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에서 밤 12시 55분에 이륙, 암스테르담을 경유하여 총 14시간의 비행 끝에 드디어 바르셀로나에 도착하였다. 입국 절차를 마친 후 여행 가방을 찾아 공항 대합실로 나오니 스페인 시간으로 오전 12시가 되어가고 있었다.
먼저, 공항 대합실에 있는 “official tourist information”에 들려 여행 전 한국에서 인터넷으로 구매 한 “바르셀로나 카드(3일권)”를 교환하였다. 바르셀로나에 나흘 동안 있을 계획이어서 그 기간 동안은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여행하고, 나흘 이후부터 차를 리스하여 여행하는 것으로 계획을 세웠기 때문이었다. 관광 산업이 발달한 나라답게 “바르셀로나 카드”는 바르셀로나를 여행하는 동안 여러모로 편리하고 유용했다. 정해진 기간 동안 지하철, 버스, 트램 등 대중교통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기능 외에도 관광 명소와 레스토랑에 무료입장이나 할인이 되는 아트티켓 기능도 있었다.
한국에서 사 가지고 온 유럽 통합 유심칩으로 핸드폰 유심을 바꿔 낀 후 공항 대합실 앞 승차장에서 택시를 탔다. 택시를 타기 전 운전기사에게 예약한 숙소의 위치가 나타나는 구글맵을 보여준 후 찾아갈 수 있냐고 물으니 찾아갈 수 있다고 하였다. 사실, 공항버스를 타고 까탈루냐 광장에 도착해서 처음 가는 숙소를 직접 찾아가기에는 가방도 많고, 찾기 어려울 경우에 대한 부담도 있고 해서 택시를 탄 것이었다. 여행 전 바르셀로나 숙소로 “펜션 Teruel”에 예약을 했었는데, 찾아가 보니 람브라스 거리의 까르푸 뒤편 골목에 있는 많은 건물 중 한 건물의 4층이었다. 간판도 조그맣게 구석에 붙어 있어서 찾기가 힘들었다. 우리가 직접 찾아왔으면 엄청 고생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항에서 나와 “까탈루냐 광장” Palaca de Catalunya으로 가는 택시 안에서 보이는 거리와 야자수들의 이국적 풍경에서 바르셀로나에 온 것이 비로소 실감 났다. 우리가 도착한 날은 바르셀로나에서는 아주 드물게 바람이 강하게 불고, 추운 날씨였다. '나는 춥다고 느끼지 못했지만...... '
텔레비전의 저녁 뉴스 시간에 바람으로 인한 피해와 이상 기후에 대한 이야기가 주요 뉴스로 방송될 정도였다. 바르셀로나는 지중해성 기후 지역으로 겨울에도 따스한 지역인데 아마 우리를 격하게 환영해 주나 보다 라고 생각했다.
숙소에 짐을 풀어놓은 후 바로 나와 숙소 앞에 있는 오래된 듯한 레스토랑에서 바르셀로나 입성 기념 점심 식사를 하였다. 생맥주와 빠에야를 주문해서 스페인의 첫맛을 느껴보았다. 소문과 달리 짜지도 않고 우리 입맛에 맞아 맛있었다. 레스토랑의 분위기와 음식의 맛에서 앞으로 시작될 본격적인 스페인 여행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높아졌다.
설렘의 식사를 마친 후 바르셀로나 여행의 중심지 “까탈루냐 광장” Palaca de Catalunya으로 걸어갔다. 반듯반듯한 다면체 모양의 “이베로 스타” Ibero star 호텔과 스페인 최고의 백화점 “엘 꼬르테 잉글레스” El Corte Ingres 백화점을 옆에 두고, 명품 쇼핑거리인 신시가지 “그라시아” Gracia 거리와 해안가에 있는 콜럼버스 탑까지 일직선으로 연결되는 “람브라스” Ramblas 거리가 광장에서부터 뻗어 있었다.
