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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의 자유 8)

마오리족의 Tauranga, Rotorua

by Arista Seo

7,000만 년 전 지구가 오대양 육대륙으로 쪼개지기 전 하나로 이루어진 대륙을 ‘곤도아나 대륙’이라고 하는 설이 있다. 이 설에 의하면 뉴질랜드는 오대양 육대륙으로 나뉠 때 대륙으로부터 떨어져 나와 인도호주판과 태평양판 사이에 위치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중 한반도의 1.2배 크기인 북섬은 수십 개의 화산으로 형성되었다. 대표적인 화산으로는 마웅가누이 산, 타라웨라 산, 나우루호에산, 루아페후산, 타라나키산 등을 이야기한다.

타우랑가 Tauranga 해변에서 바라본 마웅가누이 산 Mt. Maunganui

뉴질랜드는 인간의 발이 닿기 전까지는 각종 동식물이 생존하는 태고의 땅이었다. 그러다 1,000년 전 10세기에 폴리네시아 원주민인 마오리족이 들어오면서부터 자연은 서서히 파괴되기 시작하였다. 대표적 사례인 ‘모아새’의 경우 인간에게 식용으로 이용되어 멸종이 되었다. 뉴질랜드의 두 번째 자연 파괴는 18세기 백인들이 이주해오면서 시작되었다. 특히 소, 양 등을 들여오면서 절정을 이루었다.


10세기 북섬으로 건너온 마오리족은 유럽인들이 이주해 오기 전까지 자연환경에 적응하면서 석기 문화를 바탕으로 한 그들의 독특한 문화를 발전시켜 왔다. 18세기에 유럽인들이 뉴질랜드로 오면서 몇 차례 충돌이 일어났다. 그리고 그들은 공존을 위하여 아주 중요한 조약을 맺었다. 1840년 2월 6일 맺은 ‘와이탕기 조약’이다. 이 조약으로 ‘뉴질랜드의 역사’가 시작되었다. 마오리족과 유럽인들이 같은 땅에서 함께 살기로 뜻을 모은 뉴질랜드 건국이념인 것이다. 조약은 영국 여왕에게 주권을 이양하고 마오리족은 토지소유를 인정받는 내용으로 영국 왕실 대표와 45명의 마오리족 족장들 사이에 맺어졌다.


그래서 뉴질랜드 국기에는 영국을 상징하는 유니언 잭 디자인과 마오리족 깃발의 별 네 개가 합쳐져 있다. 뉴질랜드에서 마오리족 문화에 대한 존중은 여행을 하는 동안 북섬 곳곳에서 느낄 수 있었다.

로토루아의 '테 푸이아 Te Puia'
로토루아 'Wai O Tapu'

불안감 때문에 잠을 설쳤지만 다행히 밤새 아무런 사건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래도 빨리 그곳을 벗어나고 싶었다. 일행을 재촉해 아침 식사를 마친 후 서둘러 그곳을 나왔다. 파크 오피스에는 당연히 아무도 없었기 때문에 결국 공짜로 파크를 이용한 결과가 되었다.


목적지인 타우랑가 Tauranga의 마웅가누이 산 Mt. Maunganui은 마오리 3개 종족의 성지인 곳이다. 또한 ‘타우포 화산대’에 속해 온천물이 좋은 곳으로 유명하다. 인구 12만의 대도시 (뉴질랜드 전체 인구 400만)로 대표적인 휴양도시답게 유명 브랜드의 샵들을 거리에서 볼 수 있었다.

타우랑가 Tauranga 해변

‘마케투 Maketu’에서 ‘타우랑가’로 가는 빠른 도로가 뉴질랜드에서 ‘톨 로드 tollroad’ 비용을 내는 3개 도로 중 한 곳이다. 전자감응식 장치로 되어있는 톨 로드의 비용 납부는 인터넷 상에서 사전 등록을 해 이체를 신청하거나, 도로 이용 후 5일 이내에 인터넷에서 납부를 하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www.tollroad.govt.nz에 접속하여 이용하면 된다. 만약 톨 로드를 이용한 후 납부하지 않으면 약 한 달 정도 지난 후 3만 ~ 4만 원 정도의 추가 비용과 함께 캠퍼밴을 랜트할 때 등록한 카드에서 자동으로 결재가 된다. 우리가 이용한 ‘Tauranga Estern Link’의 톨 로드 비는 3,500원 정도였다.

