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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iel Oct 08. 2016

다음이란 건 없다,
시간 앞에서

Now or Never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

개인적으로 참 싫지만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말이다. 어릴 땐 제법 잘 어울려 지냈던 친척들도 몇 년 만에 만나고 나면 어색한 공기가 감돈다. 나는 그게 너무나 아쉬워서 눈에서 멀어지면 왜 마음도 멀어지는 건지를 고민해봤다. 아마도 각자가 살아온 인생과 흔적을 공유하지 못해서 아닐까? 적어도 나는 오랜만에 만난 사람을 어색해하는 이유는 이렇다. 그때의 나와 지금의 나는 너무나도 다른 사람이라서, 어떻게 굴어야 할지 고민스럽다. 반대로 예전에 가깝게 지내지 않았더라도, SNS상에서 소식을 주고받는 사람들은 괜히 더 가까워진 것 같고 오랜만에 봐도 어제 만난듯한 기분이다.


시간을 공유한다는 것

그런 의미에서 작년에 독립하면서 내 나름대로 결심한 게 있었다. 비록 부모님과 떨어져 살아도 연락은 자주 드리자고. 내가 무슨 일을 겪었고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를 알려드리자고. 내가 '효'를 엄청나게 중요한 가치로 삼고 있다던가 등등의 이유 때문은 아니다. 그저 나는 시간을 공유하고 싶었을 뿐이다. 내겐 너무 자연스러운 흐름일 테지만 오랜 시간, 먼 공간 떨어져 있는 부모님에겐 갑작스러운 변화처럼 느껴질 테니. (게다가 우리는 가깝고도 먼, 비슷하면서도 판이한 시대를 살아왔다.)

그래서 졸업이나 취업 준비할 때는 부모님께 작은 일이라도 하나하나 얘기하고 그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 내가 A라는 결정을 내리기까지 이런 배경이 있었노라고 설득하는 과정인 셈이었다. 덕분에 부모님은 내 결정을 더욱 존중해주기 시작했고 나 또한 이분들을 진심으로 존경하게 됐다. 이전엔 부모님의 조언은 납득하기 힘든 간섭에 가까웠으나, 내 시간을 공유하고 나선 나에 대한 이해가 전제된 유용한 지혜로 탈바꿈했다.


NOW OR NEVER

비단 부모님에 한정되는 얘긴도 아니고 꼭 물리적으로 같은 시공간을 보내야되는 것도 아니다. 소중한 관계라면 누구든, 그게 어떤 방법이건 간에 나의 시간을 공유해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반대로 누군가에게 시간을 공유하고 싶은 마음이 샘솟는다면 소중한 사람인 셈이겠지!) 그러니까 적어도 그들에게 낯설지 모를 나를 이해할 수 있도록 말이다. 개인적으로 '다음에 연락해야지'라고 생각만하며 다시 연락할 타이밍을 놓친 사람들이 있는데 지금부터라도 종종 뜬금없이 연락해야겠다고 생각한다. '왜 이렇게 어색하지?'하고 말게 아니라.



P.S.참고로 아래 광고는 이런 생각을 더 굳건하게 했고, 갑자기 할머니댁을 가야겠다고 결심하게 만들었다.

삼성생명CF - 당신에게 남은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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