈다. 휴~~~~~~
하지만 여기서 끝은 아니다. 이번에는 장비에 고운 사포를 갈아 붙이고 다시 갈기를 시작한다.
고운 사포로 갈고 나니 편백나무가 정말 찐 달걀 흰자처럼 매끄럽게 변했다.
마지막 넓은 면에서 가장자리로 내려가는 고난도 기술을 끝으로 도마 만들기 1단계는 막을 내렸다.
힘들다! 힘들지만 너무 뿌듯하다는 거.
다음 2단게. 일단 사포질로 먼지 투성이가 된 내 몸과 도마를 깨끗이 털어낸다.
그리고 작업실 테이블에 안자아 미네랄 오일을 바른다. 인체에는 무해하다고 한다.
앞 뒤로 꼼꼼하게 빠진 곳 없이 발라줘야 하지만 너무 많이 바르면 안된다.
여분에 겉도는 오일은 키친 타올로 깨끗히 닦아내면 모든 작업은 끝이난다.
신기한 것이 오일을 바르니 나무 색깔이 더 진해져서 이뻐졌다.
앞으로 남은 공정은 집에 돌아가 이틀간 서늘하고 건조한 곳에서 도마를 말리는 것.
그리고 식초를 가지고 세척과정을 거치고 나면 비로소 사용할 수 있다.
원목 도마가 참 공정이 까다롭다. 그래서 비싼게 아닐런지.
원목 도마를 관리하는 방법도 배웠다. 잘만 사용하면 10년은 사용할 수 있다는 것. 놀랍다!
원목도마 관리법
- 도마를 사용하고 나면 바로바로 씻는다.
- 몸이 천근만근 피곤해서 산더미 같은 설거지를 내일로 미룬다 하더라고 도마만은 반드시 세척한다.
- 세척 후 세워서 말리는 데, 아래쪽 부분에 물이 모여 곰팡이가 나지 않도록 키친 타올 등이 여분의 물기를 닦어낸다.
- 6개월에 한번 정도 미네랄 오일을 덧발라준다.(미네랄 오일은 인터넷에서 구매 가능)
알고주고 집에서는 막 사용했더니 조금씩 휘기 시작했던 것.
내가 만든 도마는 아끼고 잘 관리해서 오래오래 사용해 보아야겠다.
원목 도마 만들기 강추!
백야자연휴양림 목재문화체험관
- 주소: 음성군 금왕읍 백야로461-97
- 전화번호: 043-871-5963
- 시간: 체험 1교시 10:00 ~ 12:00, 체험 2교시 14:00 ~ 16:00(17:00)
- 미리 예약도 가능하고 현장에서 바로 신청도 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