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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iel May 27. 2018

Together For Yes!

아일랜드에서 낙태죄가 드디어 폐지되었다.

소심한 글로벌 오지라퍼로서 요 근래 국내 이슈만큼이나 주의 깊게 관심을 기울였던 사건이 하나 있었다. 바로 아일랜드의 낙태죄 폐지 투표였다. 

평소에도 아일랜드에 대한 관심은 소소하게 있었다. 이역만리의 땅이지만 식민지 수탈 등 역사적 배경으로 인해 묘한 동질감도 있었고 한 때 워킹 홀리데이를 알아보면서 아일랜드의 이모저모를 알아봤다. 당시 충격적이었던 점은 서방 국가는 아무렴 어느 방면에서나 우리 쪽(?)보다는 열려있겠거니 생각했던 나의 사고가 몹시 편협적이었다는 걸 반증하는 것처럼 아일랜드도 그 못지않은 보수적인 문화를 가진 국가였다는 점이다.

    그 배경에는 국민의 90% 이상이 가톨릭 신자로 여전히 인종 차별, 성 차별 등의 문제가 있다고 한다. 그중에서도 어떠한 이유를 막론하고 낙태를 금지하는 헌법 조항은 오래전부터 손꼽혔던 논쟁거리 중 하나였다. 성폭행으로 임신이 되어도, 출산이 임산부 생명에 큰 위협을 받고 있다고 진단이 내려져도 낙태를 허용치 않다가 2013년부터 생명의 위협이 있는 경우 제한적으로 낙태를 허용했으나 이조차도 까다로워 낙태를 원하는 여성들은 근교 국가로 넘어가 낙태 수술을 받아야만 했다고 한다.

낙태 금지 헌법 개헌을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아일랜드의 연예인들

    임신 중 패혈증에 걸려 유산이 불가피했던 사비타 할라파나바르의 죽음으로 이 논쟁에 불이 붙여져 더 이상 구시대적인 법안을 묵과할 수 없었던 아일랜드의 의회에서 지난 3월 8일(이 날은 세계 여성의 날이기도 했다!) 해당 헌법의 개헌에 대해 국민투표에 부치는 법안을 발의하면서 개헌에 대한 본격적인 캠페인이 시작되었다. 소셜미디어에서 #HERBODYHERCHOICE #HOME2VOTE 등 해시태그를 이용하여, 미디어에서는 연예인들이 앞장서서 국민투표에 대한 장려가 이뤄졌다. 외국에서 거주하던 여성들도 투표를 위해 귀국을 하는 등 아일랜드 내외부적으로 적극적인 행동으로 마침내 5월 25일 압도적인 개헌 찬성의 결과가 나왔다!

    여전히 종교계에서는 반발 여론이 크다지만 결과를 보며 환호하는 사람들을 보며 내 나라에서 일어난 것 마냥 기쁘고 뿌듯하고 울컥한 마음이 들었다. 동시에 나도 그들처럼 내 몸에 대한 권리를 온전히 가질 수 있는 나라에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낙태는 성교는 하되 책임을 지지 않겠다는 뜻이라는 법무부의 의견을 보며 아직 갈 길이 멀었지만 그 못지않은 상황 속에서 결국 이뤄낸 아일랜드를 보면서 용기를 가지고 부디 어서 한국의 여성들도 내 몸에 대한 선택은 스스로 할 수 있도록 나 또한 조금씩이라도 움직여야겠다고 느낀다!

P.S. 여성의 몸에서 일어나는 문제라고 남자들이 남 일로 생각할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지지해야한다는 킬리언 머피! 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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