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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둥둥 Apr 20. 2022

19. 자전거 타고 아라뱃길 갔습니다

왕복 110km, 9시부터 6시까지 9시간

 작년 5월에 친구와 자전거로 춘천에 갔었어요. 하남검단산역까지는 5호선을 타고 이동한 뒤 100km 정도를 달려 춘천에 도착해서 저녁을 먹고, ITX를 타고 돌아왔습니다. 저녁은 당연히 닭갈비였고요. 처음 한 장거리 라이딩이었는데 날씨도 좋고 같이 간 친구가 경험이 많아 수월했습니다. 그 뒤로 짧게는 자전거를 자주 탔지만 저렇게 길게 나간 적은 없었는데, 올봄 날씨가 너무 좋아 장거리 라이딩을 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잠실에서 출발해 한강을 타고 쭉 가서 인천 아라뱃길 코스를 통해 청라까지 갈 수 있더라고요. 이 코스는 작년 춘천을 같이 간 친구가 다녀오기도 했고, 춘천과 달리 왕복 코스라 아침에 출발하면 저녁에는 집에 돌아올 수 있어 좋은 날씨를 기다렸다가 지난 월요일(18일)에 호다닥 달리고 왔습니다.


 저는 겁이 많은 편이라 자전거 전용도로가 없는 곳에서 오래 자전거를 타는 것을 굉장히 꺼립니다. 그러나 작년에 다녀온 춘천 코스나, 이번에 다녀온 아라뱃길 코스도 내내 자전거 전용도로라서 참 좋았어요. 춘천은 공도와 인도, 자전거도로가 섞이는 부분이 조금 있지만 한강에서 청라까지는 100% 자전거 전용도로라 차와 행인을 겁내지 않아도 된다는 특장점이 있습니다. 저는 아침 9시에 출발해서 집에 돌아오니 6시였어요. 꼬박 9시간이 걸렸는데 주행시간 자체는 6시간 반 정도 되고, 점심시간과 쉬는 시간이 나머지입니다. 저는 40~50분을 달리면 10분 정도는 꼭 쉬어줬어요. 점심은 한시쯤에 청라역 인근 상권을 이용했습니다. 김포공항 근처나 청라를 추천해요. 가양역 인근도 코스와 가깝게 상권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다녀온 소감은 재미있었고 수월했지만 청라까지는 다시 가진 않을 것 같다입니다. 잠실에서 아라한강갑문까지는 정말 좋았어요. 자전거 도로 상태도 좋고, 한강변을 따라 달리다 보니 몸은 좀 힘들어도 아주 흥미진진하고 수월했습니다. 아라한강갑문 이후 아라뱃길 코스는 도로 상태가 좋지 않고, 맞바람이 세가 불어 달리기 힘들었습니다. 풍경도 생각보다 예쁘진 않더라고요. 청라에서 밥을 먹으며 그냥 돌아갈까 하다가 끝까지 40분도 채 안남기도 했고, 친구가 그래도 한 번쯤은 가볼 만하다고 권해줘서 끝을 찍고 바다를 보고 좀 쉬다가 열심히 또 돌아왔습니다. 돌아오는 길은 바람도 도와주고 길도 너무 예뻤어요.


 정리한다면 한강에서 한강 끝 아라갑문까지는 너무 추천, 5월만 되어도 더워지기 시작하니까 자전거와 몸만 챙겨서 꼭 달려보시기를 추천합니다. 한강 코스는 중간중간 화장실, 카페, 편의점 등 엄청난 쉼터가 많아 달리다가 조금만 힘들어도 쉬어가면 돼요. 작년부터 7호선이 평일에도 자전거를 가지고 탈 수 있게 되어 돌아오는 길은 7호선을 잘 이용하면 체력과 시간을 아껴 이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헬멧, 장갑, 고글 정도의 최소필수장비는 꼭 있으셔야 해요. 자전거 패드 바지도 무조건입니다. 엉덩이가 사라지는 고통을 피하셔야 해요. 자전거와 헬멧, 장갑, 바지, 고글 그리고 무리하지 않을 수 있을 정도의 체력만 있다면 꼭 한강 라이딩을 하시기를 강권합니다.




 날씨가 좋을 때는 자전거를 타거나 산책하거나 뛰러 한강이나 양재천에 나가곤 해요. 비싸고 버거운 서울 살이에는 한강과 문화생활, 등산, 소모임, 예쁘고 비싼 장소들과 좋은 사람들에 대한 비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서울에 숨어있는 혜택을 꼭꼭 찾아 누리시길 빌어요. 친절하지 않은 도시가 이렇게 많은 것을 품고 있다는 것에 아직도 놀랍고 고맙고 또 미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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