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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릴과 전망을 한방에 잡는다! 화순 백아산 하늘다리

화순일주일살기

by 별나라


광주 무등산과 순천 조계산 사이에 조용히 자리잡고 있는 산이 있다. 그 산의 이름이 바로 백아산! 화순 백아산은 오랫동안 '숨은 산'으로 불려왔다. 하지만 2013년 해발 756m 지점에 '하늘다리'가 놓이면서 많은 이들에게 주목을 받는 산이 되었다. 산 아래에서 보면 까마득히 높은 봉우리 두곳에 다리가 놓인 모습이 위태롭게 보이면서도 무언가 사람을 끌어당기는 힘을 가진 듯 하다. 얼른 올라가 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


백아산 하늘다리로 가기 위해선 백아산관광목장(백아카페) 주차장에 차를 세워야 한다. 무료주차장이고 그래도 생각보다 주차공간은 넓었다. 등산로 입구의 이정표를 확인하니 하늘다리까지는 약 1시간 정도 소요된다. 시간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백아산관광목장(백아카페)에서 출발을 해서 하늘다리까지 오르고 다시 내려오는 원점회귀 코스를 선택했다. 왕복 2시간이면 충분하다. 만약에 하늘다리에서 정상을 향해 간다면 올라왔던 길로 내려오지 않고 다른 길로 원점회귀를 할 수도 있었다.

백아카페 앞 주차장
백아카페

등산로 들머리를 찾으려면 아예 백아카페로 간다고 생각하면 쉽다. 백아카페 앞을 지나면 곧 들머리가 나온다. 정상등반 인증을 하면 음료가 10퍼센트 할인이라는 문구가 재밌다. 자 그럼 출발해볼까.

전라남도 화순군 북면·백아면 일대에 자리한 백아산은 해발 약 810 m의 산이다. 산봉우리가 마치 흰 거위들이 모여 앉아 있는 것처럼 보여 백아산(白鵝山)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백아산의 특이점 중의 하나가 백아산은 빨치산 세가 가장 강했던 곳이라는 사실이다. 1950년 10월부터 1952년 4월까지 1년 6개월 동안 이 지역에선 치열한 교전이 벌어졌었다. 백아산은 산비탈이 가파른데다 고지가 여러 곳이라 한 곳을 점령당해도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 쉽고, 화순 모후산, 곡성 통명산 등으로 이동하기에도 용이한 산이다. 그리고 무등산과 화학산, 회문산, 지리산을 잇는 전략적인 위치이기도 하단다. 이런 요충지였던 탓에 격전이 벌어졌고 그래서 엄청난 사상자가 생기게 되었다.

백아카페에서 하늘다리까지는 2km 정도이지만 거의 계단과 가파른 경사길로 이루어져 있다. 산책을 한다는 마음으로 나서면 살짝 당황할 수도 있다. 조금 가다 보니 갈림길이 나왔다. 급경사지만 짧은 코스와 완만하지만 긴코스. 당신의 선택은? 내가 본 모든 사람들은 급경사지만 짧은 코스를 택했다. 나도 역시 마찬가지고~~ㅎㅎ

나무가 많아 하늘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숲이 우거졌다. 가다보면 이렇게 나무 의자가 마련된 곳이 많은데...힘드니 쉬어가라는 의미일거다. 올라가는 내내 가파르다. 등산객에 대한 배려가 아주 좋은 산이다.

만약에 어딘가에 숨어야 한다면 숨을 곳은 많아 보였다. 동룰 같은곳에 이렇게 물이 있는 곳도 있고.

거의 하늘다리에 가까이 올 무렵 마치 맛배기처럼 전망이 탁트인 공간이 나왔다. 우와~~~! 지옥을 빠져나온 느낌^^ 사방이 탁 트여서 가슴이 뻥 뚫리는 듯하다. 가을이 깊어 공기는 또 어찌나 청량하고 달콤한지~~~다들 이래서 산에 오나보다.

