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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areer Motivator Apr 11. 2017

스토리는 스펙을 이길 수 없다.(1)

– 현실 진단 편


한창 기업의 채용이 이력 중심에서 자기소개서 중심으로 넘어가면서 유행하던 말,


스토리가 스펙을 이긴다.

지금 작성하는 이 글은 상기 명제의 오류에 대해 논하고자 시작하게 되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만난 구직자가 사설 컨설팅 아카데미에서 수십만원을 내고 받아온 자기소개서의 결과물을 보고 분노해서 쓰기 시작한 글.

아무튼 차치하고.

앞서 언급한 상기의 제목으로 책도 나왔었는데 요즘 청년들은 잘 모르는 거 같다. 취업시장을 관통하는 하나의 메시지가 되었던 걸 보면 꽤나 잘 팔렸던 거 같다. (나는 책 팔이가 아니니 링크나 사진은 넣지 않겠음)

이 책이 담고 있는 내용이 구직자들이나 혹은 취업과 관련 있는 모든 분야에 있는 사람들에게 충분히 전달되었다면 좋았을 텐데, 아무리 봐도 지금 고용시장의 구직자들의 모습을 보면 잘못 안착된 듯 하다다. 학생들뿐만 아니라 취업컨설팅을 한다는 사람들 중에서도 글맵시, 미사여구, 화려한 문장력에만 집중하는 사람들을 너무 많이 봐 왔다.

참으로 씁쓸한 현실이다.


해외대학 출신부터 국내 유명대학, 지방에 조금 덜 유명한 대학 등 각지에 있는 대학을 졸업한 다양한 구직자들을 만나보면서 본의 아니게 축적된 임상경험은 잦은 좌절을 경험하게 한다. 제목을 “스토리는 스펙을 이길 수 없다.”라고 달아놓은 것이 그 마음을 한 줄로 표현한 것인 것, 이런 상황 즈음되니 스펙이라는 단어를 다시 정의해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사전에서 정의한 “직장을 구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학력·학점·토익점수 따위를 합한 것을 이르는 말” 보다는 “취업, 구직에 필요한 역량들의 총체”라고 새롭게 정의 내리고자 한다. 
노동부에서도 NCS라는 것을 만들며 “On SPEC”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흔히 사회가 프레임화 시켜 놓은 9대 스펙이라는 것이 모조리 쓸모없는 것은 아니라는 말로 해석할 수 있겠다. 상/하반기 공채라는 대한민국 고용시장의 특수성을 고려하면 가장 간결하게 빠른 시간 안에 지원자의 역량을 평가하는 데에는 정량화된, 계량화 된 스펙만큼 좋은 것도 없다.


B.E.I (BehavioralEvent Interview)

 과거 경험과 사건에 근거한 역량 진단/평가 방법.

지금 기업들의 자기소개서를 보면 대부분 경험을 묻고 있다. 과거의 경험 안에서 조직이 요구하는 역량을 찾고자 하며 그것이 미래에 재현될 것인지를 추정, 확신하고자 한다. 자기소개서에 써야 할 많은 경험들은 도대체 어디에서 나오는 건가? 다수의 사례를 보면 결국 동아리, 학창 시절 팀 프로젝트, 아르바이트, 인턴, 각종 대내외 활동 등 대부분 앞서 이야기 한 스펙이라는 프레 임안에서 소재를 발견하게 된다. 이런 현실을 직시하지 않고 글쓰기의 기술에만 집중하는 것은 참 부질없는 몸부림이다.


결국 상기 명제에서의 오류는 스토리와 스펙이 상호 대체재가 아니라는 것이다. 스토리라는 건 지금까지 준비된 스펙(취업에 필요한 역량들의 총체라고 정의된)들을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자 기술일 뿐이라는 점을 이해하면 좋겠다. 

과거로부터 현재까지의 누적된 경험 소재를 이리저리 바꿔가며 자기소개서 안에 녹여내려고 애쓰는 경우를 많이 봐 왔다. 학창 시절 유니크한 직무 역량을 계발할 수 있었던 경험이 있다면 모르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다른 소재를 발굴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스토리가 중요하다는 말을 수사의 중요성이나 사용 표현의 기술로 잘못 해석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과거로부터 지금까지의 경험을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에 의존하지 말고 더 차별화 된 무언가를 개발하고 발굴하기 위한 자세로 취업준비를 하면 좋겠다. 이미 구조화된 서열구조 안에서 수동적인 자세로 만들어 온 경험스펙은 그 자체의 퀄리티에서도 밀리기 마련이다. 학교에 의존하지 말고 필드로 나가서 직접 현장에 들이대고 그 안에서 정답을 찾으려는 노력, 그게 지금의 구직자에게 필요한 자세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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