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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ista Seo Jun 22. 2023

문화와 예술이 있는 고흥 여행

전남 고흥 

다도해를 배경으로 가지고 있는 남도의 남해안이 그렇듯이 고흥군 역시 수려하고 울창한 자연환경을 자랑한다. 고흥군을 선전하는 관광 문구에 “물과 숲에서 함께하는... ”이라는 글이 들어간 이유다. 


고흥반도는 소백산맥 줄기가 뻗어 내려와 산이 전체 면적의 62.4%를 차지한다. 500m 내외의 낮은 구릉을 덮고 있는 울창한 숲이 6월의 햇살에 눈부시게 신록을 드러낸다. 오염되지 않은 청정 바다와 숲, 아름다운 산이라는 자연에 세상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문화가 있다는 것이 고흥 여행의 백미다. 고흥 문화여행의 핫플레이스 몇 곳을 소개한다.


남포 미술관

자기 안으로 떠나는 여행 ‘남포 미술관’


전라남도 제10호 민간 정원인 남포미술관은 폐교에 만들어진 정원과 미술관으로 이루어진 곳이다. 마침 내가 이곳에 갔을 때는 2023 박물관. 미술관 주간으로 ‘함께 만드는 뮤지엄 “예술의 정원, 경계의 벽을 허물다”’는 주제로 전시 중이었다. 건물 안 공간에서는 서양화가 조성호 화백의 기증작품전 “자연의 산책” 전시회가 열리고 있었다. 건물 밖 정원에서는 수국을 비롯한 꽃과 조형물이 6월의 아름다운 미학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남포 미술관 정원
남포 미술관 전시회 "자연의 산책"


남포 미술관은 도시에서 만나는 그런 미술관으로서의 완벽한 공간이 아니다. 그래서 오히려 내가 마음껏 자유로운 상상을 할 수 있게 해 주었다. 고즈넉하고 편안한 분위기가 내 마음속 이야기를 끌어내는 마력을 지니고 있다. 햇살의 속삭임과 바람의 숨결을 들으면서 나의 내면을 바라볼 시간이 필요하다면 남포 미술관 정원의 빈 벤치에 앉아 자기 안으로의 여행을 떠나면 된다.


남포 미술관 정원

▶ 남포 미술관: 전남 고흥군 영남면 팔영로 1081 (영업시간 10:00~17:00/ 휴무일 월요일. 주차 가능)


남포 미술관 6월의 수국


예술의 섬 ‘연홍도’


육지와 연결된 섬에서 배를 타고 들어가는 섬에 작은 미술관이 하나 있다. 어느 사이 고흥의 대표 명소가 된 연홍도이다. 이 섬에 있는 폐교를 활용한 미술관과 마을의 벽을 따라 그려진 골목 벽화와 조각품, 해안을 따라 늘어선 조형물들이 고흥을 “지붕 없는 미술관”으로 만들었다.  


연홍도 해안
연홍도 마을 벽 조형물
연홍도 폐교 안 전시장


고흥반도에 있는 거금도의 신양선착장에서 배를 타면 잠깐 사이에, 연홍도에 도착한다. 이미 연홍도는 ‘대한민국 가고 싶은 섬’, ‘휴가철 찾아가고 싶은 섬’, ‘2021~2022년 한국관광100선’, 2022 해양관광 대상 체험관광 부문 등에 선정된 바 있다. 



신양 선착장에서 배를 기다리는 할아버지, 할머니


여행했을 때 행복한 기운을 느끼게 하는 곳들의 특징은 우리들 삶의 여유와 유머를 포착한 것에 있다. 연홍도에 있는 골목 벽화와 조각품들, 해안의 조형물들이 그랬다.


잊어버렸던 우리의 자아를 생각나게 하고, 치유해 주는 여행이 된다. 섬의 길을 잃고 걷더라도 눈부신 이야기들이 숨 쉬고 있는 곳이 이 섬이다. 


연홍도 해안 길


폐교를 활용한 연홍 미술관의 정원에 앉으면 섬은 여행자의 등을 토닥여 준다. 이곳에서 멀리 바다와 득량만을 바라보고 있으면 닫힌 마음이 열리고, 삶의 피로가 풀린다. 


우리들이 잊었던 무엇을 느끼고, 지난 시간을 곱씹어 보면서 창조적 에너지를 끌어낼 수 있는 가능성을 기대하는 여행을 하고 싶다면 연홍도는 그런 영감을 받을 수 있는 곳이다.


▶ 연홍도: 전남 고흥군 금산면 신전리

연홍도


고흥의 역사문화와 분청사기 ‘고흥분청문화박물관’


고흥 여행에서 기대 이상의 만족감을 준 곳이 “고흥분청문화박물관”이다. 고흥의 역사 문화와 분청사기에 관한 전시와 체험을 할 수 있도록 잘 만들어졌다.

전시뿐 아니라 중앙정원과 박물관 문 앞 정원도 잘 조성돼 있어, 가족과 함께 여유로운 여행을 하기에 좋은 역사문화 공간이다. 


고흥 분청문화박물관


▶ 고흥분청문화박물관: 전남 고흥군 두원면 운대리 141-6 (영업시간 09:00~18:00/ 휴무일 월요일)


고흥분청문화박물관


예술인 2대의 삶과 문학, 가족 이야기


고흥분청문화박물관 바로 아래에 ‘조종현조정래김초혜가족문학관’이 있다. 고흥 출신 시조시인인 조종현과 그의 아들인 “태백산맥”의 저자 조정래, 며느리인 시인 김초혜 등 우리 문학에 뚜렷한 족적을 남긴 문학 가족의 문학관이다.


세 사람의 인생 이야기부터 문학적인 경력, 대표적인 작품, 유품, 친필 원고, 가족사진 등을 소개하고 있다. 세 사람의 글쓰기에 대한 태도에 많은 감동을 하였다.



가족문학관을 나오며 생각했다. ‘나는 무엇을 했는가, 겸허하게 정리하고 통찰하는 삶을 살아야겠다. 책을 내지 못해도 좋은 글을 쓸 수 있도록 나를 혹독하게 몰아야겠다. 간절히 소통하는 글을 쓰자.’



▶ 조종현조정래김초혜가족문학관: 전남 고흥군 두원면 분청문화박물관길 88 (영업시간 고흥분청문화박물관과 동일)


티켓 하나로 고흥분청문화박물관, 가족문학관, 고흥갑재민속전시관의 세 곳을 입장할 수 있다. (입장료 성인 2,000원/ 어린이 1,000원, 청소년, 군인 1,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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