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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ista Seo Jul 27. 2021

운탄고도 영월의 추천 여행지'젊은달 와이파크'

강원도 영월

길이 아니라 강물이 휘돌아 가는 곳에 들꽃이 피어있는 풍경이 생각나는 계절이다. 파란 하늘 아래 그런 풍경을 가진 곳이 있다. 강원도 영월이다. 영월은 굽이치는 강과 깎아지른 절벽이 만든 고장이다. 한여름의 영월은 청록색 비단이 깔린 강과 산으로 초록초록하다. 동강과 서강이 만나는 땅, 시와 별의 고장 영월로 발길을 향했다.


수려한 자연경관을 아우르는 명소들의 영월은 불과 50여 년 전만 해도 국내 최초의 탄광촌이 생겼을 정도로 우리나라 탄광 산업의 중심지였다. 산업화 시대 경제 발전의 원동력이 되었던 석탄 산업은 이제 그 흔적만 남아있다. 이제 탄광대신에 강원도에서는 전국적인 걷기 열풍에 맞춰 영월을 포함해 정선~태백~삼척의 폐광지역을 걷는 총 173km의 도보여행 길을 조성 중이다. ‘운탄고도’라는 이름의 이 사업은 2022년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총 9개 코스로 나눠진 ‘운탄고도’의 시작이 되는 곳이 영월이다. 1코스 시작점 ‘관광 지원센터’에서 멀지 않은 곳에 요즘 영월의 핫 플레이스로 떠오른 곳이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선정 ‘2020년 한국 관광의 별’로 선정된 ‘젊은달 와이파크’다. ‘젊은달’이란 이름은 영월이란 지명을 영어 ‘young(젊은)’과 한자 ‘월(달, 月영)로 해석해 붙인 이름이다. 다양한 현대 미술 작품들과 여러 박물관, 공방, 카페가 합쳐진 곳으로 원래 술샘 박물관과 주막동이 있던 곳을 조각가 최옥영이 공간 기획을 해 새롭게 편성했다. ’젊은‘이 들어간 이름 때문인지 입소문을 듣고 찾아오는 청춘들의 ’인생 샷‘ 명소가 됐다.  

사진출처: 한국관광공사


이곳에 도착하면 제일 먼저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서 있는 매혹적인 붉은색 대나무로 보이는 파이프를 연결한 수백, 수천 그루의 대나무 숲이 강렬하게 다가온다. 이 붉은 숲 속을  통과해야만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데, 길이 워낙 자극적이어서 ‘젊은달 와이파크’는 오래도록 지워지지 않을 큰 인상으로 남는다.  


강릉의 조각공원 “하슬라”에 이어 대지예술가 최옥영이 그의 시그니처 색인 붉은색을 이용해 자연과 조화되면서 자연에 위치한 새로운 형태의 인상적인 레드빌리지를 연출시켜놓았다. 빌리지는 입구에 이어 카페가 있는 로비, 소나무를 엮어 만든 판테온(목성), 전시실, 맥주박물관, 붉은 파빌리온, 술샘 박물관으로 연결돼있다. 


첫 공간인 카페의 천장에는 포를 뜬 듯 얇게 썬 나무 조각을 빼곡하게 꿰어 가득 매달아 놨다. 그 밑으로 병풍처럼 쳐진 유리창 바깥으로 보이는 영월의 풍경이 평화로워 보인다. 


목성은 소나무 장작을 엮어서 빛과 에너지를 품은 바구니를 엎어 놓은 것 같은 형상에 로마의 판테온처럼 한가운데 둥근 구멍이 있는 모습이다. 이 목성의 가운데 서면 소나무 향기의 에너지를 무한정 빨아들이고 싶은 강렬한 욕구에 사로잡히게 된다. 


그레이스 박의 작품 ‘시간의 거울- 사임당이 걷던 길’은 시간과 거울이라는 주제로 3개의 방으로 이어져 있다. 3개의 방들은 여인을 상징하는 꽃들로 가득 차 있다. 벽과 천장을 화려한 조화로 가득 채우고 물방울 모양의 거울도 매달아 놓았다. 몽환적인 독특한 분위기다. 


그 옆방에는 나무 조각들을 엮어 만든 ‘우주정원’이 있다. 유영을 해 가운데 난 구멍을 통해 반대편으로 간다면 다른 은하계의 행성에 도착할 것만 같다.  


공간과 공간, 공간과 자연을 이어가는 ‘붉은 파빌리온’은 전시 공간이면서 동시에 통로의 역할을 한다. 수많은 붉은 비계를 활용해 조성한 구조는 안과 밖의 구분이 없고, 사이사이의 빈 공간들로 인해 마치 공간을 걷고 있다고 생각하게 한다. 영화 매트릭스의 주인공이 되어 가상현실에서 진정한 현실을 찾아가는 것이다.


붉은색 레드카펫이 깔려있는 것 같은 ‘바람의 길’은 붉은색 금속 파이프 사이로 영월의 산과 자연을 보며, 그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과 공기를 느끼며 걸을 수 있는 힐링로드다. 바람, 산, 예술의 ‘젊은달 와이파크’를 몸으로 느낄 수 있는 길이다.


이밖에도 몇 개의 전시와 맥주박물관, 술샘 박물관 등도 발길을 멈추고 생각하게 하는 문화 향유의 가치가 있다. 


‘젊은달 와이파크’는 한 예술가의 공간 해석과 예술세계가 반영된 신선한 뮤지엄 건축으로 비대면 여행이 필요한 요즘 우리에게 버틸 수 있는 힘을 불어넣어 주는 최고의 문화관광 힐링 여행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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