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산 일주일 살기
산막이옛길은 충북 괴산군 칠성면 외사리 사오랑 마을에서 산골마을인 산막이 마을까지 연결됐던 총 길이 10리에 달하는 옛길이다. 이 옛길을 누구나 쉽게 풍경을 즐기며 다닐 수 있도록 정성과 땀으로 잘 복원시켜 놓았다.
산막이옛길을 걸으며 고인돌쉼터, 연리지, 소나무동산, 소나무출렁다리, 정사목, 노루샘, 연화담, 망세루, 호랑이굴,매바위,여우비 바위굴, 아름다운미녀참나무, 앉은뱅이약수,얼음바람골,병풍루,괴산바위,꾀꼬리전망대, 마흔고개, 다래숲동굴,진달래동산,가재연못,신령참나무,시련과고난의소나무 등등 셀 수 없이 많은 볼거리들을 만날 수 있다.
왼쪽에는 청정한 괴산호, 오른쪽에는 깊은 숲과 높은 산을 친구삼아 걸어가는 길.
한마디로 맑은 공기와 아름다운 풍경이 친구가 되는 멋진 길, 걷고 또 걸어도 다시 걷고 싶은 길이다.
추석까지 기승이 부리던 더위가 싹 가시고 오히려 찬 기운에 겉옷의 지퍼를 여미게 되는 맑은 아침,
산막이옛길을 걸었다. 관리사무실 앞 데코가 밤송이에서 빠져 나오기 직전이 알밤 바구니다.
아무리 더워도 결국 가을은 온다.
산막이옛길은 평탄한 길은 아니다. 적당한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되고 계단도 간간이 만날 수 있어 걷는 맛이 좋다. 울창한 나무에 가려 설핏설핏 보이는 괴산호가 어느 순간에는 뼝 뚫리듯 한눈에 조망되기도 한다. 그런 곳에는 어김없이 전망대가 위치해 있어 더욱 좋다.
아주 잠깐이지만 물멍에 잠시 빠져볼 수 있다.
괴산호는 그저 덩치만 무작정 큰 저수지가 아니다. 마치 물길이 있듯 주변 지형에 따라 모양이 형성되어 있어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괴산호 너머로 보이는 산도 이쁘다.
재미있었던 곳은 단연 소나무 출렁다리다.
소나무 사이를 출렁다리로 연결해 놓았는데 그냥 보기에는 위태로와 보이기도 했으나
막상 걸으니 짱짱하고 단단해서 안전하게 느껴진다.
하늘을 나는 느낌으로 한발 한발 조심스럽게 이동하며 숲의 기운을 좀 더 높은 곳에서 맛볼 수 있다.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는 곳.
산막이 마을을 지나면 곧 삼신바위를 만날 수 있다.
삼신바위가 있는 이곳은 괴산댐 건설점에는 경치가 뺴어나고 강물이 빠르게 흘러 살여울이라 부르던 곳인데, 삼신(해,달, 별의 신)이 내려와 목욕을 즐기다 날이 밝아 승천하지 못하고 삼신바위가 되었다고 전해진다. 옛날부터 이 바위에 아기를 점지해 달라고 치성을 올리고 있다고 한다.
삼신바위가 있는 곳 경치가 끝내주게 좋다. 바위도 멋지고 구름도, 그리고 구름이 반영된 호수물도 유리처럼 맑고 깊다.
이곳 삼신바위를 지나 연하협 구름다리를 건너지 않고 앞으로 계속 나아가면 신랑바위가 충청도 양반길 제 1코스다. 신랑바위가 있는 곳까지다. 한번쯤 걸어보고 싶은 길이니 기억해둬야겠다.
삼신바위에서 조금 더 힘을 내어 가면 곧바로 연하협구름다리가 나온다.
우와 드디어 도착!!
연하협 구름다리는 산막이옛길과 충청도 양반길을 연결하고 있으며 길이 길이 167m, 폭 2.1m의 현수교 형식 출렁다리다. 주변 경치와 아주 기가막히게 어울리는 멋진 다리다.
다리를 건너면 충청도 양반길로 갈 수도 있고 이곳 괴산댐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더 나아가 신랑바위와 각시바위를 보고(이곳에 세뱅이 선착장이 있다) 돌아가 산막이옛길 시작점에 있는 차돌바위 선착장으로 갈 수 있다.
여기서 꼭! 반드시! 유람선을 타고 가기를 강추~~~유람선에서 보는 풍경도 너무 멋졌고 특히나 멋진 풍경이 나올 때마다 끊임없이 읽어주시는 한시들이 감동 그 자체였다.
아 옛 사람들은 주체없이 흘러나오는 감동을 이렇게 시 한편에 응축시켜 표현했나보다.......!
대부분 유람선을 타면 요란스럽게 흘러나오는 신나는 노래나 트로트를 많이 틀어주었는데 이곳은 정말 한시를 들으며 조용한 가운데서 자연과 친밀하게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강추강추.
연하협 구름다리에서 신랑바위, 각시바위까지 보고 삼막이옛길 입구로 돌아가는 유람선 요금은 8,000원이나 괴산 디지털 관광증을 발급받았다면 6000원으로 할인받을 수 있다는 사실!
괴산여행할때 발급받으면 좋다.
유람선은 크기는 작았지만 2층 바닥에 편히 앉을 수 있는 방석과 햇빛을 가릴 수 있는 큰 부채가 마련되어 있다. 소소한 곳에서 센스가 발휘된다~~ㅎㅎ
여기서부터 유람선을 타고 즐길 수 있는 풍경이 너무 좋다. 도보로 걸어서는 또 느낄 수 없는 감동이다.
각시바위가 있는 곳은 선유대라고도 한다. 족두리를 쓰고 팔을 올려 맞절을 하려는 듯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 각시의 신랑은 괴산댐으로 더욱 깊어진 물 건너 반대편에 있다. 사모바위라고도 불리우는 신랑바위는 사모관대를 하고 말을 타고 있는 형상이다.
푸른 하늘, 뭉게구름과 어우러져 숲과 바위들이 너무 돋보이는 그림을 만들어낸다.
이곳 세뱅이 선착장에는 정박하지 않고 돌아서 차돌바위 선착장으로 간다. 가는 길에 다시한번 신랑바위, 각시바위를 보며 하루 빨리 만나기를 살짝 기원해본다. ㅎㅎ
적재적소에 어울리는 선장님의 한시 낭독이 정말 인상적인 곳.
잠시 신선이 된듯 풍경에 홀리게 되는 곳.
걷는 맛, 타는 맛, 다 좋은 곳!
유람선에서 올려다 보는 환벽정이 아름답다.
환벽정이 있는 곳은 한반도 지형으로 생긴 곳인데 산막이옛길에서는 한반도 지형으로 보이기 힘드나 산막이옛길 뒤편에 있는 등잔봉에 올라 전망대에 서면 잘 보인다고 한다.
차돌바위 선착장으로 돌아오니 아쉬운 마음이 크다. 아름다움은 정말 짧은 시간에 스쳐 지나가나보다.
코스모스가 가을의 시작을 알리며 흐드러지게 피었다.
조금 더 시간이 지나 단풍이 들면 산막이옛길은 또 다른 옷으로 갈아입을 듯 하다.
모든 순간에 아름답겠지만 그래도 단풍은 참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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