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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ista Seo May 27. 2018

떠나고 싶을 때 가는 곳, 하동

대한민국 구석구석 다니기   #경남 하동

 몇 번을 가도 해마다 봄이 되면 가고 싶어 지는 곳이 있다.


 강물에 반짝이는 햇살을 머금은 채 굽이쳐 흐르는 강과 깊고 높은 별천지의 고요가 마음의 평화를 주는 산을 안고 있는 곳. 섬과 바다가 한 폭의 수채화 같은 해상공원이 반갑게 맞이해주는 한반도 남쪽 지리산 기슭에 자리 잡고 있는 “하동”이다. 


하동과 남해를 연결하는 남해대교

   

 올해도 4월이 되어 어김없이 하동으로 발길을 옮겼다. 평소 익스트림 스포츠를 좋아하지는 않지만 작년에 하동 금오산에 아시아 최장 길이의 “짚와이어”가 생겼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제일 먼저 그곳으로 갔다.


 “짚와이어” 매표소는 “하동 청소년수련원” 앞에 있다. 그곳에서 매표를 한 후 업체에서 제공하는 승합차를 타고 금오산 894m 정상으로 이동하게 된다. 3개 구간으로 나누어져 있는 짚와이어의 총 구간 길이는 3,186m이고, 순간 최대 속도가 시속 120km라고 한다.


금오산 정상 짚와이어 타는 곳에서 바라 본 남해


 정상에 도착하게 되면 드라마 세트장 같은 다도해 해상공원의 풍경이 한눈에 들어오면서 입에서는 절로 감탄사가 나오게 된다. “짚와이어”를 타고 내려갈 때는 “다도해 해상공원”이라는 그림에 빨려 들어가는 짜릿함을 느낄 수 있다. 마지막 도착지에 도착하게 되면 승합차가 다시 매표소 앞까지 데려다준다.


짚와이어 타고 내려가는 모습


 이용료는 평일 40,000원, 주말, 공휴일 45,000원이다. 워낙 인기가 좋아 예약을 하지 않으면 이용할 수가 없다고 하니 예약은 필수이다.


짚와이어를 타고 내려가면서 본 남해 바다

 시간이 된다면 매표소 근처에 있는 경충사를 가벼운 마음으로 둘러보는 것도 괜찮을 것이다. 조선시대 “정기룡 장군”의 사당이다.




 소설 “토지”의 무대가 되는 평사리를 가기 전에 같은 악양면에 “매암차 박물관”이 있다. “하동” 지역은 섬진강 지류인 “화개천”과 가까이 있어 안개가 많고, 다습하며 낮과 밤의 온도 차가 커 차나무 재배에 최적의 환경을 갖추고 있는 곳이라고 한다. 그래서 “하동”은 1200년의 역사를 지닌 야생차의 고장으로 유명한 곳이기도 하다.


매암차 박물관

 

 “매암차 박물관”은 국내 최초의 차문화 박물관으로서 한국 전통차 문화의 다양성을 체험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각종 체험 활동과 박물관 견학을 할 수 있게 준비되어있다.


 평지에 조성되어 있는 이곳 다원에서 잠시 쉬면서 야생차 한잔과 하동을 느껴보자.

온몸의 세포가 열리며 지친 정신에 휴식을 주는 마음의 평안을 얻을 수 있다.

더욱이 다원의 자연 풍경과 소품 하나하나,

차 한잔과 함께 모차르트의 “클라리넷 협주곡 가장조 2악장 아다지오”를 함께 한다면 세상에 이보다 더 큰 행복은 없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외국 여행을 하면서 소도시를 주제로 하는 여행을 한다. “하동”에도 그런 ‘외국의 소도시 여행’ 같은 소박함, 자연스러움, 사람내음 나는 여행 코스가 있다.

바로 “하덕마을”의 골목길 갤러리 “섬 등”이다. 작가들이 마을로 들어와 이곳의 어머니, 아버지와 함께하면서 그들의 “차 꽃 피던 날” 기억들을 작품으로 해서 마을을 꾸몄다.


하덕마을 골목길


동네 한 바퀴를 둘러보다 보면 뭔지 모를 정감이 스멀스멀 다가옴을 알 수 있다.


마을 집 담 벼락 위 작품(달구지)

  



 구한말부터 일제 강점기를 거쳐 해방까지 우리 민족 고난의 역사를 최씨 일가 중심으로 이야기한 소설 “토지”의 무대 악양면 평사리 최참판댁을 갔다.


최참판댁 마당에서 바라 본 섬진강


최참판댁 앞마당에 서서 멀리 보이는 섬진강을 바라보았다. 한참을 바라보았다. 

소설을 읽을 때 만났던 다양한 모습을 한 인간의 보편성들에 대한 기억들이 떠올랐다.


최참판댁 누마루

 

 멀리 한 굽이 굽이쳐 흐르는 섬진강을 보면서

강에 뛰어들어 자살한 봉순이의 일생이 생각났다.

장터를 가기 위해 강둑을 걸어가는 이용의 모습을, 해방의 소식을 듣고 덩실덩실 춤을 추며 강둑을 걸어오는 장연학의 모습을 그려 보기도 했다.

사랑채를 끼고돌아 집 뒤편으로 가서 한을 사랑으로 승화시킨 조병수의 아픔을 지닌 대나무 숲도 둘러보았다.


최참판댁 가기 전 마을 가옥들

 

 소설 “토지”을 읽어 보았던 읽어보지 못했던 최참판댁과 그곳에서 보이는 지리산과 섬진강을 낀 풍광을 접하게 되면 누구나 소설의 배경이 되는 당시 생활상들을 자연스럽게 떠올릴 수 있다.

마침 옆에는 “박경리 문학관”이 개관되어있으니 이곳을 관람하는 것도 소설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섬진강을 끼고 있는 하동의 특산품으로 재첩이 유명하다. 여행의 피로를 재첩 무침과 재첩국으로 풀어보는 것도 하동 여행의 즐거움을 더해줄 것이다.

재첩 요리 전문식당으로 “은성 식당”에 가보자.

새콤한 재첩 무침,

부추의 향과 함께 씹히는 재첩국이 소주 한잔을 생각나게 한다.


 하동에서의 잠자리는 지리산 맑은 공기를 마음껏 마실 수 있는 펜션이 어울린다. 산과 계곡을 끼고 있는 지역이다 보니 많은 펜션들이 잘 발달되어있다.

많은 펜션들 중에서도 “아름다운 산골”은 지리산 계곡 물줄기 옆에 아름다운 정원을 가지고 있는 황토방 펜션이다. 시설도 깨끗하고, 나무로 만든 욕조까지 갖춘 나무랄 것 하나 없는 최고의 펜션이다. 


"아름다운 산골" 팬션 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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