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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iel Jun 06. 2016

소소한 글쓰기 클럽을 시작하고

6개월 간의 셀프-피드백

작년 겨울, 나의 구상사(?)이자 선배이자 동시에 취업 전우인 육헌 오빠에게 글쓰기 모임을 제안받았다. 그때만 하더라도 나는 '글쓰기 모임'에 대해 가볍게 생각했다. 무료한 시간을 조금이라도 덜고자, 남들에게 멋있어 보이고자 모임을 시작했던 것 같다. 그러나 6개월이 지난 지금은, 글쓰기 모임에 대한 애정이 깊다는 건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오늘은 이 모임과 구성원에 대한 소소한 애정과 나의 변화를 적어보려고 한다.

두 명의 거지와 한 명의 노예가 구성원이다

오래전, 글쓰기 클럽의 이니셔이자 마케터인 육헌 오빠가 글쓰기 모임에 관한 소개글(https://brunch.co.kr/@haeegri/7)을 적어놓았다. 6개월간 어떤 글이든 꾸준히 써보자는 원칙은 크게 무너지지 않았다. 바꿔 말하자면, 마냥 글만 쓴 것은 아니었다. 때로는 노트북을 치우고 사회 이슈나 서로의 생각을 나누기도 했었다. 비록 글을 쓰는 시간을 확보하자는 모임의 취지와는 살짝 빗겨나갔으나, 동시에 좋은 글감의 소재를 나누는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어떤 것이든 보고 생각하기를 주저하지 않는 두 오빠들 덕분에, 글쓰기 클럽은 단순한 취미 활동에 그치지 않았던 것 같다.


이 덕분이었는지 글에 대한 나의 태도도 조금씩 바뀌어갔다. 무엇보다 다른 사람의 글을 읽는 걸 즐기게 됐다는 것이 가장 큰 변화이지 싶다. 부끄럽게도 나는 글보다는 말을, 그림을 더욱 좋아했고 지금도 그쪽이 더 편한 사람이다. 그래도 글쓰기 모임을 시작하고 (혹은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잘 쓰인 글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어떤 즐거움을 주는지 등을 깨닫게 됐다. 문장을 잘 다듬고 싶다는 욕심도 생겨서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라는 교정・교열 책을 사서 읽어보기도 했다. 앞으로도 좋은 글을 접하고 쓰고 싶다는 욕심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 같다.


비록 최근에는 글에 대해 소홀해진 감은 없잖아 있지만 우리는 꾸준히 글을 쌓고 있다. 이전보다 좀 더 역동적인 모임이 되는 것도 같다. 위에서 말했듯이, 처음엔 글쓰기 시간을 확보하는데 그쳤다면 이제는 글쓰기 소재를 확장시키는 역할까지 하는 것 같다. 온라인・오프라인 할 거 없이, 의미 있는 대화를 할 수 있는 사람이 2명이나 있는 건 꽤나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따지고 보면 SNS에 드립이나 치던 내게, 글쓰기 클럽을 제안해준 육헌오빠와 내 글은 항상 따뜻하게 봐주는 종무 오빠 덕분에, 지금까지 모임에 참여한 것 같고 글을 좋아하게 된 것 같다. 글로 돈을 벌고 책 내겠다는 두 분의 꿈이 꼭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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