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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력적인 책 제목과 목차, 어떻게 만들 수 있나요?

책 쓰기를 위한 제목 짓기 기술

by 유랑선생

얼마 전 제 브런치 글의 통계를 보다가 가장 많은 조회수를 기록한 글이 뭔지 확인해 보았습니다. 1위는 <그림으로 나를 위로하는 밤> 매거진에 썼던 ‘가장 빨리 손절해야 할 인간관계’란 5년 전 글이더라고요. 제 느낌에 이 글의 조회 수가 올라간 건 '손절'과 '인간관계'가 들어간 글 제목 때문인 것 같았습니다.

제 브런치에서 조회수에 따른 글 랭킹을 살펴보니 상위권이 거의 다 5년 전 글이더군요 흠;;; 2년 만에 본 랭킹인데 깜놀했습니다.



이전 글에서 제가 고백한 적 있었죠. 5년 전 브런치에 첫 발을 내딛을 때는 고상한 의도를 가지고 있었지만 그 뒤의 과정은 고상하지 못했다고요. 인터넷에 글을 올리기 시작하니, 제 안에도 주목받고픈 내현적 관종의 기질이 있음을 깨달았고, 깨달음과 동시에 글 제목을 잘 지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제목에 따라 브런치 메인이나 다음 메인에 노출 여부가 결정되는 것 같았기 때문이에요. 살펴보니 제목에 숫자가 들어갔거나 요리 이름이 들어간 글이 다음 메인에 잘 노출되는 것 같더라고요. 하지만 저는 요리를 지독하게 못하는 요알못이고, 글 제목에 숫자를 넣으면 노하우를 알려드려야 할 것 같은데 그런 종류의 글을 썼던 게 아니어서 난감했습니다.


그래서 ‘이 플랫폼에 글을 쓸 때는 사람들의 호기심과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제목을 지어봐야겠다’란 답을 찾아봤습니다. 당시 제 글 중에서 호응이 가장 컸던 인간관계를 다룬 주제의 글에 집중했고, 독자의 시선을 끌만한 제목도 연구해 봤습니다. 유튜브 등에 뜨는 인기 콘텐츠 제목을 보면서 제목 짓는 노하우, 시선을 끌 수 있는 키워드를 분석해보기도 했죠. 그렇지만 원칙은 있었어요. 독자의 시선을 끄는 제목을 짓더라도 글의 내용은 기대 이상(제목이 불러일으키는 호기심 이상으로)으로 충실하게 쓴다. 당시 제가 품고 있던 마음속 규칙이었습니다.


그러나 책 쓰기를 할 때는 글이나 책 제목을 늘 이런 방향으로 짓지는 않습니다. 이전 글에서 책과 온라인 공간은 독자의 범위가 다르다고 말씀드린 적 있었죠. 글 제목도 그렇습니다. 플랫폼이나 매체의 특성에 따라 적절한 제목 스타일이 다를 수 있어요. 책의 경우에는 더더욱 제목이 다채로울 수 있습니다. 도서의 카테고리에 따라 적절한 제목 형태와 특성이 제각기 다르니까요. 그래서 오늘은 책 제목 & 책에 들어갈 글의 소제목을 매력적으로 짓는, 구체적인 방법과 요령을 말씀드리려 합니다.




먼저 책의 제목을 짓는 방법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이전에 말씀드린 바 있지만 출판사에 원고 투고를 할 때도 일단 투고하는 원고의 제목이 매력적이어야 편집자의 시선을 끕니다. 어떤 종류의 제목이, 보는 이의 시선을 끌 수 있을까요?


먼저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제목이 좋습니다. 먼저 일반적 통념이나 사고 방식을 살짝 비트는 제목이 있습니다. 지난번 글에서 말씀드렸던 『선량한 차별주의자』(김지혜 저) 또는 에세이 중에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백세희 저), 소설 중 『친밀한 이방인』(김한아 저)과 같은 제목은 앞뒤 단어 간의 논리적 충돌, 대조적인 느낌이 있는 단어, 통념을 비트는 내용의 문구를 조합해 독자의 호기심을 불러일으켜요.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제목도 좋습니다. 『어떻게 쓰지 않을 수 있겠어요』라는 제목의 이윤주 작가님의 에세이가 있습니다. (제가 정말 좋아하는 글쓰기 책이에요.) 글쓰기에 대한 애틋하고 간절한 마음을 느낄 수 있는 제목이지요. 이 책의 부제와 문구가 인상적입니다. “내가 쓰는 글이 나를 돌본다”라는 표지 문구와 「조용하고 할 말 많은 내향인의 은밀한 자기 돌봄」이라는 부제로 이 책의 성격을 드러내고 있어요. 내향인이라는 저자의 성향을 드러내면서도, 이런 유형의 사람에게 글쓰기가 어떤 쓸모를 가지는지 알려주죠. 이처럼 제목은 좀 더 강렬하고 인상적으로 적고, 부제 등으로 책의 핵심 콘셉트를 드러내어 보충 설명해주는 방식이 많습니다.


두 권 모두 저의 소장 도서입니다!!


호기심과 공감을 동시에 불러일으키는 제목도 있습니다. 『뭐가 되고 싶냐는 어른들의 질문에 대답하는 법』이라는 제목으로 번역된 책이 있어요. 영국의 작가 알랭 드 보통이 쓴, 청소년을 위한 진로 도서입니다. (어른이 봐도 깨달을 것이 많은 도서입니다)「나에게 딱 맞는 직업을 찾는 15가지 질문」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죠. 제목이 직관적이면서도 기발합니다. 우리가 어린이였을 때 주변 어른들이 ‘너 나중에 뭐가 되고 싶니?’라는 장래희망에 대한 질문을 많이 던지는데, 대답하기 난감한 경우가 있잖아요. 그 기억에 대한 공감을 끌어내면서도 호기심을 유발하는 질문이 제목이 된 거죠.


타깃 독자층을 명확히 짚어주는 제목도 효과적입니다. 최근에는 인문교양서 & 실용서 중에서 ‘40대를 위한 0000’, ‘어른을 위한 000’ 그런 제목이 유행하죠. 이렇게 타깃 독자층을 위한 책임을 제목에서부터 이야기해 주면, 원고 투고를 할 때 출판사에서도 원고의 독자층과 콘셉트를 파악하기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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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고 책 쓰는 사람 태지원 입니다. 집필 노동자 & 마감 중독자입니다. 지식의 부스러기를 모아 글로 엮어내는 것을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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