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일주일살기
화순에 이런 곳이? 몰라서 못 가는 숨은 절경
화순 제 1경인 화순적벽은 전남 화순군 이서면 장학리·보산리·창랑리 일대, 동복천 상류 약 7 km 구간에 걸쳐 형성된 절벽지형이다. '적벽'이라는 이름을 들으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삼국지에 나오는 적벽대전이다. 지금의 후베이성 적벽시(赤壁市) 근처, 양쯔강(長江) 유역에 위치한 절벽으로, 조조와 손권과 유비 연합군 이 맞붙은 삼국지의 최대 전투 무대로 전해진다. 조선 중기 유학자 최산두는 이곳의 붉은 절벽과 흐르는 물의 풍광이 마치 중국의 ‘적벽(赤壁)’과 닮았다 하여, 그 이름을 따서 “적벽”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합니다.
화순적벽을 만나기는 쉽지가 않다. 개인적으로 차량이나 도보로 입장이 불가능한 지역이다. 반드시 화순적벽 버스투어를 이용해야만 화순적벽을 만날 수 있다는 사실. 화순적벽 버스투어는 적벽 입구에서 출발하는 적별셔틀과 화순읍 이용대 체육관에서 출발을 하는 적벽투어로 나뉜다. 이름은 다르나 둘러보는 코스는 똑같다.
https://tour.hwasun.go.kr/www/cmd.do?opencode=pg_main
아쉽게도 현재 2025년 11월 1일부터 내년 4월까지 잠정 운영이 중단된 상태다. 화순적벽길은 모두 비포장인데 이 기간 동안 포장도로로 바뀐다고 한다. 아마도 내년에는 좀 더 편하게 적벽을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적벽입구에서 셔틀버스를 타면 곧바로 화순적벽으로 들어선다. 가이드의 안내에 따라 차창 밖으로 자연풍경을 감상하게 되는데...정말 말그대로 자연 그 자체의 모습을 보게 된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동복댐이다. 동복댐은 광주광역시와 화순 지역의 주요 식수원을 확보하기 위해 건설된 광주광역시 제1수원댐이다. 댐이 만들어지면서 형성된 인공호수는 ‘동복호’라고 불리운다.
화순 적벽은 바로 이 동복댐 상류, 동복호의 끝자락에 위치하고 있다. 댐이 건설되기 전에는 적벽 일대가 동복천이 흐르는 평온한 계곡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댐 건설로 수위가 높아지면서 적벽 아래쪽의 상당 부분이 수몰되었고, 일부 절벽과 옛길, 정자, 마을 등이 물속에 잠기게 되었다.
이로 인해 화순 적벽의 원래 형태는 상당히 변형되었지만, 동시에 수면 위로 비친 붉은 절벽이 오히려 한층 더 장관을 이루게 되었다는 평가도 있다.
셔틀버스는 거북섬은 그냥 지나치면서 감상한다. 그래서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거북섬을 지나 제일 먼저 내렸던 곳은 노루목 적벽이다. 전망대에 올라 감상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모든 가이드 투어가 그렇듯 사진찍기 바쁘고 여유롭게 감상할 시간은 부족하다. 진짜 아쉽다!
노루목 적벽은 장항적벽이라 불리던 절벽군이 “노루목 적벽”이라는 이름으로 더 알려진 구간이다. '노루목’이라는 이름은 옛 지명 ‘노루목 마을’에서 유래한 것이다. 이 노루목 절벽은 특히 높이 약 90m에 이르는 수직 절벽면이 특징으로, 물길이 흐르는 호수와 더불어 장관을 이룬다. 정말 잔잔한 물에 적벽에 모습이 그대로 투영된다.
생각보다 적벽은 아주 붉은 빛은 아니었다. 하지만 정말이지 수직으로 깎아지른 듯한 모습을 보여준다. 잔잔한 물길과의 조화가 인상적이다. 특히 물빛이 절벽을 비추는 모습이 아름다웠다. 과거 댐 건설 전에는 절벽의 전체 높이가 더 높았다고 한다. 하지만 동복댐 건설이후 절벽의 일부가 수몰되어 전체 절벽높이는 다소 낮아진 상태다.
노루목 적벽을 떠나 잠시 버스로 이동하면 통천문이 나온다. 통천문 인근에는 더위에 대비해 양산을 빌려주는 곳이 있었다. 당연히 무료고 색상이 다양하고 예뻐서 가이드님은 거의 강제로 모두 쓰게 만드셨다. ㅎㅎ
이곳에서부터는 좀 걸을 수 있도록 되어 있어서 참 좋았다. 햇살은 강하지만 깊은 가을이라 덥지는 않다.
