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도의 어느 여름날, 파란 야구장 좌석 위에 빨간 우산, 그리고 하얀 티셔츠를 입은 여자가 카메라에 잡혔다.
그녀는 혼자 야구를 관람했고, 즐거워했으며, 환하게 웃었다. 누군가는 그녀를 누군가의 여자 친구라 칭했고, 누군가는 연예인 지망생일 것이라 했으며, 누군가는 선수의 가족일 것이라 했다.
모두 틀렸다. 그녀는 그저 비가 온다던 그날, 예매 취소 수수료가 표값만큼이나 비싸 억지로 걸음을 옮긴 사람이었고, 혼자였으며, 그들 모두의 예상보다 훨씬 더 많이 누군가를 사랑하는 사람이었다.
그렇다. 그게 바로 나다. 그리고 나를 3인칭으로 칭하는 건 프롤로그로 충분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