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 day. 바르셀로나 Barcelona의 유혹 1)

by Arista Seo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 인정한 건축가 가우디


유네스코가 심사를 한 후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하는 건축은 보통 특정한 건축물이나 구역을 기준으로 한다. 지금까지 건축가가 기준이 되어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경우는 “가우디” 그리고 2016년 세 번의 도전 끝에 등재된 스위스 태생 프랑스 건축가 “르 코르뷔지에”뿐이다.

가우디의 건축물은 “건축가 가우디”가 세계문화유산의 주체로 심사받고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가 있다고 하겠다. 등재된 가우디 건축물의 공식 명칭이 “안토니 가우디의 건축물 Works of Antoni Gaudi”이라는 표현에서 알 수 있듯 그는 유네스코가 인증한 건축가인 것이다.


크던 작던 평생 그가 건축에 관여한 건축물은 약 60여 개가 되며, 이중 7개의 건축물이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어있다. 카사 빈센스(1878~1888), 구엘 저택(1885~ 1889), 콜로니아 구엘 성당 지하(1898~1914), 구엘 공원(1900~1914), 카사 바트요(1904~1906), 카사 밀라(1906~1912), 성가족 성당 (1884~1926)


스페인 여행 셋째 날은 “가우디”다움의 대표적 건축물 중 하나인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어 있는 구엘 공원 Parc Guell으로 시작하였다. 까탈루냐 광장 옆에 있는 “엘 꼬르테 잉글레스 백화점” 앞에서 24번 버스를 탔다. 어느 자료에선가 ‘아침 9시 이전에는 표를 끊지 않고도 공원에 들어갈 수 있다’는 이야기를 보았다는 아내의 말에 따라 아침 일찍 출발하였다. 이른 시간이어서인지 버스 안에 사람들은 많지 않았다. 버스를 타고 가면서 보이는 메트로 역 출입구 앞에 일일 투어를 하려고 모여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자주 눈에 띄었다.


‘와~ 벌써 이렇게 공원에 갈려는 사람들이 모이는 게 보일 정도면 사람들 정말 많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르셀로나 외곽 부근에 있는 펠라다산 Pelada 도로를 따라 주택가를 지나서 공원 후문 주차장에 도착하였다. 공원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일일 투어를 하기 위하여 한국인 여행객들 몇몇 분들이 벌써 모여 있는 것이 보였다.


자연과 인간에 대한 배려 구엘 공원 Parc Guell


구엘 공원은 본래 대규모 주택 단지를 짓기 위하여 구엘이 가우디에게 의뢰하여 설계한 곳이다. 고급주택을 지어 분양하려고 하였으나, 경사진 지형과 돌이 많아 공사 진행에 어려움이 있어서 단지 몇 개의 건물과 광장, 벤치 정도만 남긴 미완성 작품의 상태였다고 한다. 그 상태에서 구엘이 죽은 후 바르셀로나 시에서 이 땅을 1922년에 사서 이듬해 공원으로 공개한 것이다.


가우디는 20만㎡ (약 6만 평)의 경사진 산비탈을 가능한 자연 그대로 설계에 담아 길도 구불구불하게 하고, 이곳에서 공사하면서 나온 돌들도 활용하여 기둥으로 만들곤 하였다. 즉, 자연이 만든 1차 디자인에 가우디의 창조적 아이디어를 덧 칠 하는 형태로 공원을 설계한 것이다.


일일 투어 하는 사람들을 따라 이동하여 공원의 위쪽으로 올라갔다. 나무 숲과 노란 꽃들 사이로 이곳에서 공사를 하면서 나온 돌로 만들었다는 기둥들이 모여 마치 고대의 무슨 신전 같은 분위기를 풍기는 곳을 만났다. 이곳이 “오스트리아 가든” The Austria Gardens으로 공공 공원으로 바뀌었을 때 바르셀로나 시립 식물원으로 사용된 곳이라는 사실은 나중에 알았다. “오스트리아 가든”이라는 명칭은 1977년 오스트리아에서 기증받은 나무들이 심어져서 붙은 명칭이라고 한다.


구엘 공원 내 신비스런 분위기의 오스트리아 가든
이른 아침 구엘 공원 산책로에서 내려다 본 바르셀로나 시내


조금 더 경사진 산책 길을 따라 올라가니 사진에서 많이 보았던 구엘 공원의 동화 같은 건물과 바르셀로나 시내가 아래에 보였다. 별생각 없이 계속해서 산책 길을 따라 걸으니 개인 주택과 세상에서 제일 긴 벤치를 가진 공원의 광장도 보였다.


