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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iel Mar 31. 2018

어떤 장면

여러 번 봐도 질리지 않는 영화 속 장면 10가지

너무 취향인 장면이 나올 때

영화 엔딩 크레딧이 끝나기도 전에 또 보고 싶은 충동이, 그것도 아주 강하게 휩싸이는 경우가 있다. 특히 특정한 몇 장면들은 3천원쯤 내면 볼 수 있다면 한 10번쯤 반복해서 보고 싶다. 집에서 보면 2% 부족할 것 같은, 큼지막한 화면과 죽여주는 사운드로 감상해야 더욱 흡족한 그런 장면들. 오늘은 그런 충동이 유독 강렬했던 장면 10가지를 생각나는 대로 골라보기로 했다.


Skyfall(2012)

오프닝 시퀀스

오프닝 시퀀스가 이토록 예술적일 수도 있단 걸 처음 깨달은 장면이다. 본드가 폭포에서 빠지는 순간 흘러나오는 아델의 This is the end. 첫 관람에는 화려하면서도 묵직한 관능미를 보여주는 비주얼과 음악에 황홀했다가 두 번째 관람에는 이 시퀀스가 영화의 핵심 줄거리를 내포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소름 끼쳤다. 특히 거울로 둘러싸인 장면에서 스스로에게 총을 쏘는 장면이 가장 인상적. 


The Lord of the Rings: Two Towers(2003)

헬름 협곡 전투

사실 반지의 제왕 시리즈에서 명장면을 하나만 꼽기는 셀프 고문에 가깝다. 펠렌노르 평원 전투와 헬름 협곡 전투 장면에서 많이 고민해본 끝에 헬름 협곡의 전투를 꼽겠다! 간달프가 에오메르의 기마병들과 함께 언덕에서 내려오는 장면은 흡사 르네상스 명화를 보는 기분이었다. 신화와 역사 그 사이에 있을 법한 장면.


Mad Max(2015)

매드맥스는 코엑스 메가박스 M2관에서 관람했는데 거기서 보지 않았다면 땅을 치고 후회했을 거라 생각한다. 반지의 제왕과 마찬가지로 어느 한 장면을 꼽기 굉장히 힘들지만 모래폭풍으로 뛰어드는 퓨리오사와 그를 쫓는 워보이들 장면을 다시 보고 싶은 장면으로 꼽겠다. 매드맥스 세계관에 완전히 몰입할 수 있었던 장면이라는 점이 그 이유다. 광기와 혼돈의 오케스트라라고 단평을 남기고 싶다! 


Baby Driver(2017)

앞의 영화들이 다소 강렬하다 보니 비교적 경쾌하고 가벼운(?) 장면으로 베이비 드라이버의 오프닝을 골라보았다. 시원시원하게 내달리는 자동차 추격씬과 사운드트랙과 완벽하게 맞춰 들어가는 편집증적 연출에 반했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주인공의 행동이 평소 내 모습과 똑같아서 더 재밌게 봤다. 밴드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보물 같았던 영화. 


Drive(2011)

스타일리쉬한 오프닝 시퀀스

베이비 드라이버 하니까 드라이브를 빠트릴 수 없었다. 아델의 Skyfall만큼이나 캐빈스키의 Nightcall이 찰떡같은 이 오프닝 시퀀스는 스타일리시함 그 자체라고 할까. 야경을 배경으로 네온 핑크색 자막이 영화의 주연이 누군지 안내하자마자 비치는 Ryan Gosling의 얼굴. 그 옆에 뜨는 Drive의 타이틀. 아마도 이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이 조합에 열광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Kingsman: The Secret Agent(2016)

교회 액션씬

자신을 막아서는 광신도에게 앙칼지게(?) 대꾸하는 장면을 포함해서 이어지는 액션씬은 잔인하기도 하지만 썩 유쾌하다. 무엇보다 신사의 대명사 콜린 퍼스가 머리가 잔뜩 흐트러진 채로 액션신을 했다는 이유 만으로도 극장에서 N차 관람할만하지 않을까!


Thor: Ragnarok(2018)

이 장면을 봤을 때 레드 제플린의 Immigrant song도 찰떡이라 주먹을 틀어막고 내적 환호를 질렀다. 토르가 각성하고 하늘에 천둥이 치자 씩 웃는 로키. 두구두구 울리는 소리 뒤이어서 하늘에서 내려오는 토르와 그를 막기 위해 서로를 올라타는 헬라의 군대. 그 장면도 마치 신화를 모티브로 그린 명화를 보는 기분이 들었다.


La La Land(2016)

영화 보고 웬만해선 울지 않는데 라라 랜드의 오프닝은 이상하게 울컥했다. 영화 외적인 요소이긴 하지만 오프닝 장면을 위해 완벽한 움직임을 보여주는 캐스트들의 조합이 감동적이고 아름다웠다랄까. '싱그럽다'는 표현을 느끼고 싶을 때 종종 찾아보는 장면. 


X-men: Days of the Future Past(2014)

Time in a bottle이 이렇게도 쓰일 수도 있구나 놀라웠던 장면. 서정적인 멜로디를 유쾌하게 풀어낼 수 있다니, 감독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퀵실버 캐릭터의 매력이 극대화한 장치이기도 했고 다소 우울한 분위기가 깔려있던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쳐 패스트 중에서 가장 감초 역할을 했던 장면이었다.


Call Me By Your Name(2017) 

사실 이 장면 때문에 이 글을 쓰기 시작했다. 얼마 전에 리뷰도 따로 적었는데 여전히 이 영화에 대한 열병이 가라앉질 않아서 말이다. 영화를 관람하는 내내 워낙 취향을 저격하긴 했지만 엔딩을 보면서 만점에 대해 확신했다. 손꼽히게 강렬한 엔딩씬. 엘리오를 맡았던 티모시 샬라메 배우가 총 3가지 버전의 엔딩을 찍었고 영화에는 감정을 적당히 조절한 장면이 나왔다고 한다. 완전히 절제한 버전과 완전히 놓아버린 2가지 버전도 몹시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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