쇼핑과 여행의 시작점이자 종착점이 되는 “까탈루냐 광장”이다 보니 오고 가는 사람들로 많이 혼잡스러웠다. 마치 우리나라의 주말 오후 명동 거리처럼 붐볐다. 광장 전체를 둘러보면서 “수비라치”의 “프란세스코 마시아 기념비”도 보고 작은 연못들과 1929년 국제 박람회를 기념한 분수, 여러 개의 조각상들도 보았다.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문화유산”을 가장 많이 품고 있는 나라인 스페인은 17개의 자치주와 북아프리카에 있는 2개의 자치시로 구성되어있다. 바르셀로나 Barcelona는 이중 “까탈루나”주 Cataluna 의 주도이다. 역사적으로도 BC 201년부터 로마의 지배를 받아오다 “아라곤” Aragon 왕국을 거쳐 연합왕국 형태의 “에스파냐” Espana로 통일되는 과정을 거쳤다. 이 지역은 “까탈루냐” Cataluna 방언을 스페인어와 함께 공용어로 사용하고 있을 정도로 독자적 문화를 지니고 있는 곳이다. 이러한 역사적, 문화적 이유와 스페인 국내 총생산의 20%를 차지하고 있다는 경제적 이유로 1700년대(스페인 왕위 계승 전쟁) 이후부터 꾸준히 스페인으로부터 “까탈루냐”의 분리 독립을 요구하여 왔다. 2017년 10월에도 독립을 선언, 분리독립을 요구하였으나 스페인 주 정부가 법률상 불법에 해당한다는 강경 입장으로 현재까지도 맞서고 있는 상태이다.
“까탈루냐 광장”에서 시작하여 “콜럼버스 동상” 전망대가 있는 “포르탈 데 라 파우 광장” Portal de la Pau 해변까지 도보로 약 10여분 정도의 거리가 바르셀로나의 메인 스트리트인 “람브라스 거리” La Rambla이다. 이 거리를 중심으로 동쪽에 구시가지의 중심인 “바리 고딕 지구” Barri Gothic와 “보른 지구” Borrn 가 자리 잡고 있고, 서쪽으로 “보케리아 시장” La Boqueria과 “구엘 저택” Palau Guell 이 있다. 바람이 심하게 불어 꽃 가게나 기념품 상점들도 일부 문을 닫아 마치 우리나라의 초겨을 같은 스산한 분위기에 빠져있는 “람브라스 거리”를 걸었다.
조금 걷다 보니 “보케리아 시장”이 나타났다. 470개의 상점이 모여있는 바르셀로나에서 가장 큰 재래시장이라는 명성답게 관광객들로 넘쳤다. 입구에 들어서자 제일 먼저 컬러풀한 각종 과일들이 눈에 들어왔다. 옆에서는 과일로 생주스를 만들어 팔기도 하고, 시장의 더 안쪽에서는 채소, 하몽, 생선, 과자 등을 파는 곳도 있었다. 시장 입구 맞은편 건물 3층 창가에서는 “마릴린 몬로”로 분장한 마케터가 관광객들에게 손키스를 보내는 프로모션 활동을 하고 있었다.
보케리아 시장을 나와 다시 람브라스 거리를 따라 걷는데 바닥에 빨강, 파랑, 노랑으로 이어진 “미로”의 모자이크가 보였다. 새삼 스페인에 와 있다는 사실이 피부로 와 닿았다. 몇 걸음 더 걸어가니 전 세계 성악가들이 무대에 서고 싶어 하는 꿈의 대극장 “리세우 대극장” Gran Teatre del Liceu을 만날 수 있었다. 유럽에서 두 번째로 규모가 크면서 가장 아름다운 오페라 하우스로 유명한 곳으로 어느 좌석에서도 감동이 다르지 않도록 무대와 객석이 설계되어 있다고 한다. 1847년 개관하여 화재로 전소되었다가 1999년에 재개관하였다는데 아쉽게도 이번 여행에서 공연을 관람하는 특별한 즐거움은 누리지 못하였다.
“리세우 대극장”의 외형만 구경한 후 건너편에 있는 “레이알 광장” Placa Reial으로 갔다. 건물들로 둘러싸인 네모난 광장인 이곳에는 커다란 야자수들과 중앙의 분수대가 휴양지 같은 특별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광장을 둘러싼 건물들에는 플라멩코 공연장 “타란토스” Tarantos와 노천카페, 클럽 등이 보였고, 광장에서는 길거리 공연 등이 펼쳐지고 있어 이곳이 왜 늘 젊은이들로 넘치는 곳인지 알 수 있었다. 광장 분수대를 마주 보고 “가우디” Gaudi가 1879년에 디자인한 초기 그의 작품 “투구 모양의 가로등”이 눈에 띄었다. 당시 바르셀로나 시에서 개최한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은 작품으로 도시 전체 가로등을 바꿀 계획이었으나 예산 문제로 몇 개 설치하지 못한 가로등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