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머니도 보고 결혼해야 합니다
남자친구가 말했다.
"우리 부모님이 좀... 보통분들 보다 세신대 버틸 수 있겠어요?"
예비아가씨의 남편이 말했다.
"땡씨 집안 어른들... 보통이 아닌데 괜찮으시겠어요?"
남자친구의 큰 외숙모가 말씀하셨다.
"이 집 부모들, 보통이 아닌데 괜찮겠어?"
상견례 후, 우리 엄마가
"너, 이 결혼 꼭 해야겠니?"
보통이 아닌 게 뭔지 몰랐다. 내 주변 어른들 모두 순한 성격이라 세다는 게 정확히 무엇을 말하는지 감도 잡을 수 없었다. 하지만 그땐 복부비만도 듬직함으로 보일 만큼 콩깍지가 씌여있던 때라 뭐가 됐든 문제 되지 않았다.
내가 신랑 보고 결혼하지!
시어머니 보고 결혼하나?
라는 생각까지도 했으니 말이다.
그리고 곧 알게 되었다.
결혼준비를 하던 중, 주차시비가 붙었다. 아니 주차시비를 나의 예비시어머니가 걸었다.
세상에...
나는 살아오면서 그런 황당하고 민망한 광경은 처음 보았다. 내가 생각하기에 상대방은 그다지 큰 잘못을 하지도 않았다. 그러나 예비시어머니는 대뜸 거친 말을 쏘아댔다.
정말 이런 사람이 나의 시어머니라니...
길 가다 만날까 무서웠다. 게다가 예비며느리가 함께 타고 있는데도 전혀 예의를 차리지 않으셨다. 그때 알았다. 세다는 게 뭔지를...
그래도 조금 위안이 되는 건,
사위 앞에서도 예의를 차리지 않으신다는 것.
다행히 며느리와 사위 차별은 적은 공평한 분이셨다.
덕분에,
가끔은 설거지로부터 해방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