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나는 우붓에 가고 싶다
몇 년 전 어느 날, 우붓,
아침에 일어나니 목이 돌아가지 않았다.
고장 난 로봇처럼 고개도 돌리지 못하고 한나절을 보냈다.
나아지겠지 했는데 오후가 될수록 더 심해졌다.
결국 마사지를 받기로 했다.
단골 테라피스트 (라고 하지만 동네에 사는 수더분한 아줌마)를 불러 긴급 처방을 요청했다.
아픈 부위를 특별히 부탁하고 침대에 사롱을 깔고 엎드렸다.
크게 숨을 들이쉬고 내쉬며 부드러운 손길에 몸을 맡겼다.
마침 해가 바빠지는 시간이었다.
아이는 뭐가 그리 재밌는지 거실에서 친구와 지치지도 않고 깔깔거렸다.
나를 만지는 부드러운 손길과 아이의 자지러지는 웃음소리, 고요한 선풍기 바람에
모든 감각이 조금씩 열렸다.
우붓은 그렇게 오감이 깨어나는 곳이었다.
아침 일찍 일어나 밖을 내다보면 저 멀리 야자나무 사이로 해가 빨갛게 타올랐다.
힘차게 (혹은 힘 빼고) 하루를 살다 보면 다시 야자나무 사이로 조용히 해가 숨었다.
구름은 매일 다양한 그림을 보여주었고, 초록 풍경은 봐도 봐도 질리지 않았다.
귓가에는 아이 웃음소리가 멈추지 않았고,
커다란 나뭇잎이 바람에 바스락거리는 소리에 비 오는 줄 알고 화들짝 놀라기도 했다.
밤이 되면 여기저기서 도마뱀이 벽에 꼬리를 탁탁 치며 생존 신고를 했고,
신발을 신을 때마다 댓돌의 자갈이 자르륵자르륵 굴렀다,
고양이는 때마다 밥 달라 야옹 댔고, 사방이 고요하면 홀짝홀짝 물을 마시는 소리도 귀여웠다.
이른 아침 등굣길에는 쓰레기 태우는 냄새가 자욱하게 퍼져 있었다.
이웃집 라면 끓이는 냄새, 삼겹살 굽는 냄새는 뻥 뚫린 거실로 잘도 솔솔 넘어왔다.
갓 볶은 커피 향과, 오토바이 꽁무니에서 뿜어져 나오는 캐캐한 매연이 몽롱하게 뒤섞인 거리를 매일 달렸다.
맵고 짠 나시 짬뿌르를 손으로 조물조물 뭉쳐 먹었고,
커다란 코코넛 채로 주스를 들이켰다.
숯불에 구운 시뻘건 생선을 먹고 매워 헉헉거렸고,
바삭한 크루아상도, 신선한 샐러드도 세계 어느 곳 부럽지 않게 훌륭했다.
그렇게 모든 게 조금씩 더 살아있었다.
나는 그에 맞춰 더 활짝 열기만 하면 되었다.
한 시간이 지나 몸을 일으키니 목은 아까보다 더 자유로웠다.
활짝 열린 감각으로 정성을 다해 인사를 했다.
그렇게 또 감사한 하루가 갔다.
그런 하루를, 다시 보내고 싶다.
오늘도 나는, 우붓에 가고 싶다.
당신이 가고 싶은 곳은 어디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