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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IN Aug 29. 2016

외로운 시소

망설임에 멈춰진 삶

난 결혼을 했다.

아이가 둘이다.

제 나이에 결혼하고 아이를 갖는다는 건..

축복받을 일인데... 난 그게 죄스러워야 했다.

유산되는 형네..독신였던 남편.

무거워진 책임감과 어려운 형편에

아이를 갖는다는 건 책임감 없는 행동으로

남편은 괴로워했다.

그때부터 우린 서로 다른 맘으로

부부관계는 깨지고 부모의 관계로

양가의 자식. 다른 이들에겐 열심히 사는

가족처럼 보이며 살았다.

그렇게 15년.

몇 년 전, 친정 아빠가 돌아가셨을 때도

나만 대구역에 덜렁 내려놓고 아빠가 돌아가시고

부모님을 모시고 왔다.

며칠 전, 친정 엄마가 이사했을 때도

그는 오지 않았다.

과연 자기 부모가 임종일때도 이사해도

내가 안가면 이해를 할까?

아니다. 그는 그의 가족에게만큼은 끔찍하게 아낀다.

부모가 아프다고 해도 가고 형이 이사해도 갔던 사람이다.

내가 시댁 부모님을 챙기고 형네를 챙기면서 무슨 생각으로 그러는지

그는 알지 못한다. 상대방도 존중받고 싶다는 걸...

그럼에도.... 그는 형제애를 강요하며 월말에

형네와 우리 집을 번갈아 만나자는 형 의견을

피할 수 없단 이유로 강요했다.

일주일 전에 두 형제는 애들을 데리고 

수영장에 다녀왔다.

이번 달 모임이라며 일어나자마자

형네가 올 거라 했다.

힘드니 좀 건너뛰자라고 했더니...

약속이었으니 해야 한다 했다.

아픈 나도 아이들의 친구 약속도 다 무시된 채

아침에 형네가 온다그냥 그렇게 해야 한다 했다.

더는 더는.... 못하겠다.

한쪽에 기울어진 시소 같았다.

허공에 발이 동동 띄워진 채 발버둥 치는

내가 보였다. 처절하게 간절하게 애원했다.

내가 간절하고 노력하는 만큼...

당신도 내게 맞춰달라고.

부부관계도 가족관계도 육아도...

어느 정도 발을 들어줘서 내려가나 싶었는데

나는  여전히 요동치며 흔들거리며

떠있는 발은 땅에 닿지를 않았다.


이제 그만두고 싶다.

아이 때문에... 주변 이목들.. 손가락질...

다 핑계였다.

혼자가 되는 게 두려웠던 거 같다.

그래서 마음에 병으로 난 지금 암과도 잦은 질병에

시달리고 있다.

그런 것들을 털어내면 혼자이면 안 아플까?

아이 없이 집 없이 혼자 살아가는 게

과연 행복할까...

고민에 또 참고 산 게 십오년였다.

늘 내가 내려오지 못한 이유는.. 아이 들였다.

하지만...

이젠 땅에 발을 내딛고 싶다.

올라간 시소에서 내려오고 싶다.


땅에 내려와 내 길을 가고 싶다.

난.. 너무 외롭고 힘들다.

이 사람은 내겐 관심은 있어도

같은 시소 위여서겠지.

잔인한 이 사람은 내가

시소에서 내리고 싶다고 하자.

얼굴색이 변했다.

나에게 시자 들어간 사람들과 부딪히는 일

없게 해주겠다!라고 소리쳤다.

난 그게 다가 아닌데...

그것 때문은 아닌데...

다른 나라 다른 문명 속에 사는 것 같다.


그만 하고 싶어!

나도 사랑받고 사랑하며

올라도 내려도 나란히도 움직이는 시소에

올라가 있고 싶다고!

얼어버린 시소...

춥고 외롭고 텅 빈 하늘에서 내려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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