화순적벽 이곳은 조선미술사, 쌍화점, 근초고왕, 대왕의 꿈 등 영화와 드라마의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이렇게 멋진 곳에서 영화촬영을 했다니 촬영을 하면서도 너무 좋았을 것 같다.
좀 걷다보면 정씨 가문의 묘지가 나오고 탑도 보인다. 오른쪽으로는 정말 속이 캄캄해서 무섭기까지한 대나무숲이 우거져있다. 원래 옛날부터 이 대나무숲이 있는 곳은 민가가 있다는 의미하고 한다. 하지만 지금은 이곳에 살던 사람들이 다 이주한 상태로 완전 자연그대로의 모습이다.
어느순간 망미정에 도착한다. 망미정은 노루목 적벽을 정면에서 바로볼 수 있는 아주 명당자리에 자리를 잡고 있는 누정이다. 원래는 환선정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웠다가 바뀐 것이라고 한다.
망미정을 세운 인물은 정지준(丁之儁, 1592-1663)으로 병자호란 이후 은거하며 학문에 몰두했던 선비로였는데 1646년(인조 24년)에 망미정을 이 장소에 세운 것으로 전해진다. 원래 세워질 당시는 이 자리가 아니었으나 상수원 보호를 위한 댐 건설로 인해 지금 현재 위치로 이전한 것이다. 댐 건설로 인해 마을도 사라지고 누정도 이사를 해야 한 것이다.
이 일대의 대나무 숲, 노루목 적벽과 함께 어우러지는 풍경이 가치 '명승'이라 불린 만하다.
망미정은 정면에 있는 현판은 예부터 전해져 온 것이나 측면에 현판이 하나 더 있었는데 이것은 김대중 전 대통령님이 쓰신 것이라고 한다. 서예를 엄청 잘 쓰셨나보다. 이 현판은 인기가 많아 사람들이 사진 찍느라고 바쁘다. 이제 노루목 적벽을 정말 코 앞에서 볼 수 있는 시간이다. 망미정 앞 너른 풀밭을 가로지르면 노루목 적벽이 바로 눈 앞이다.
진짜 물위에 적벽의 모습이 그대로 비춰 마치 벽이 물속까지 이어지는 듯 느껴진다. 적벽 뒤로는 옹성산이 자리잡고 있는데 옹성산(甕城山)’이라는 이름은 큰 항아리(옹·甕)처럼 생긴 바위가 산 정상 주변에 여러 개 있어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진짜 자세히 보니 항아리를 뒤집어 놓은 듯한 모습이 신기하다.
또한 옹성산은 거대한 암봉들이 모여 있고, 특히 ‘옹암바위(약 해발 395 m)’라 불리는 바위가 산의 상징적인 모습으로 자리잡고 있다. 산 정상 및 능선 일대에는 철옹산성(일명 ‘옹성산성’)이라는 산성이 있는데 이는 고려시대 왜구의 침입을 막기 위해 축조된 것으로 전해진다. 같이 버스를 탄 분들 중에 이 산을 오른 분이 계셔서 자세히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시간이 된다면 꼭 한번 오르고 싶은 산이다.
이제 망미정을 떠나 망향정으로 이동한다. 망미정에서 망향정으로 올라가는 길은 다소 가파른 오르막 길이라 어르신들은 좀 힘들어 하신다.
망향정 앞에는 알록달록한 천막들이 있었는데 수몰지구 주민들은 위한 행사가 계획되어 있다고 한다. 이곳에서 살았던 때를 생각하며 고향을 그리워하는 시간이다.
망향정 인근은 잘 꾸며진 공원같았다. 시간만 충분하다면 이곳에서 돌아다니며 풍경을 즐기고 느긋한 오후를 보내고 싶은 곳이다. 그러나 행사때문인지 망향정에 오르자마자 사진 찍고 바로 버스로 탑승하라고 한다. 식수로 사용하는 물을 보호해야 하지만 물을 보호하면서도 자연을 좀 더 즐길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걸까 생각해보게 된다. 아쉽다. 정말 너무 많이 아쉬운 순간이었다.
2시간 걸린 다던 적벽 셔틀은 한시간 반도 안되서 끝났다. 어쩌변 이곳 도로 포장 공사가 되면 좀 더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화순 고인돌 유적적, 운주사, 그리고 이곳 화순 적벽은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이라는 사실이 새삼 새롭게 느껴지는 곳이었다. 이렇게 아름다운 자연이 준 선물을 잘 보존되고 많은 사람들의 이 아름다움을 함께 나누었으면 더욱 좋을 거 같다.
화순적벽 안 본 사람 없게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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