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adix, Granada
스페인에서 차량 여행은 어떤 차를? 휘발유는 어떻게?
렌트 혹은 리스 차량을 이용한 여행의 장점으로는 대중교통 이용이 불편한 곳을 수월하게 여행할 수 있다는 점, 독립된 공간에서의 자유로움이 보장되며 여행 일정 조정이 가능하다는 점 등을 들 수 있다. 반면 운전자의 부담 및 피로는 단점으로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렌트 나 리스 차량으로 여행을 결정한 후 가장 먼저 고민되는 것은 어떤 차를 이용할 것인지 차 종을 선택하는 것이다. 짧게 답한다면 “충분한 실내 공간 확보와 연비” 이 두 가지 사항을 고려하여 선택할 것을 권하고 싶다.
스페인의 경우 휘발유 가격은 우리나라보다 약간 비싼 수준으로 리터당 약 1,700원 정도였다. 휘발유는 Gasolina, 디젤은 Gasoleo로 표기되어 있으니 절대로 혼돈해서는 안 된다. (경험이 없어 모르지만 만약 바꿔 넣으면, 넣은 기름을 다 빼내고 차량 회사에 추가로 비용을 엄청 내야 된다고 한다.)
거의 모든 주유소가 셀프로 주유를 하여야 한다. 먼저 데스크에 가서 얼마큼 넣을지 계산을 한 후 해당 주유기로 가서 넣으면 된다. 만약 full로 넣을 경우에는 데스크에 이야기하고 주유 후 되돌아가서 계산하면 된다.
스페인에서 운전을 두려워하지 않아도 된다.
구글 맵 내비게이션의 경우 거의 정확하나 아주 드물게 업로드가 안되어 잘못 안내를 할 경우가 있다. 이때는 가까운 큰길로 나오면 대부분의 경우 자동으로 경로를 재설정해서 안내를 해준다.
우리나라에서도 마찬가지지만 내비게이션의 안내에 따라 길을 찾아가는 경우 대부분 안내대로 하면 되지만 순간적으로 운전자가 판단을 하거나 선택해야 할 경우도 있다. 이런 상황에 부딪치게 되면 무엇보다 당황하지 말고 천천히 길 옆에 정차를 하고 상황 판단을 한 후 움직이는 것이 좋다. 이번 여행에서도 연말연시 행사와 축제 등으로 차량 통행을 통제하여 몇 번이나 같은 길을 뱅뱅 돌다가 결국 큰길 옆 주차장에 주차를 한 후 걸어서 목적지를 찾아간 경우가 있었다.
유럽의 경우 구시가지가 대부분 길이 좁아서 일방통행인 경우가 많다. 그리고 통행 제한 – 이탈리아의 경우 “ZTL (Zona traffic limitato)” 스페인의 경우 “Acceso Restringido” – 구역에서 카메라로 촬영하여 벌금을 청구하니 조심해야 한다. 대부분의 제한 구역이 구시가지 구역에 있으니 구시가지로 가야 할 경우에는 구시가지 인근에 주차 후 걸어서 목적지를 돌아보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라고 하겠다.
유럽에 많이 있는 “회전 로터리”에서 빠져나가는 길목의 경우 “00째 로터리에서 빠져나가십시오”라고 안내를 하는데, 이때 들어만 오는 일방통행 길목은 나가는 길목 순서에서 제외된다는 점을 유의하도록 한다. 또한, 회전 로터리에서는 무조건 진입 전에 정차를 하여야 하며 회전하고 있는 차량에게 우선권이 있다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한다. 처음에는 어색하지만 몇 번 하고 나면 곧 익숙해져서 오히려 더 편하게 느껴지는 교통 시스템이다.
스페인의 경우 교통 법규나 표지판 등이 우리나라와 비슷하여 어렵거나 힘든 부분은 거의 없었으나 로터리, 교차로의 도로 바닥에 표시되어 있는 진입 방향의 “삼각형 표시 △” 와 “화살 표식 오각형” 두 개의 표시만이 우리나라와 반대 의미였다. 이 점을 꼭 주의하여야 한다. 차량 통행이 많은 곳에서는 앞 차를 따라가면 되니까 잘 몰랐는데, 차량이 없는 곳에서는 헷갈리는 경우가 있었다.
톨게이트나 고속도로의 이용은?
