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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혜민한의사 Oct 07. 2021

술이 공복혈당을 낮춘다?


안녕하세요, 당봄한의원 종로점 이혜민 한의사입니다. 술과 담배는 백해무익하다는 말이 있는데요, 그런데 종종 "전날 술을 마시고 다음날 공복혈당이 좀 떨어졌습니다"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정말 술이 공복혈당을 낮추는 역할을 하는 것일까요? 술을 마신 다음날 공복혈당이 떨어졌다면 술이 공복혈당 관리에 도움을 주는 것일까요? 오늘 브런치에서는 술을 마셨을 때 왜 공복혈당이 낮아질 수 있는 것인지, 여기서 우리가 주의해서 봐야 할 점은 무엇인지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술을 마신 다음 날, 공복혈당이 낮아진 경험 해보셨나요?


간은 담즙생성, 해독, 혈액저장 등 다양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장기인데 우리가 술을 마시게 되면 간은 알코올을 가장 먼저 분해하면서 원래 담당하고 있던 다른 일들을 뒤로 미루게 된다고 합니다.


술은 에틸알코올 원액을 물에 탄 것으로 우선은 위에서 20% 정도가 흡수되고, 나머지 80% 정도는 소장에서 흡수된 후 간에서 분해됩니다. 소장에서 흡수가 빠르게 이루어지는 만큼 간에서도 가장 먼저 분해하게 되는 것인데요, 우리가 음식 · 약물 · 술을 함께 먹었을 때에는 독성 물질을 없애기 위해, 알콜 대사를 촉진시켜서 알콜을 가장 먼저 분해하게 됩니다.



이렇게 간은 알코올이 다 분해된 다음 다른 대사를 하게 됩니다.


공복혈당은 8시간 정도의 공복시간을 가져야 하기에 주로 기상 직후 체크하는 혈당이지요. 술을 마시게 되면 간은 우리가 잠을 자는 동안 알코올을 해독하느라 다른 일들을 미루게 되고, 그 결과 간이 담당하고 있는 여러 대사 중 하나인 "포도당 생성"도 덜 하게 되면서 공복혈당이 낮아질 수 있는 것입니다.



술을 마신 다음날 공복혈당이 낮아진 이유는 약물과 관련지어서도 설명할 수 있습니다. 설폰 계통의 약은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는데, 술을 마시게 되면 분해가 비교적 천천히 진행되면서 약 효과가 조금 더 오래갈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해 약의 효과가 오래가는 것인데, 이로 인해 혈당이 예상했던 것 보다 더욱 많이 떨어질 수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약물을 복용하고 있는 당뇨인이라면 술을 많이 마셨을 때 저혈당이 생길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겠습니다.


당뇨인은 술을 어떻게 조절해야 할까?


술 마신 다음날 공복혈당이 일시적으로 낮게 나왔다고 해서 "꾸준히 술을 마시고 자면 공복혈당이 낮아지겠지"라고 생각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여러분들도 잘 알고 계시듯 술은 간기능에 나쁜 영향을 주는 대표적인 식품 중 하나입니다.


미국의 비알콜지방간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남성은 매일 소주 2~4잔, 여성은 매일 소주 1~2잔을 마시면 알콜성 간질환이 증가한다고 합니다. 더불어 대부분의 전향적, 후향적 연구에서 일일 알콜 섭취와 간손상은 비례적으로 증가하는 것도 볼 수 있습니다.



더불어 폭음의 정의는 2시간 안에 남성은 5잔 이상, 여성은 4잔 이상 음주한 경우로 봅니다. 따라서 여러분이 정말 불가피하게 음주를 해야 하는 경우라면 1~2잔 정도만 드시길 바랍니다.


정리해보자면 일시적으로 공복혈당을 약간 낮추기 위해 매일 밤마다 술을 지속해서 마신다면 오히려 간의 병변을 일으킬 수 있고, 이로 인해 결국 내 몸 상태와 당뇨 악화로 이어질 수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평소 음주량을 잘 조절하는 것, 내 간기능을 잘 살피는 것이 필요하겠습니다.


당뇨인에게 간 기능은 정말 중요합니다.


간은 혈당을 직접적으로 조절하는 장기이므로 당뇨인에게 췌장만큼이나 중요합니다. 간은 포도당을 저장하고 있다가, 우리 몸이 포도당을 필요로 할 때 이를 다시 분비해주면서 혈당이 일정 농도로 유지될 수 있도록 합니다.


쉽게 말해 간은 포도당을 저장하고 내뿜는 기능을 하고 있다고 할 수 있는데, 이러한 기능을 하는 간에 문제가 생기면 몸의 혈당 조절에도 문제가 생기면서 고혈당 상태가 지속될 수 있는 것입니다.


간 기능을 하루아침에 갑자기 회복시키는 것은 어렵습니다. 하지만 술을 마시지 않는 것, 과로하지 않는 것, 잠자리에 일찍 드는 것 3가지만 꾸준히 실천하다보면 간 기능을 조금씩 회복할 수 있습니다.


간을 치료하는 또 다른 방법으로는 한약 치료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한약치료를 통해 간의 기운이 뭉치는 것을 간기울결(肝氣鬱結), 간기울결이 더 심해졌을 때를 말하는 간양상항(肝陽上亢)을 중심으로 해 간기능의 악화가 되는 요인을 근본적인 회복을 목적으로 치료하게 됩니다.



이혜민 한의사


당뇨치료! 이젠 달라져야 합니다. 당봄한의원 종로점 대표원장 이혜민 한의사입니다.

궁금한 점이 있으시다면 언제든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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