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하나쯤 서있다고 누가 머라 그러겠어
차갑고 딱딱하고 울퉁불퉁한 바닥.
눈을 떴더니 길이 서있다.
껌벅거리는 내 눈이 슬레이트 치면...
사람들이 묘기를 부린다.
사람도 물도 하늘로 올라가고... 있다.
또 껌벅.
강아지가 하늘에서 내려와 나를 킁킁거린다.
넌 모냐. 산타클로스 사슴도 아닌 것이 어찌
하늘에서 내려오느냐 말이다.
이 상황이 이해가 안 된다.
눈을 감았다 몸을 세우고 일어났다.
옆에 날 노려보던 친구가...
"얼굴 자국 났다... 깊게.. 돌바닥 자국.
입 돌아가.. 짜샤... 잠자린 가려서 자라. 쯧"
아 꿈을 꾸었나 싶었는데...
술 김에 지워진 기억.
지워진 시간은... 남겨진 기억보다 더 아팠으면...
지우는 김에 다 지울 것이지
남기고 그래. 젠장.
비오겠다. 친구가 권하는
따뜻한 차 한잔 먹자 녹는 몸.
찍힌 돌가루 자국은 피멍처럼 타투가 되어
며칠 더 달고 살아야 할 듯싶다.
이것도 젠장.
술 김에 몸은 땅에 마음은 하늘에 두고
하늘로 하늘로 모두 날리고 싶다 했는데...
길이 서있다.
그래 길 하나쯤 서있어도 이상하지 않아.
나도 길도 어떻게 정상이겠어.
너나 나나 미쳐야 살 수 있다고...
카페 흐르는 재즈가.... 징징거린다.
주변 수다 소리가 쨍쨍한 잔소리 같다.
아 술... 그만 먹어야지.
속 아파.
틈새 저 잎사귀가... 왜 이리 나 같은지.
빼꼼히...
웃게 된다. 고맙다. 그래 용기 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