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둥둥 Jan 31. 2023

30. 이수와 사당을 가르며

앉아서 고민하는 것과 걸으며 고민하는 것

 어제 호텔에서 일하며 아르바이트로 자주 오셨던 분의 가게를 다녀왔습니다. 호텔에서 5년 일하다 재작년에 그만두고 꽃일을 시작했고, 생화케이크를 주로 한 꽃가게를 2.2(목)에 정식 오픈니다. 서울대입구의 샤로수길에서 살짝 들어간 곳에 있는데 14.5평의 넓은 크기에 꽃냉장고도 오븐도 있어요. 꽃일을 하면서 돌잔치 업체에도 나갔었는데 거기에서 생화케이크에 관심을 가지게 됐고, 그곳에 납품도 할 예정이랍니다. 사람을 좋아하고 관계가 다양한 분이라 일을 하기 좋은 분이라고 생각했었어요. 저와 아르바이트로 종종 만나던 사람의 가오픈 가게를 찾아갈 정도니 그 친화력은 넉넉히 증명됐습니다.

 

 저도 호텔 계약이 4월까지예요. 계약직으로 딱 1년입니다. 퇴직금 문제도 있는데 호텔에서 해줄까, 너무 1년만 딱 채우고 나가는 느낌인데 등의 고민을 했는데 하등  쓸모없는 걱정이었어요. 회사는 아주 쿨했고, 더 좋은 방법도 주셨지만 사양하기도 했습니다. 5월은 꽃일이 가장 바쁠 때라 한동안 꽃집에서 일하면서 가게자리를 알아볼 생각입니다. 가게를 여는 최소목표는 9월이에요. 어제 창업선배님의 얘기를 들어보니 2달과 오천도 빠듯했다고 합니다. 시간은 더 들이고, 돈은 덜 들였으면 하는 게 바램입니다.


 지난 일요일에는 친구와 이수에서 점심을 먹고, 이수와 사당 주변을 걸었어요. 전집들이 모여있는 골목 뒤편으로 괜찮게 생각헀던 동네가 있어서 소화도 할 겸 가게와 동네 분위기도 볼 겸 한 시간가량 걸었습니다. 처음에 생각했던 장소는 별로였고, 오히려 다른 곳들은 좀 더 괜찮았어요. 날이 춥고 발이 시려 그만뒀지만 혼자 앉아서 생각하는 것과 같이 걸으며 돌아본 것은 정말 많은 차이가 난다는 걸 깨달았어요. 그리고 좀 더 내가 원하는 동네와 가게와 구조를 구체화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날이 좀 따뜻해지면 여러 곳을 꽤나 오랜 시간을 들여가며 걷고, 원하는 가게 구조와 조건을 스케치해야겠어요.


 어제 자세히는 듣지 못했지만 가게를 구하면서 보증금과 월세, 권리금은 어느 정도인 건지는 물론 가게의 전격량은 몇인지 주차와 관리비는 어떻게 되는지 온수는 나오는지, 수도세는 옆집과 나눠서 내는 건지, 부동산을 끼고 해야 대출이 잘 나온다는데 그건 맞는지, 사업자등록은 어떻게 해야는지 과세와 비과세 분리 신고와 가게 이름을 새긴 스티커와 리본을 주문하는 방법 등을 들었습니다. 창업하지 말라는 익숙한 양념도 함께요. 회사에 다시 돌아가겠냐고 물으니 절대 아니라고 대답하곤 한참 웃었습니다. 혼자서는 알 수 없고, 직접 해봐야 아는 것들이 참 많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제가 일을 도와드릴 기회도 있을 것 같아요. 가게를 구하면서 물어볼 것도 많고, 고민할 것도 많을 겁니다. 9월은 멀고도 너무 가까우니까 열심히 준비해 봐야겠습니다. 경험도 쌓고, 많이 걷고, 돈도 구해야겠죠. 거대하고 무서운 목표가 생기니 재미있습니다. 아는 사람의 아는 일들을 나누면 두 배가 되지 않을까요. 관계와 사람으로 일을 만들어 보겠다는 교만을 한 겹 더 쌓아봅니다. 어떻게든 되겠지는 누가 하느냐에 따라 참 다른 말이에요. 성격유형보다는 능력이 훨씬 더 중요한 법입니다.




 나중을 위해 기록을 남깁니다.


# ~23.4월 호텔 근무 / 23.5월~(8월) 꽃집 등 현장 근무 및 가게 오픈 준비 / ~23.9월 가게오픈

# 가게 이름 / 장소 / 컨셉 / 공간 정하기

# 자금 확보 / 가게를 정하면서 구체적으로 실현 가능한 목표 검토

# 최초 라인 확보 (인맥과 친구와 읍소를 중심으로)


 우리는 과연 재미있을 수 있을까요. 언젠가 새로 만들어질 창업일기를 기대해 주세요.

매거진의 이전글 29. 헤어질 결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