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화혈색소에 비해 식후혈당만 유독 높다면?
안녕하세요, 당뇨인에게 봄을 선물하기 위하여 노력하는 당봄한의원 종로점 대표원장 이혜민 한의사입니다.
당뇨인이라면 주기적으로 병원에 내원하지 않더라도 자가혈당측정기를 이용해 공복혈당과 식후혈당을 체크하고 계실거라 생각합니다. 이를 통해 나의 어떤 생활습관들이 혈당에 얼만큼 영향을 미치는지, 혈당 변동 추이가 어떠한지 등을 파악하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종종 "당화혈색소는 목표 조절 범위 내에서 잘 잡히고 있는데, 유독 식후혈당이 높다"는 고민을 호소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이렇게 유독 식후혈당만 높은 분들이라면 무엇을 원인으로 의심할 수 있을까요? 식사 후 잰 혈당이니 무조건 내가 먹은 음식의 문제라 먹는 양을 줄이는 것만이 정답일까요? 이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높은 식후혈당, 무조건 음식 종류나 섭취한 양의 문제?
식후혈당, 보통 밥을 먹은 후 2시간 뒤에 체크하는 혈당을 말합니다. 이렇게 식사 후에 체크하는 혈당이기에 식후혈당이 높다면 "내가 어떤 메뉴를 먹었는지", "얼만큼을 먹었는지"에서 원인을 찾는 경우가 많은데 바로 내가 먹은 음식의 종류나 양이 식후혈당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랍니다.
하지만 제가 진료를 하다보면서 느낀 점은 음식의 종류, 양도 식후혈당에 큰 영향을 미치지만 개개인의 "소화기능" 또한 식후혈당에 굉장히 중요한 요소라는 것입니다. 소화기능이 너무 저하되어 있는 분들이라면 어떤 음식을 먹든 식후혈당이 높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말씀드리면 유독 식후혈당만 높은 분들이라면 현재 나의 고민이 음식과 소화기능 중 무엇이 원인인지 궁금하실텐데요, 둘 중 무엇이 문제인지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 있어 알려드리려 합니다.
바로 음식을 먹은 후, 혈당이 가장 높은 시간대를 체크해보는 것입니다.
보통의 소화기능을 가지고 있는 분들의 경우에는 보통 식후 1시간 혈당이 가장 높고 그 뒤로 점차 낮아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소화기능이 좋지 않은 분들은 식후 1시간 반~2시간 만에 혈당이 가장 높고 그 뒤로 낮아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따라서 식후 1시간 반~2시간 만에 혈당이 가장 높은 분들이라면 무작정 음식량을 제한하는 방법보다는 소화기능이 저하되어 있는지 살펴보시고, 소화기능이 저하되어 있다면 이를 높여줄 때에 식후혈당이 낮아질 수 있겠습니다.
소화기능, 어떻게 높일 수 있을까?
저하된 소화기능을 높여주기 위한 방법은 정말 다양합니다. 그중에서도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식전에 식초 희석물 마시는 것, 그리고 생강 끓인 물을 수시로 마시는 것입니다.
하지만 생강을 구입하고 손질한 뒤 직접 끓이는 과정이 번거로워 조금 더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생강가루나 생강청 제품을 찾아보면 설탕이 함유된 제품이 대부분이기에 '식전에 식초 희석물 마시기'를 택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식전에 식초 희석물을 마시게 되면 신맛때문에 속이 더 쓰리고 안 좋아지는게 아니냐는 걱정을 하는 분들이 계신데요, 처음에는 식초 희석 농도를 매우 약하게 만들어 마셔보면서 농도를 조절해보시면 되겠습니다.
이렇게 식초 희석물을 식전에 마시게 되면 위산 분비가 촉진되 소화 시킬 준비가 되는 것이므로, 그 후에 음식을 먹었을 때 소화기 편해질 수 있습니다. 이렇게 소화가 편해지면 식후혈당도 낮아질 수 있는 것이지요.
이를 조금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보통의 소화기능을 가진 사람들처럼 식후혈당이 1시간만에 최고점을 찍고 그 뒤로 혈당이 떨어지기 시작해 식후 2시간에 체크한 혈당이 낮아진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식초와 식후혈당과 관련된 연구 결과
식초를 마시는 것이 혈당을 조절하는데 도움을 준다는 기존 논문들을 종합한 연구가 있어 소개해드리려 합니다. 고탄수화물을 섭취하기 전에 식초를 마신 것과 고탄수화물을 섭취한 후에 식초를 마셨을 때 인슐린 민감성을 비교한 연구입니다.
연구 결과, 고탄수화물을 먹기 전 식초를 마셨을 때 인슐린 민감성이 34% 증가했고, 고탄수화물을 먹은 후 식초를 마쳤을 때에는 인슐린 민감성이 19% 향상을 보였다고 합니다. 인슐린 민감성이라는 것은 인슐린이 잘 작용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므로, 식사 전에 식초를 마시는 것이 인슐린 민감성을 더 높으주므로 식후혈당을 조절하는데 더욱 도움이 될 수 있겠습니다.
또 다른 연구도 있습니다. 1형 당뇨를 대상으로 진행된 연구인데요, 식사 5분 전 식초 30ml씩 복용하게 했더니 위약에 비해서 식후혈당이 20% 더 낮아졌다고 합니다.
오늘은 당화혈색소에 비해 유독 식후혈당이 안 잡히는 경우, 소화기능이 떨어지는 것이 그 원인일 수 있다는 점과 이러한 경우 식전에 식초 희석물을 마시는 것이 도움될 수 있다는 것을 알려드렸습니다.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단맛이 나는 식초 중에는 당 함량이 높은 것이 많으므로 이러한 제품들은 피해주시길 바랍니다. 더불어 이러한 방법으로도 소화기능이 잘 개선되지 않는다거나, 조금 더 내 몸의 근본적 문제를 살피길 원하는 분들이라면 한방치료 방법도 고려해보시면 좋겠습니다.
당뇨치료! 이젠 달라져야 합니다. 당봄한의원 종로점 대표원장 이혜민 한의사입니다.
궁금한 점이 있으시다면 언제든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