톨게이트의 경우 우리나라처럼 티켓을 뽑고 후불하는 경우와 현금을 지급하는 두 가지 경우가 있다. 또한, 우리나라의 ‘하이패스”와 같은 징수 시스템도 있었다. 자동지불 카드가 없다면 반드시 “사람 표시”, “동전 표시”, “유로화 표시” 혹은 “manual”이라고 표시가 되어있는 게이트로 나가도록 신경을 써야 한다.
스페인은 우리나라와 비슷하게 크게 국도와 고속도로 두 가지가 있는데, 고속도로가 유료와 무료로 나뉘어 있는 점이 달랐다. 무료 고속도로가 “Auto Via”, 유료 고속도로가 “Auto Pasta”이다. 두 고속도로의 차이점은 정확하게는 모르겠지만, 최근에 건설된 도로가 유료인 것 같았다. 왜냐하면 국도와 무료 고속도로 Auto Via의 경우 휴게소가 도로에서 근처 마을 가까이로 들어가거나, 근처 마을 사람들의 접근이 용이 한 위치에 많이 있었다. 반면 유료 고속도로의 경우 우리나라처럼 고속도로 바로 옆에 붙어 있는 경우가 많았다.
유료이든 무료이든 고속도로의 제한 속도는 시속 120KM였으며 통행량도 많지 않았다. 이탈리아보다 자동차 여행을 하기에는 훨씬 수월할 정도였다.
주차는 반드시 건물 내 혹은 지하 공용주차장에... 주차비 아끼면 안 된다.
여행을 하면서 주차는 반드시 건물 내 주차장이나 지하 공용주차장을 이용하여야 한다. 안전사고, 도난 사고, 주차 위반으로 인한 경제적 피해나 여행 기분을 망치는 일 등이 생기는 것을 원천적으로 봉쇄하기 위해서 다소 주차요금이 들더라도 꼭 지키는 것이 좋다.
아울러, 제한 속도 등 교통법규도 꼭 지켜 잠깐의 안일함으로 여행을 망치는 우를 범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지중해 카르타헤나의 아침
카르타헤나를 떠나기 전 “카라코티나 해변”이 내려다 보이는 언덕 위로 올라갔다. 아침 햇살이 포근하게 쏟아지는 지중해와 항만의 요트, 야자수가 어울려있는 풍경이 펼쳐졌다. 지중해로 쏟아지는 아침 햇살이 참 따뜻하게 느껴졌다. 공원 벤치에는 이른 아침인데도 여행객인지 집시인지 한 남자가 벤치에 앉아 기타를 치고 있었다. 아침 햇살을 받으며 기타를 치는 그 남자의 얼굴에 살짝 비치는 옅은 미소가 편안해 보였다.
국도를 타고 “알푸하라스” Alpujarras 지역을 향해 출발하면서 예상 소요 시간을 보니 6시간이 걸렸다. 멀리 지중해를 옆으로 보며 넘어가는 스페인 남부 황량한 산의 중턱에서 도로 옆에 차를 세우고 아내와 오늘 일정에 대해 상의를 한 후 계획을 변경했다. 남부의 동굴마을 “과딕스 Guadix”를 거쳐 “그라나다 Granada”로 가기로 했다. “알푸하라스” 지역은 “그라나다”에서 나오면서 들르기로 하였다. 그런데 그때 아내가 한 가지 더 제안을 하였다.
“어제 국도 타고 오면서 보니까 너무 많은 마을들을 지나는 거 같더라…… 그렇게 다니면 당신이 운전하느라 힘들어서 지칠 거 같은데…… 그렇다고 고속도로 통행료는 너무 비싸고…… 내가 생각해 보니까 스페인에 무료로 다니는 고속도로가 있다고 하는 거 같던데…..”
“아! 맞다. 나도 책에서 본 것 같아. 무료 고속도로! 인터넷에서 찾아보자……”
아내가 이때 기억해낸 “무료 고속도로”로 인해 우리의 이번 여행이 얼마나 알차고 편안해졌는지…… 구글 맵 내비게이션의 옵션을 “유료도로 제외” 만으로 변경하였다. Auto Via! 이때부터 여행기간 동안 스페인에서 톨게이트 비용은 마드리드로 들어갈 때 자동차 전용도로 이용료 한번 낸 것 외에는 한 푼도 들지 않았다.
