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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ista Seo May 28. 2018

회색빛 도시에서 선물이 된 도시로...

대한민국 구석구석 다니기    # 강원 속초

 봄기운 넘치는 바다와 연두색 신록에 빠져들고 싶었다.  

4월의 따스한 봄 햇살을 맞으며 속초로 가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서울 양양 고속도로가 개통되어 이전보다 동해 바다가 가까워진 것이 확연하게 느껴졌다.   

 

 내 기억 속의 속초는 여름철을 제외한 계절은 드문 인적과 황량한 바람이 거리를 흩고 지나가는 회색 빛 도시였다.  

그러나 2018년 봄에 만난 속초는 누구에게나 맞춤형 위로의 선물을 주는 도시로 변해 있었다.  


고속버스 터미널에서 그리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는 청초호를 중심으로 속초는 무한 변화가 진행 중이었다.

속초 변화의 중심 청초호에 있는 "액스포 상징탑"

 도심의 바다라고 할 정도로 커다란 자연석호인 청초호 둘레 5km 주변으로 휴식과 힐링, 고즈넉함과 감동의 공간들이 조성되어 속초의 변화를 이끌고 있었다.  


 청초호에 가면 가장 먼저 1999년 강원 국제관광엑스포 개최를 기념하는 소라 모양의 “엑스포 상징 탑”이 눈에 띈다.   

높이 75.4m의 15층 높이로 탑의 타워 전망대에서는 설악산과 속초 시내를 여유롭게 관망할 수 있다.  

또한, 탑 주변 공원에서는 사시사철 각 계절의 꽃들이 청초호와 함께 그 계절의 분위기와 운치를 자아낸다.  

 

 마침 이곳에 들렸을 때 튤립들의 잔치가 열리고 있었다.  두 눈의 호강함이 카메라의 셔터를 연신 누르게 하였다. 


청초호 유원지 공원

 

 가슴 설레게 하는 꽃들의 잔치 옆에는 우리나라 유명 가수들의 손바닥 동판이 기념 부조로 만들어져 공원 바닥을 장식하고 있다. 이 또한 청초호를 가야만 하는 또 다른 하나의 이유가 될 것이다.

  



 계속 청초호를 따라 수변 길을 걷다 보면 철새 생태 공원과 호수 공원을 지나 청초정에 이르게 된다. 이곳 정자에서 잠시 발길을 멈추고 건너편 바다 길목 설악대교 밑을 지나는 고깃배와 요트를 따라 나는 갈매기들을 바라보자.   

계절의 기운이 넘쳐흐르는 바다를 가슴에 안을 수 있다. 


동해바다 길목 으로 들어오는 고깃배

 

 요트를 타면서 힐링을 할 수 있는 “힐링 요트 여행” 프로그램도 이곳 청초호에서 즐길 수 있는 매력 중의 하나다.  

“엑스포 상징탑” 옆으로 요트마리나 시설이 조성되어 있다. 이곳 마리나의 “속초 코마린” 요트에서는 바람을 이용한 세일 요트와 동력을 이용한 파워 요트를 운영 중이니 두 가지 중에서 선택하여 즐길 수가 있다.   

속초 앞바다와 조도 순환의 두 개 코스가 있는데

망망대해 동해의 탁 트인 바다, 바람과 함께 힐링할 수 있는 시간이 된다.   

동해 바다에서 바라본 설악산 울산바위와 절벽들의 절경도 또 하나의 힐링 요소가 될 것이다.


요트에서 바라 본 청학동 방향


 속초를 즐기는 동안에 속이 출출해져 '속초 맛 집'으로 유명한 청초호에서 비교적 근거리에 있는 “영광정 막국수” 집으로 갔다.  

이 집에 가면 수육과 메밀묵 무침, 메밀국수를 꼭 먹어 보길 권한다. 정갈스러운 음식과 깔끔한 뒷맛이 절로 이 집을 다시 찾아오게 하는 마력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수육의 경우 같이 나온 무말랭이 무침, 황태 무침을 고기와 함께 싸서 먹으면 다른 지방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담백함을 느낄 수가 있다.




 속초가 품고 있는 또 하나의 보석 설악산으로 발길을 돌려 45년 만에 개방되어 화제가 되고 있는 토왕성 폭포를 올랐다.   

설악동 입구 소공원에서 출발하여 쉬엄쉬엄 걸어 왕복 3시간 50 여분 정도가 걸렸다.  

 

 등산로 초입부터 느껴진 연두색 나뭇잎의 싱그러움이 온몸에 활력을 불어넣어줬다.  

낮은 경사 길을 잠시 걸은 후 폭포를 맞이 하기 위한 급경사의 길을 오르니 제일 먼저 육담 폭포가 그리고 조금 올라간 후 비룡폭포가 눈에 들어왔다. 다시 개방된 탐방로를 따라 조금 더 올라가면 끝 부분에 전망대가 설치되어 있어 맞은편의 토왕성 폭포를 한눈에 조망할 수가 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날은 시계가 좋지 않아 토왕성 폭포가 선명하게 보이지 않았다.

비룡폭포

 한차례 땀을 흘린 후의 피로는 설악동 입구에 있는 “호텔 스파 스토리” 에서 풀었다.  


305 객실을 보유한 대규모의 호텔로 오픈 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인지 시설이 깨끗하고 훌륭했다.  


특히 이곳의 실리카 온천은 피부 미용, 노화방지, 혈액순환에 좋다는 광고에 나와 있는 문구처럼

물이 좋은 것을 목욕을 하면서 직접 느껴질 정도였다.

 

‘설악산에 훌륭한 휴양형 온천 호텔이 생겼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전망대에서 본 토왕성 폭포

  



 “속초는 선물입니다”라는 문구로 래핑이 되어 있는 속초시 버스를 보았다.

생각해 보니 정말 “변화된 그리고 변화되고 있는 속초는 누구에게나 힐링과 동기부여라는 '계기'를 주는 선물” 그 자체였다.


언제 가더라도 누구에게나 무언가를 주는 도시.

속초는 이제 더 이상 내 기억 속의 회색 빛 도시가 아니었다.


"속초는 선물 입니다"


 온천물에 몸을 담근 채 속초를 생각하니 Bruch(브루흐)의 “스코틀랜드 환상곡 Op.46”이 떠올랐다.

설악산과 동해 바다의 모습에서 웅장하고 장엄하게 시작하는 관현악의 울림이,

달리는 산천과 호수의 여유로움에서 아름다운 바이올린의 독주가……


이제 누구에게나 

“속초는 환상의 선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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