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day. 아~ 바르셀로나 2)

by Arista Seo

스페인의 콜럼버스, 바르셀로나의 "콜럼버스 탑"


“레이알 광장”을 나와 해안가를 향하여 걸어가는데 어느 순간부터 탑 위에 서 있는 콜럼버스 동상이 보이기 시작하였다. “람브라스 거리” 끝 “포르탈 데 라 파우 광장”에 있는 “콜럼버스의 탑”은 1888년 바르셀로나 만국 박람회 때 미국과의 교역을 기념하여 지은 높이 60m의 탑이라고 한다. 꼭대기에는 전망대가 있어 엘리베이터를 타고 그곳에 올라가면 지중해와 맞닿은 항구 “포트 벨” 지역과 바르셀로나 구시가지의 풍경을 360도로 회전하면서 감상할 수 있다. 우리는 일정에 바르셀로나 시가지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계획이 별도로 있어서 전망대를 올라가지는 않았다.

탑 밑 주변에 있는 거대한 사자상들도 눈길을 끌었다. 뿐만 아니라 탑 아래 부분을 장식하고 있는 콜럼버스가 이사벨 여왕을 만나는 장면과 금의환향하는 장면 등 역사적 사실들을 조각한 상들도 눈에 띄었다. 콜럼버스가 스페인의 역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짐작할 수 있는 기념탑이었다. 지중해를 보며 탑 위에 서 있는 콜럼버스가 가리키는 손가락의 방향은 그가 죽을 때까지 인도라고 믿었던 신대륙 방향이다.


"포르탈 데 라 파우 광장"에 있는 콜럼버스의 탑


"람블라 데 마르" 위에서의 행복


“콜럼버스의 탑”을 지나 마리나 항구와 쇼핑몰이 있는 “포트 벨”로 가는 다리 “람블라 데 마르” Rambla de Mar 위에서 잠시 쉬었다. 정박해 있는 요트와 범선 그리고 지중해를 바라보며 평화로운 오후의 시간을 즐겼다. 하루 사이에 이렇게 멀리 떨어져 있는 지구의 다른 곳에서 여유와 평안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이 꿈만 같았다. 2017년을 보내는 12월의 오후에 누렸던 한편의 꿈같은 시간을 접고 계획에 따라 “구엘 저택” Palau Guell으로 가기 위하여 다시 “람브라스 거리”로 발걸음을 옮겼다. 짧은 시간이지만 걷다보면 바르셀로나의 거리에서 보이는 건물들의 모습에나도 모르게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건축이 예술이라고 하는 이유가 왜 인지 명확해지는 것 같았다. 그러나, 이때 받았던 감동은 다음날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바르셀로나와 가우디 여행에 비하면 이제 시작에 불과한 것이었다.


"람블라 데 마르" 다리 위에서 본 범선


"람브라스 거리"로 가는 길에 있는 건물(스페인에는 이런 류의 건물들이 곳곳에 있다)


"가우디" 초기 작품의 특징이 나타나는 "구엘 저택"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어 있는 가우디의 7개 건축물 중 하나인 구엘 저택은 폐장(17:30) 1시간 전까지 입장하여야 했다. “레이알 광장” 맞은편에 위치해 있는 이 저택은 가우디의 절대적 후원자였던 “구엘” Guell의 저택으로 가우디의 첫 번째 대작에 해당된다. 1886년부터 1888년에 지어진 고딕 양식에 이슬람 양식을 접목시킨 지하 1층, 지상 4층의 건물로 외관에 곡선 형태의 철로 만든 출입구가 인상적인 건물이었다.


철제로 만들어진 대문에 구엘 가문의 상징인 불사조가 날개를 활짝 펼치고 있으며, 불사조 밑에 있는 사선 문양은 까탈루냐를 상징한다고 한다. 입장권을 사기 전 바람이 심하게 불어 “다양한 색상의 타일이 포도 모양, 솔 모양의 굴뚝으로 화려하게 장식한 옥상”을 관람할 수 없다는 안내를 받았다. 하지만, 가우디의 초기 작품 특징이 나타나는 중요한 의미가 있는 건물이어서 아쉽지만 계획대로 관람을 하였다.


"구엘 저택" 정문의 철문과 가문의 상징 불사조 문양


마구간으로 이용하던 넓은 지하를 먼저 둘러보았다. 말이 집안으로 들어오는 구조였다.

채광과 환기를 고려한 수직 형태의 중정을 보면서 밤이 되면 별빛이 쏟아지는 환상에 빠져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중앙 돔에 있는 대형 파이프 오르간, 오케스트라 공연이 열렸던 콘서트실, 예배실, 서재 등 공간의 화려함이 놀라웠다. 더욱이 각 공간의 주요 구성 부분마다 반영한 곡선의 아름다움과 빛을 고려한 설계에서 우아함까지 느껴졌다. 기본 양식의 하나인 이슬람풍의 디자인이 화룡점정으로 세련미까지 가미해 주는 저택이었다. 강풍 때문에 옥상에 올라갈 수는 없었지만 건물 밖으로 나와 골목에서 뒤돌아보니 저택 옥상의 굴뚝들이 언뜻언뜻 보여 그나마 아쉬움을 달래 주었다.