이곳이 격전지였다는 것이 상상이 안갈 정도로 풍경은 고요하다 평화롭다. 그래서 아픈 역사가 더 슬프게 느껴지기도 한다.

백아산 '하늘다리'라는 이름이 참 이쁘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알고 보니 이 이름은 6·25 전쟁 당시 빨치산 주둔지였던 이곳에서 많은 사상자들이 생겼고, 그래서 하늘로 돌아간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하늘다리'라 명명했다고 한다. 아...그저 마냥 이쁘기만한 이름은 아니었구나.

이제 마지막 힘을 내어 계단을 오르면 곧 오늘의 목적지 하늘다리를 만나게 된다. 두근두근~~

뱍아산 하늘다리

그리고 드디어 모습을 드러낸 하늘다리. 아래에서 봤을때 아주 작게 보였는데 막상 올라와보니 무지 탄탄하고 강인해보이는 모습이랄까. 진짜 아름답고 멋지다!! 다리를 건너다 보니 중간 중간 바닥에 강화유리로 된 부분이 있다. 내려다 보니 아찔해서 차마 밟지 못하고 피해서 간다. 안무섭다고 하기에는 조금 무섭고, 무섭다고 하기엔 무리가 있다. 심장이 좀 쫄깃해지는 정도랄까. 바람때문인지 사람때문인지 약간 흔들리기도 한다. 제발 이런 곳에서 일부러 더 흔들며 장난치는 사람 없었으면 좋겠다!

어찌되었건 한시간을 투자해서 이런 멋진 곳에 와서 황홀한 풍경을 볼수 있다니… 이건 진짜 횡재고 가성비 충만하다고 볼 수 있다.

2003년부터 이곳에서는 매년 철쭉제와 함께 6·25 희생자를 위한 위령제가 열린다고 한다. 이념 대립의 시대는 가고, 이제는 화해와 추모의 공간이 된 것이다. 지금은 평화롭고 아름다운 곳이지만 가슴 아픈 과거를 묵묵히 간직하고 있는 역사의 현장. 가볍게 나선 등산길이지만 의미를 알고 나니 많은 생각이 들기도 하는 곳이다.

정상으로 향하는 길
하늘다리에서 본 전망

하늘다리로 오를 때는 한시간 정도 걸렸는데 내려올때는 금방이다. 그래도 30-40분은 걸린 듯하다. 등산객이 아주 많은 건 아니지만 그래도 자주자주 마주치게 된다. 여유있게 내려오다보면 이제 가파른 길을 헉헉 대며 올라오는 등산객들을 만나게 되고 앞으로 얼마나 남았는지 물어보시기도 한다. 에휴...아직 한참 올라가셔야 하는데.... 이분들이 앞으로 만나게 될 암릉과 가파름이 생각난다. 하지만 이분들도 역시 힘을 써서 잘 올라가시겠지.... 인생도 이렇지 않을까 싶다.

이천미터나 삼천미터 고봉들을 가지고 있는 나라에서 우리나라 산들을 보면 아주 낮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낮다고 얕보면 안된다. 멀리서보면 부드러운 듯 보이나 막상 산으로 접어들면 가파른 암릉과 절벽이 곳곳에 숨어 있고 너덜지대도 많아 잠시라도 한눈을 팔 수가 없고 항상 긴장하며 올라야 한다. 하지만 그 긴장감은 정상에 오르는 순간 탁 터지며 사라진다는 것! 이게 우리나라 산의 매력이 아닐까 싶다.


시간이 촉박해 백아카페에서 커피 한잔도 하지 못했지만 백아카페는 전망이 매우 좋았다. 등산 뒤풀이로 따뜻한 커피 한잔 한다면 정말 좋을 듯 하다. 나중에 봄 철쭉꽃이 필 때 다시 한번 하늘다리를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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