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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IN Aug 30. 2016

서있는 길

길 하나쯤 서있다고 누가 머라 그러겠어

차갑고 딱딱하고 울퉁불퉁한 바닥.

눈을 떴더니 길이 서있다.

껌벅거리는 내 눈이 슬레이트 치면...

사람들이 묘기를 부린다.

사람도 물도 하늘로 올라가고... 있다.

또 껌벅.

강아지가 하늘에서 내려와 나를 킁킁거린다.

넌 모냐. 산타클로스 사슴도 아닌 것이 어찌

하늘에서 내려오느냐 말이다.

이 상황이 이해가 안 된다.

눈을 감았다 몸을 세우고 일어났다.

옆에 날 노려보던 친구가...

"얼굴 자국 났다... 깊게.. 돌바닥 자국.

입 돌아가.. 짜샤... 잠자린 가려서 자라. 쯧"


아 꿈을 꾸었나 싶었는데...

술 김에 지워진 기억.

지워진 시간은... 남겨진 기억보다 더 아팠으면...

지우는 김에 다  지울 것이지

남기고 그래. 젠장.


비오겠다. 친구가 권하는

따뜻한 차 한잔  먹자 녹는 몸.

찍힌 돌가루 자국은 피멍처럼 타투가 되어

며칠 더 달고 살아야 할 듯싶다.

이것도 젠장.


술 김에 몸은 땅에 마음은 하늘에 두고

하늘로 하늘로 모두 날리고 싶다 했는데...

길이 서있다.

그래 길 하나쯤 서있어도 이상하지 않아.

나도 길도 어떻게 정상이겠어.

너나 나나 미쳐야 살 수 있다고...


카페 흐르는 재즈가.... 징징거린다.

주변 수다 소리가 쨍쨍한 잔소리 같다.

아 술... 그만 먹어야지.

속 아파.

틈새 저 잎사귀가... 왜 이리 나 같은지.

빼꼼히...

웃게 된다. 고맙다. 그래 용기 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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