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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둥둥 May 16. 2021

05. 비오면 운동 안갑니다

그러나 비가 안오면 운동을 갑시다

저는 고등학교때까지 꽤나 말랐어요. 그때도 여전히 마른게 아니라 '날씬한거다'고 주장했습니다.

20살이 되고 술자리가 많아지다보니 21살 여름 입대하기 전까지 몸무게가 꽤나 늘었었습니다.

그러다가 훈련소에서 다시 살이 확 빠지고, 청주에서 군생활을 하면서 다시 60kg 초반대를 유지했었어요.


군대에서 오래 있다보면 계급도 높아지고 무료해집니다. 그때쯤 다들 시작하는게 운동이죠.

저는 런닝을 좋아해서 자주 뛰어다니다가, 무엇을 해도해도 시간이 안가서 '근력운동'을 인생 처음으로 시작했습니다.

세끼 제때 먹고,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고, 운동도 꼬박꼬박하니 그때 몸상태는 참 생생했습니다. 덕분에 몸무게도 좀 늘어서 60kg 후반까지 잘 갔구요.

허나 제대하고 열심히 놀고, 열심히 마신 덕에 취업과 그 이후까지 살만 무럭무럭 찌다가, 이년전쯤에 헬스장에 다니면서 다시 60kg 후반 - 70kg 초반을 유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 제가 '살빠졌네' 라는 말을 들으면 한상 하는 말인데 이 글에서도 꼭 강조하고 싶었어요.

'살은 빠지지 않습니다, 빼는거예요'


2019년 여름에 뉴욕여행을 준비하면서 몸도 함께 준비해야지 하고 본격적으로 체중을 조절했었어요.

뉴욕까지 가서 사진찍는데 예쁘게 나오면 좋잖아요.

그 뒤로 회사다니면서 운동이 그래도 '나'를 위한 시간이 되고, 체력도 늘고 해서 열심히는 아니더라도 꾸준히는 다녔습니다. 얼마전에 이사온 곳 근처에 헬스장도 1년 결제했어요!

허나 오늘은 비가 와서 운동 안갔습니다.


저는 비가오면 아침이 힘듭니다. 회사다닐때도 비가 오면 항상 잠이 고팠어요.

아침에 일어났는데 평소보다 10분-20분 늦었네 하고 창을 열면 항상 비가오고 있었습니다.

비가 오는건 좋아요, (따뜻한 샤워를 전제하면) 비맞는 것도 좋아합니다.

그러나 평소보다는 아침이 늦어지는 편이예요.

오늘도 아침에 운동가야지 하고 9시쯤 일어나보니 비가 와르르 내리고 있길래,

살짝 고민도 하고 죄책감 비슷한게 들려던 찰나에 음악을 틀고 다시 편히 누웠습니다.

비 오면 운동 안가는게 무슨 큰 일인가요, 비 안오면 가도 되는걸요.

제 마음의 목표는 일주일에 세번 헬스장 가기 이지만,

한 달에 12번 가면 또 어떻습니까 한달에 11번 가도 누가 안잡아갑니다.


군대에서 운동할때도 가끔은(동시에 자주) 운동을 안하려 해도, 그렇게 눈치가 보이더라구요.

제가 제 눈치를 본건지, 나날이 몸이 커지는 선후배님 때문인지 몰라도

침대에 누워있으면 마음이 참 불편했습니다.

가기 싫어도 막상 가면 좋을 때도 있고, 조금 하다가 역시 하기 싫을 때도 있었어요.

그러다가 문득 나좋자고 하는 일인데 나를 왜 괴롭히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뒤부터는 제가 제 눈치를 보는 일들에 저 생각을 합니다.

운동을 안가고 싶을 때 안가도 되고, 가도 됩니다. 다 괜찮아요.


그러나 운동을 가고 싶을 땐 운동을 갑시다!

비가 안오고, 몸이 찌뿌둥 하고, 팔뚝이 살짝 덜렁거리네 하는 생각이 들때는 가자구요.

쉽고 편한 것도 좋지만, 어렵고 힘든 일도 또 그 맛이 있어요.

압력으로 내린 커피에서 핸드드립 커피, 모카포트 커피까지 다 좋습니다

비가 올때 운동을 안갈수 있는 나는, 비가 안오면 운동을 가는 나이기도 해요.

나를 위해 건강하고, 재미있고, 기쁘게 지내자고 생각했습니다.


오늘은 비가와서 운동도 안가고, 어제 사온 밤식빵이랑 우유들과 하루를 보냈어요.

코사지 연습하고, 씽크롤/책상위선반/화장실청소도구세트/샤워기헤드를 샀습니다.

이제 젤다-야숨을 좀 하다가 영화보고 잘거예요.

무탈하고 평온하길 빕니다. (다 적고 나니, 다이어리 정리를 안했네요. 내일할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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