공원 산책길과 개인 주택, 산책길에서 본 광장

‘이상한데…… 우리가 갈려고 하는 곳은 벤치가 있는 저기 광장인데......’ 잘못 온 듯한 느낌이 들었다. 광장으로 들어갈 수 있는 출입구를 찾기 위하여 다시 처음 도착하였던 후문 입구로 돌아서 나갔다.


다시 공원 입구를 찾아 가는 길의 여유로움과 신비


후문에서 공원 안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도착해보니 차례를 기다리는 사람들로 서 있는 줄이 4~5 M 정도 되었다. 우리 순서가 되어 입장권을 사려고 하니, 안내원이 입장권을 살 수 있는 다른 줄로 안내를 해 주는 것이었다. 그러니까 지금까지 기다렸던 줄은 공원에 입장만을 위한 줄이었다.

‘아~ 오늘은 계속 꼬이네……’ 다행히 입장권을 사려는 줄에는 사람들이 많지 않아 금방 표를 살 수 있었지만...... 12:30~13:00 사이에 공원에 입장할 수 있는 입장권이었다. 그때가 오전 9:30 경이었는데…… 할 수 없이 12:30분에 입장이 가능한 표를 산 후 공원 담장을 따라 걸어 정문 앞으로 갔다.


구엘 공원은 반드시 인터넷으로 예매를 한 후 지정된 시간에 입장을 하여야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그리고 무료 코스와 유료 코스로 나뉘어져 있는데 무료 코스가 유료 코스인 공원 내부를 감싸고 있는 꽤 넓은 지역이라는 사실을 알고 여행 계획을 세워야 했었다.


위 지도의 녹색 나무로 그려진 부분이 무료공원, 안에 있는 노랑색 부분이 유료 공원


돌로 쌓아 만든 담장과 담장 위를 덮은 타일이 현실과 동화의 세계를 구분하는 경계선 역할을 하는 것 같았다. 정문 건너편에 도착하니 구엘 공원의 상징이기도 한 “헨젤과 그레텔” 동화 속에 나오는 상상의 과자집 같은 건물이 눈에 확 들어왔다. 바깥쪽에서 본 것만으로도 동화 속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가 떠올랐다. 곡선의 부드러움과 타일을 이용한 장식들로 만든 순수의 세계가 나를 포함하여 근처에 모인 모든 사람들을 열심히 유혹하고 있었다.

두 건물 사이에 있는 철제 정문에 새겨진 야자수 잎사귀 모양을 보니 가우디의 혼이 들어간 곳이 맞구나 하는 즉각 반응이 이제는 뇌에서 왔다.


현실과 동화 세계의 경계. 구엘 공원 담벼락과 야자수 잎 철제 정문.


구엘 공원 정문


병원이 아닌 지상의 낙원 “산 파우 병원” Hospital de Sant Pau


12시 30분까지 비어진 시간 동안 “산 파우 병원” Hospital de Sant Pau을 가기로 하여 버스를 타고 이동하였다. “산 파우 병원”은 가우디와 함께 모데르니스메 운동의 양대 산맥으로 불리던 “몬타네르” Montaner가 설계한 병원이다. 1997년 “까탈루냐 음악당”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으며, 1401년에 병원으로 설립되어 지금까지도 병원으로 사용하고 있다.


우리가 병원에 도착할 때쯤 파란 하늘에 먹구름이 끼더니 비가 내리기 시작하였다. 병원 내부와 건축물을 돌아볼 수 있는 투어 프로그램이 있어 병원 안을 둘러보았다. 환자들이 편안한 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지어진 병원이지만, 내부 모자이크 타일과 병원 안 스테인드 글라스, 건물들의 극단적 화려함이 만들어내는 아름다움에 입이 쩍 벌어졌다.


‘와! 정말 병원이 이렇게 화려하게 아름다워도 되는 거야!’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이 화려함과 아름다움에 감동해서 많은 환자들이 삶에 더 애착을 느끼고, 살고자 하는 의지가 샘솟듯 솟아날 것 같았다.

때맞춰 내리는 비와 정원의 오렌지 나무가 병원 건물들과 어우러져, 차라리 병원이 아니라 낙원에 와 있다는 착각이 들게 하였다. 오늘은 아침부터 “자연 속의 힐링”으로 시작하여 “동화 속의 순수”, “화려함의 행복”으로 멈춤 없이 나를 유혹하고 있었다. 행복했다.


건물은 지을 때 각도를 몇 도 틀어 지어서 병원 안에 있는 창문을 통해 밖을 보면 “사그리다 파밀리아 성당”이 보이게 하였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성당에서는 병원이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무슨 의미일까?


산 파우 병원 가는 돌담길과 병원 메인 광장
산 파우 병원 건물들


산 파우 병원 내부 1)
산 파우 병원 내부 2)


산 파우 병원 안에서 본 창문 밖 전경1)
산 피우 병원 안에서 본 창문 밖 전경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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