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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iel Dec 18. 2016

후속작은 재결합이길 바랄게

오아시스의 3년을 다룬 <Supersonic>

오아시스의 노래를 들을 때마다 이름이 주는 묘한 힘을 믿게 돼버린다. 약간은 억지스러운 의미 부여라고 느끼긴 하지만, 오아시스의 노래들은 정말 오아시스 같다고. 끝없이 사막을 걷는 듯한 하루 끝자락에, 그들의 노래는 뜨거운 머리를 식혀주곤 하니까. 그 이유는 오아시스의 가사가 가진 힘이라고 생각한다. 정확하게는 그 가사에서 그들의 진심 어린 위로가 뚝뚝 묻어 나와서라고 말하고 싶고. 만약 진심이 어린 지 어떤지를 어떻게 아냐는 질문을 받는다면 '슈퍼소닉을 보라'라고 답할 것이다.


슈퍼소닉에서는 형제가 어떤 환경에서 자라왔는지, 어떻게 밴드를 결성했고 역사를 써 내려갔는지 영상과 인터뷰를 통해 소개한다. 소위 그들은 노동자 계층이었고 마약과 폭력에 쉽게 노출되는 유년시절을 보냈다. 형제의 아버지는 틈만 나면 아내와 아들을 때렸다. 이런 그들이 2,30대를 범죄와 마약으로 찌들 여진 채로 보내왔다고 해도 이상할 게 없었다. (찌들기 직전까지 갔지만...) 비관적이고 염세적인 인생관을 가질 법한 그들에게서 위로를 받고 희망을 얻으리라고 누가 상상했을까.


영화의 감독은 그들을 너무 미화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너무 단조롭지도 않게 그들의 이야기와 노래를 적재적소에 담았다. 그래서인지 더 울컥하는 면도 있었다. 유난 떨지 않음의 미학. 덤덤한 따뜻함. 밴드가 가진 성질만큼이나 영화도 그런 분위기를 띤다. 처음 Live Forever의 어쿠스틱 버전이 흘러나올 땐 왠지 모르게 울컥했고, 30분 만에 써 내린 곡이라며 Supersonic이 나올 땐 희열을 느꼈고, The Masterplan이 깔리며 영화가 마무리될 쯤엔 그들의 재결합을 더없이 원하게 됐다.  


밑에 그들의 주옥같은 명언과 노래를 추가한다. 부디 조금이라도 마음이 움직였다면 슈퍼소닉을 보기를 권한다. 어느 순간 매력에 푹 빠져 재결합을 외치는 당신을 볼지도 모르니까.





You don’t have to be big when you’re twenty-one; I was twenty-seven before I had a fuckin’ hit single, so I’m living proof. Don’t try and be the hare, try and be the tortoise. And just keep at it - if at first you fail, keep fuckin’ going, man.
겨우 스물 하나에 위대해질 필요는 없어. 내가 존나 대박을 친 싱글을 내기 전에 난 이미 스물일곱이었는 걸. 내가 살아 있는 증거인 셈이지. 토끼가 되려고 애쓰지 말고, 거북이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봐. 그리고 그냥 계속하는 거야. 비록 처음에 실패한다 해도, 그냥 존나 밀고 나가는 거야, 친구.


Everything's gonna be fine. Stay optimistic. If there's dark clouds coming up, they'll leave again. They always do. The world is round. Everything's round. The biggest invention of all times, the wheel is round. Things pass. Nothing will stay the same forever. No matter in how big a pile of shite you've gotten yourself - be it drugs, financial problems, **** up relations: you'll get over it. It'll go away just like the weather.
모두 다 괜찮아질 거야. 긍정적으로 살아가렴. 먹구름이 몰려온다 해도, 그건 곧 사라질 거야. 항상 그래 왔으니까. 세상은 둥글어. 모든 것은 둥글지. 역사상 최고의 발명품인 바퀴 역시 둥글잖아. 모든 것은 지나가기 마련이야. 영원히 똑같이 남아있는 건 아무것도 없어. 네가 스스로 일들을 아무리 X 같이 망쳐놓았다 해도 - 마약이든, 경제적 어려움이든, X 같은 인간관계든 - 넌 이겨낼 거야. 다들 그저 흘러가버릴 거야. 마치 날씨처럼 말이야.


Live Forever (Acoustic Ver)
The Masterpl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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