지하 마구간과 중정의 천정


저택 실내 벽등과 창문 스테인드 글라스


저택 앞 골목 길에서 바라 본 옥상의 굴뚝


중세의 시간 바르셀로나 구시가지 야경


구엘 저택을 나와 숙소로 가면서 식재료를 사기 위하여 까르푸에 들렸다. “람브라스 거리”에 있는 소문난 까르푸 매장답게 상품도 많고 손님도 많았다. 기본적으로 먹거리 1차 상품의 가격이 저렴했다. 특히, 오렌지 등 스페인에서 생산되는 식품들은 정말 쌌다. 물, 와인, 맥주와 과일 등을 사서 숙소로 갔다. 숙소에서 잠시 쉬면서 저녁식사를 마쳤다. 약간의 후식 후 야경 구경을 위하여 다시 “람브라스 거리”로 나왔다. 중세 시대에 빠져드는 구시가지의 아름다운 골목길 야경을 느끼기 위하여 고딕지구를 중심으로 다녔다.


고딕지구의 야경

“바르셀로나 대성당” 주변과 “산 펠리프 네리 광장” San Felip Neri, “왕의 광장” Placa del Rei 그리고 낮에 갔었던 ”레이알 광장”을 다시 둘러보았다. 스페인은 밤의 문화가 발달된 나라였다. 보통 밤 2~3시까지는 떠들고, 먹고, 마시고 하였다. 그래서 이번 여행기간 동안 아무리 힘들어도 야경 투어를 포기할 수 없었는지도 모른다.

고딕지구의 골목은 많이 복잡했다. 몇 번 잘못 들어갔다 나가기를 반복하면서 “바르셀로나 대성당” 앞의 “노바 광장” Placa Nova을 찾아갈 수 있었다. 광장에 도착하니 제일 먼저 피카소 그림이 그려져 있는 건축 설계사 건물이 눈에 띄었다. 뭔지 모르지만 막연하게 주변 풍경과 잘 어울리는 멋지고 예술적인 그림과 건물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시간이 늦어 성당에 들어갈 수는 없어서 대성당을 중심으로 주변을 돌아보았다.


"노바 광장"에 있는 피카소 그림이 그려진 건물
바르셀로나 대성당 앞


콜럼버스가 이사벨 여왕을 알현한 “왕의 광장”은 대성당 바로 옆에 있었다. “왕의 광장”에서 잠시 야경을 감상한 후 다시 성당 주변을 걷는데 어디선가 정갈한 여성의 노랫소리가 들려왔다. 중세에 만들어진 성과 벽돌들 사이로 바람이 심하게 골목을 흩고 지나가는 밤이었다. 세찬 바람 때문에 골목길 옆에 세워둔 화분의 나무들이 크게 흔들릴 정도였다. 대성당 옆 어슴푸레한 골목에서 한 여인이 30~40명 정도의 사람들 앞에서 버스킹을 하고 있었다. 걸음을 멈추고 들어보니 “벨리니” Bellini 의 오페라 “노르마” Norma 중 여주인공이 부르는 아리아 “Casta diva”(정결의 여신)이었다. 버스킹 하는 가수가 노래도 잘 불렀지만 중세의 골목과 싸늘한 바람의 분위기가 아리아와 잘 조화되어 감동으로 다가왔다.

바르셀로나에 발을 디딘 첫날 밤에 대성당 뒤 중세의 골목에서 아리아를 듣는 뜻밖의 호사를 누리다니......’ 우리의 여행이 축복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르셀로나 대성당 주변 골목길 야경


바르셀로나 대성당 뒤 골목의 버스킹


바르셀로나에서 가장 슬픈 역사를 지닌 곳은 아마 “산 펠리프 네리 광장”일 것이다. 스페인 내전 당시 프랑코 장군의 반정부군이 민간인을 학살했던 곳이며, 가우디가 전차에 치여 죽은 채 발견된 곳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산 펠리프 네리 광장”을 들러본 후 낮에 보았던 “레이알 광장”의 야경이 궁금했다. 밤에 가 본 “레이알 광장”은 오히려 낮에 갔었을 때 보다 사람들로 더 붐볐다.


레이알 광장에서의 야경 감상을 마지막으로 내일에 대한 더 부푼 가슴을 안고 설레었던 바르셀로나에서의 스페인 여행 첫날 일정을 마무리 지었다.


레이알 광장 야경
가우디 가로등이 켜져 있는 레이알 광장




"바르셀로나 대성당 뒤 골목 버스킹 동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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