돈을 내지 않는 무료 고속도로인데도 스페인의 Auto Via는 곳곳의 도로망과 잘 연결되어 있고 길도 잘 닦여져 있었다. 우리나라 고속도로 정도 상태의 도로 수준으로 제한 속도도 구간마다 조금 다르지만 보통 120km였다. 우리나라와 다른 점은 휴게소를 갈려면 고속도로에서 나와 마을 입구까지 가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그것이 오히려 더 좋았다. 정말 스페인의 깊은 곳까지 들어가 속속들이 파헤치고 다니는 기분이 들었다.
안달루시아 Andalucia 의 품으로
Auto Via를 타고 시에라 네바다 산맥의 정상 눈 산이 보이는 안달루시아 지방으로 들어갔다.
스페인의 자치주 중 인구가 가장 많으면서(2014년 기준 840만 여 명) 지중해를 끼고 있는 스페인 남쪽 안달루시아 Andalucia 지방은 이베리아 반도에서 이슬람 세력이 최후까지 남아있던 지역이었다. 대부분 지역이 지중해성 기후를 나타내고 있으며, 전통적인 지중해성 작물을 생산하는 농업생산지역으로 공업은 거의 발전하지 못하였다. 이슬람과 가톨릭의 유적들이 혼재해 있어 관광업이 다른 분야에 비하여 월등하게 발전하였으며 세비야, 코르도바, 말라가, 그라나다, 론다 등의 도시를 거느린 예술과 열정의 지역이다.
“그라나다”의 동쪽에 위치해 있는 “과딕스 Guadix”는 산허리에 있는 동굴 집으로 유명한 작은 소도시이다. 이곳에서 동굴 집을 잠시 둘러본 후 “그라나다”로 향했다.
그라나다의 "알바이신 지구"
예상보다 “그라나다”의 예약해 둔 호텔에 일찍 도착했다. 호텔도 그라나다 “알람브라 궁전” 주차장 바로 옆에 있었다. 호텔에서 잠시 쉰 후 걸어서 “알바이신” 지구로 갔다. 아랍의 향취를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지역이면서도 소매치기를 항상 조심해야 하는 위험 지역으로 바짝 긴장을 하면서 걸었다. 위험에도 불구하고 굳이 나선 이유는 이 지구의 위에 있는 “산 니꼴라스 전망대”가 “알람브라 궁전”의 야경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었다. 미로같이 구불구불 이어진 가파른 길을 따라서 하얀 외벽의 집들이 늘어서 있는 것도 볼만했다.
전망대에 올라 서 바라 본 궁전의 야경은 듣던 그대로 아름다웠다. 멀리 시에라 네바다 산의 흰 눈과 암청색 하늘, 누런 조명의 담벼락들이 신비로움을 자아내고 있었다. 그러나, 처음부터 우리 주변에서 일정 거리 떨어져 우릴 지켜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청소년의 무리를 경계하느라 감흥이 조금은 떨어졌다. 긴장을 늦추지 않고 알바이신 지구를 내려오면서 아랍 풍의 상점들과 거리 모습을 즐겼다.
그라나다 시내의 맛 집을 찾아서 “나바로” 거리로 갔다. 시내 거리를 둘러보면서 “타파스”를 먹을 것인지 “피쉬 튀김”을 먹을 것인지 고민을 하다 내일의 기대되는 “알람브라 궁전” 여행을 위하여 “피쉬 튀김”을 테이크 아웃해서 호텔에서 와인 한잔과 함께 먹기로 하였다.
설레임의 밤
“그라나다 땅을 잃은 것보다 다시는 이 궁전으로 못 돌아오는 것이 슬프다.”라고 말하면서 눈물 흘린 나스리 왕국의 마지막 왕 “보압딜”의 이야기가 생각나며 가슴이 설렜다. 몇 시간 뒤 해가 뜨면 가게 될 500여 년 전으로의 여행에 대한 기대로 더욱 설렜다. 지금 와인 한잔을 함께 나누고 있는 사람과 내일 함께 공유하게 될 아름다움에 대한 기대로 한 없이 설렜다.
오늘은 이렇게 “설레임”을 두 손 잔뜩 부여잡고 “알람브라 궁전” 옆에서 잠들며 하루를 정리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