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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areer Motivator Mar 28. 2017

취업 스펙의
甲 of 甲은 학벌이더라는 말

- 자발적 동기부여의 중요성에 대한 글

기업의 입장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 사람을 채용하기 위해 기획하는 과정부터 채용을 진행하고 정리하는 일련의 모든 과정이 다 비용이다. 또한 인적자원을 뽑아서 육성하는데도 상당한 비용이 든다. 당연히 그런 비용을 최소화시키고 싶지 않을까?
우리가 물건을 살 때 가성비, 개인의 취향 등을 따지는 것처럼 기업 또한 자사에 맞는 인적자원을 찾고 싶다. 구직자들이 넘쳐나는 고용시장 안에서 제대로 된 노동력이라는 상품을 고르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기준을 가지고 검토하게 되는데 대한민국에서 학벌이라는 기준이 주는 의미는 단순히 학교의 브랜드 파워에서만 볼 것은 아니다.

전국에 있는 수많은 대학교의 학생들을 만나보니 그 기준에 대해 개인적인 생각(혹자는 편협함이라고 볼 수 있는)이 확고해졌다. 크게 3가지 정도로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


첫 째는 기본적인 하드웨어 수준

둘 째는 자발적 학습 태도 혹은 무언가를 해야 될 거 같은 압박감(주변 환경)

셋 째는 누적되어 온 인프라의 차이


최근 들어 많은 대기업에서 학벌 지향의 프레임에서 벗어나 직무역량 중심 채용을 하겠다고 선포했다. 기본적인 인적 사항을 제외한 나머지는 다 블라인드 처리한 채 면접전형까지 진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채용 이후 확인하면 여전히 상위권 대학 출신들이 많더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왔을 것이다.
구직자를 대상으로 한 커리어 컨설팅을 약 8년째 하다 보니 그 이유가 위에 3가지 정도에서 정리가 되더라. 일단 기본적으로 고등학교 시절 반에서 혹은 전교에서 상위권을 놓치지 않은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런 사실에 근거한 선입견은 절대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님을 느꼈고 필자 또한 상위권 대학 출신 학생들을 만나 컨설팅을 진행할 때마다 그들의 영특함에 깜짝 놀라곤 한다. 극복할 수 없는 부분임을 인정하고 수용한다면 본격적인 문제는 그다음부터이다.



최근 수도권 4년제 대학에 서식하면서 만나는 학생들을 모니터링해본 결과 그들에게 가장 부족한 것이 바로 두 번째이다. 자발적으로 무언가를 성취하겠다는 에너지를 가 진학생이 드물다. 또한 캠퍼스 전반의 분위기 또한 치열하지가 않다는 점이 매일매일 아쉽다. 꼭 그것이 취업과 직결된 영역이 아니더라도 대부분 주어진 삶, 하루를 살아가는 것에만 집중하는 모습들을 보면 정말 아쉬울 따름이다.


IT기술의 발달로 타인의 삶을 들여다보는 것이 너무나도 쉬워졌다. 그리고 각자의 삶을 공개된 공간에 공유하는 사회가 되면서 성공한 누군가의 삶이나 혹은 다수의 선택과 같은 정보를 찾기가 수월해졌다.
취업을 준비하는 구직자들로 대상을 한정해보자면 각자의 경험들에 기반한 성공취업에 필요한 혹은 유효한 요소들이 여기저기서 생성되고 전달되면서 x대 스펙이라는 이름으로 표준화되는 현상이 생겨났다. 사회가 암묵적으로 강요하는 취업 준비의 방향에 그나마 같이 올라타서 준비라도 한다면 중간은 가지만 그것이 말처럼 쉽지 않다는 것은 누구보다 확실하게 느끼고 있다. 흐름 안에 어설프게 동승해서 각각의 요소를 충분히 상위 클래스 수준만큼 준비하지 못했다면 결국 열심히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경쟁력에서 한참 뒤처진 결과를 만들어 내고 그동안의 노력을 인정받지 못하는 잉여가 되어버리는 현실이 서글프다. 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지방으로 내려가면 그런 흐름조차 느끼지 못하는 캠퍼스 분위기는 더 암담할 따름이다.


반대로, 다수의 선택과 암묵적인 사회의 강요를 따라가지 않고 스스로의 선택과 도전, 그 안에서의 성취를 반복적으로 경험해 온 학생들은 아무리 취업이 어렵다고 떠들어 대는 요즘에도 잘만 하더라. 도전의 종류는 앞서 이야기 한 취업과 직결된 스펙 활동이기도 하고 전혀 상관없는 영역이기도 하다. 요점은 “다른 사람들도 하니깐 어쩔 수 없이 해야지” 가 아닌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위해 필요한 역량을 만들어 내겠다는 자발적 의지”라고 할 수 있겠다.

최근에 고용노동부도 조금 정신을 차린 거 같다. 사회진출의 시점에 막 다다른 고학년이나 기졸업자를 대상으로 한 정책에서 저학년들의 진로지도 강화로 정책방향을 옮겨가고 있다. 그것 하나만큼은 정말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여전히 시장엔 방황하는 수백만의 청년이 있다는 것과 그것마저 공적 예산으로 만들어진 정책이 가진 한계에 부딪힐까 걱정이긴 하다.

꼭 취업이 아니어도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그 안에서 흥미를 찾고 자발적으로 도전하고 성취하는 과정 안에서 “업”을 발견한다는 건 너무 짜릿한 경험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그것이 무엇이 되었든 스스로 하고 싶어서 저질러 보고 성공을 하든 실패를 하든 그 과정을 통해 성장하는 청년들이 많아지는 대한민국 사회가 되면 좋겠다.

마지막, 누적되어 온 인프라의 차이는 개인적으로도 개탄스럽지만 어떻게 극복할 방법이 떠오르지 않는다. 이미 상위권 대학의 기졸업자들은 주요 분야에 다양하게 위치하고 있다. 그들로부터 지원되는 정량적, 정성적 정보와 도움은 어마어마한 힘을 발휘한다. 대학 안에서 같은 학회 동아리를 해도 질이 다르다는 점은 참으로 아쉽다. 

이미 서열 구조화된 이런 인프라의 수준 차이를 극복하려면 결국 정답은 학교 타이틀 때고 싸워도 이길 만큼의 맷집을 만드는 것, 그것의 정답은 다시 돌아가서 자발적 동기에 의한 도전과 성취라고 생각한다.



현재 기업의 채용 패러다임은 B.E.I(Behavioral Event Interview)에 근거하는 경우가 많다. 기업과 직무에서 요구하는 역량을 지원자의 과거 경험에서 찾겠다는 것. 과거 특정 사건과 행동에서 발휘된 지원자의 역량이 미래에 직무를 수행하면서 다시 발휘될 수 있을 것인가를 검증하겠다는 것이다.
표준화된 경험과 스펙만을 추구하다 보면 결국 9대 스펙이라는 프레임 안에서 허우적대고 甲 of 甲 의 늪 안에서 헤어 나올 수 없을 거라 생각한다.
틀을 깨고 나와서 자발적 동기에서 비롯된 경험과 성과로 모든 타이틀을 다 때고 싸워서 이겨낼 수 있는 청년들이 많아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길게 써 보았다.


카페에서 본 자소서와 씨름하는 구직자들을 보고 마음이 동해서 쓴 글.. 여기서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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