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 잡는 겁 없는 아줌마
"꺄~~ 도둑이야!"
이 낯선 곳에서 익숙한 언어가 들린다.
많은 인파 속에 내 쪽으로 달려오는 오토바이와 그 뒤를 쫒아오는 아주머니 무리만 뚜렷이 보였다. 난 먹고 있던 아이스크림을 내동댕이치고 메고 있던 가방을 아주 크게 스윙을 해서는 내 앞을 지나치는 운전수를 향해 날렸다. 오토바이는 옆으로 넘어지고 그 가방은 내 앞에 놓였다. 도둑은 벌떡 일어나 나를 향해 큰 소리로 알지 못하는 말을 쏘아붙이고는 넘어진 오토바이를 일으켜 타고 달아났다.
소리 질렀던 아주머니께 가방을 전해 주는데 주변에 사람들이 환호성과 박수를 보내주었다.
아주머니는 가방에서 지갑과 여권을 확인하고는
"아따 안 다치셨어요. 정말 고마워요. 내일 들어가는데 여권 없어 못 갈 뻔했다 아닙니꺼. 아직도 심장 벌렁벌렁 거리네~" 타지에서 듣는 아주머니의 구수한 사투리가 어찌나 반갑던지 난 괜찮다고 웃어 보였다. 아주머니 일행 가이드가 보복할지 모르니 얼른 자리를 피하라고 했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지만 내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었다는 뿌듯함과 동시에 보복이란 말에 두려움이 들었다.
여행하면서 돌발 상황이 생길때마다 평상시 상상할 수 없는 초연의 힘이 나올때 스스로도 놀랄때가 있다.
한국 아줌마의 힘이지 않을까!
여행자끼리 돕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신의 안전도 무엇보다 중요하니깐.
관광객과 기념품을 파는 집시들이 많은 곳에서는 소매치기를 조심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지만 막상 내 앞에서 일어나니 더더욱 되새겨진다. 스페인 광장은 무장한 군인들이 순찰을 하고 있으니 오늘처럼 위험한 일은 덜하겠지 방심했었는데 말이다.
외국에 나갈 때는 아줌마의 힘이 철철 넘쳐도 꾸욱 넣어두어야겠다.
아이스크림 먹으며 샤랄라 오드리 헵번이 돼보고 싶었는데 오늘 슈퍼우먼 돼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