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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iel Feb 12. 2016

런던에서 즐기다:뮤지컬

뮤지컬계의 길티 플레져 '북 오브 몰몬'을 보고

북 오브 몰몬(Book of Mormon)은 몇 년 전부터 뉴욕 브로드웨이와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뮤지컬로 11년 토니 어워즈에서 상을 휩쓴 것으로도 유명하다. 뉴욕을 방문했을 때 표를 구하려고 해도 구할 수 없단 얘기를 듣고 흥미가 생겨 유튜브에서 노래를 찾아 듣고 한동안 푹 빠졌던 적이 있었다. 

Tony Awards에서 공연한 오프닝 넘버 'Hello'

종교 풍자가 골자인 뮤지컬이라 국내에 내한할 가능성도, 라이센스될 가능성도 낮아보여서 뉴욕이나 런던을 방문하게 되면 봐야지 하고 마음먹었고 런던 여행을 결심하자마자 바로 뮤지컬 티켓을 찾아 나섰다. 뮤지컬 티켓을 구하는 방법은 다른 곳에서도 설명이 잘 되어있는데 주로 Ticket master를 이용하거나 TKTS 오피스에 방문해서 학생 할인이나 Lottery ticket 혹은 Day ticket을 구하는 방법이 주인 것 같다. 뮤지컬마다 프로모션을 다르게 하니 잘 찾아보시면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다만 라이온 킹이나 북 오브 몰몬 같은 인기 뮤지컬들은 거의 할인이  없을뿐더러 좌석 구하는 것도 쉽지 않다. 특히 북 오브 몰몬은 심지어 800불을 호가하는 암표마저 구하기 쉽지 않은 경우도 있다고 한다.


몰몬교를 믿으라는 계시였을까? 뉴욕보단 런던이 자비로웠던 걸까? 몇 개의 사이트를 서칭 한 끝에 프로모션 좌석을 파는 곳을 발견했다. 수요일 낮 공연이 한정적으로 24.5 파운드에 팔렸고 고민할 것도 없이 예매했다.

고민할 수 없게 만드는 가격들 (16.2월 기준) 

여행이 확정되고 뮤지컬을 보고 싶다면 최대한 빨리 예매하는 게 편하다. 티켓 오피스를 방문해서 할인된 티켓들을 구한다는 보장도  없을뿐더러, 기다리는 시간이 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국내에서도 5만 원으로 뮤지컬 보기 쉽지 않은데 런던에서, 그것도 핫하디 핫한 뮤지컬을 볼 수 있게 됐다. 아낀 돈으로 프로그램북 사면 딱인걸?


뮤지컬계의 길티 플레져
 

첫날부터 콘서트에서 방방 뛰었다고 지쳐버릴 리가 없는 난 아침부터  이곳저곳 돌아다니다가 시간 맞춰서 공연장에 도착했다. 티켓을 찾고 좌석에 앉아서 무대를 보는데, 다른 뮤지컬에 비해서 무대가 화려하진 않았다. 그건 북 오브 몰몬이 풍자와 희극이 강점인 코미디 뮤지컬이라 그런 것 같다. 따라서 위키드나 오페라의 유령처럼 화려한 연출이 돋보이는 뮤지컬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실망할 수도 있다. 


돌아와서 이 뮤지컬은 '몰몬교의 엘더 프라이스와 엘더 커닝햄이 우간다로 파견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우간다로 파견되어 현지인들을 선교하는 과정을 다루면서 몰몬교를 풍자할 뿐만 아니라 전반적으로 신성모독을 가한다. 문화계에서 불가침 영역이었던 종교를 다루는 것도 놀라운데 말이다. 


신성모독의 끝판왕 'Hasa Diga Eebowai'

좋았던 곡은 Hello, I believe, Turn it off, Orlando, Spooky mormon hell dream을 꼽고 싶다. 특히 Hello와 I believe는 질리게 들었던 곡이라 멜로디가 흘러나올 땐 가슴이 벅찰 정도였다. 전반적으로 곡들이 좋은데 작곡가가 겨울왕국의 let it go를 작곡한 사람과 동일 인물이라고 한다. 요새는 블로그에 가사를 번역해서 올린 사람도 많으니 참고하면 극의 이해에 도움이 될 것이다.

고수위의 섹드립과 개그가 난무하는 만큼, 주제가 주제인만큼 국내에 순회할 가능성도, 라이센스 될 가능성도 낮아 보인다. 고로 한글 패치를 기다리는 것보다 영어 패치를 깔고 보는 게 빠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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