톨 로드 Tollroad 전자감응장치

마웅가누이 산기슭을 따라 둘레를 도는 트레킹 코스가 있다. 약 3.5km의 해안을 따라 만들어진 길이다. 많은 사람들이 우리처럼 둘레길을 걷기도 하고, 정상으로 오르기도 했다. 산 정상에서는 패러글라이딩이나 암벽 등반을 한다고 한다. 둘레를 도는데 약 한 시간 정도 걸렸다. 전날 밤 잠을 제대로 못 자서인지 많이 피곤했다. 해안선을 따라 둘레길을 걸은 후 나는 캠퍼밴으로 돌아가서 잠을 자고, 아내와 처제는 산 정상 등반을, 두 처형은 시내 관광을 하였다. 여행을 떠난 후 처음으로 각기 헤어졌다.


여행을 마친 후 이때의 사진을 보니 자기들끼리 커피도 마시고, 맛있는 파이도 사서 먹고 아주 신들이 난 얼굴이었다.

마웅가누이 산 해변 둘레 길

두 시간 정도의 시간이 지난 뒤 일행들과 만나 마웅가누이의 자랑 소금물 온천 ‘마운트 핫 풀 Mountain Hot Pools’로 함께 갔다. 14,000원 정도의 입장료로 쌓인 피로를 풀어주기에 좋았다.

타우랑가 '마운트 핫 풀'

마오리족은 온천 지역을 축복받은 장소라 생각하고 존중하는 마음을 가졌다고 한다. 따뜻하게 지낼 수 있다는 점과 물을 구하기 쉽고 증기로 요리까지 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600년 전 북섬의 화산 폭발 때 마오리족은 ‘로토루아 Rotorua’ 지역으로 피신해와 그곳에서 살게 되었다. 마오리어로 ‘두 번째 물’이라는 뜻의 로토루아라는 이름은 북섬에서 두 번째로 큰 호수가 그곳에 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마운트 핫 풀’에서의 온천을 마친 후 로토루아로 향했다. 출발 전 ‘로토루아 호수’ 옆에 있는 ‘Cosy cottage thermal Holiday Park’를 예약했다.

파크에 들어가기 전 먼저 ‘하무라나 샘 Hamurana’ 공원을 둘러보았다. 다리 위에서 아이, 어른 할 거 없이 다리 밑 개천의 물을 향해 점프를 즐기고 있었다.

하무라나 샘에서 본 '블랙스완'
하무라나 샘 다리 위에서 점프하는 아이들

40만 평이 넘는 규모를 갖추고 뉴질랜드 낙농의 모든 것을 보여주는 ‘아그로돔 Agrodome’에 갔으나 시간이 지나 입장을 할 수 없었다. 대신에 우연히 양을 우리로 몰아넣는 개의 영리함을 볼 수 있었다.

아그로돔 Agro dome 양 동상과 돔내 양몰이하는 개

예약을 한 파크에 도착해 배정된 사이트에 주차한 후 주변을 돌아보니 온천지역답게 파크 내에 별도의 온천탕이 있는 등 시설이 훌륭했다. 로토루아에 삼 일간 있을 예정이어서 추가 예약을 하였다.

Cosy cotage thermal Hoilday Park에서의 저녁 식사

다음날 아침 ‘뇽고타하 산 Mount Ngongotaha’ 전망대로 올라가는 ‘Skyline Rotorua’로 갔다. 리프트를 다고 올라가 최근 국내에서도 관심을 받고 있는 ‘루지(luge)’를 탔다.

루지를 타고 내려갈 때 느껴지는 속도감과 구불구불한 트랙이 재미있었다. 루지를 타고 내려오는 사람들의 얼굴을 보니 남녀, 나이 구분 없이 다들 즐겁고 행복한 얼굴들이었다.


‘그래. 인생은 가끔 아무 생각 없이 몸으로 느껴지는 것에만 충실할 필요가 있지. 그게 영혼의 순수이고 맑음 아니겠어…… 그저 이 순간, 이 시간 즐겁고 행복하면 되는 거야……’ 루지를 타고 내려오는 일행들의 사진을 찍기 위해 기다리는 동안 짧게 든 생각이었다.

조금 시간이 지난 후 루지를 타고 내려오는 아내와 처형들의 얼굴에서 순수한 맑은 웃음이 보였다. 덩달아 내 마음도 가벼워졌다.

Sky line Rotorua 리프트와 루지

기분이 좋았는지 전망대 휴게소에서 처제가 아이스크림을 일행 모두에게 사줬다. 우리 모습이 좋았는지 직원도 아이스크림을 듬뿍 얹어줬다.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아이스크림이었다.

Sky line 전망대

‘Skyline Rotorua’ 옆에 ‘레인보우 스프링스 자연공원’이 있다. 일종의 식물원이다. 가벼운 마음으로 무료인 곳만 관람하였다.


오후에는 레드우드 숲길을 걸었다. 1,700만 평 규모의 숲으로 Whakarewarewa Forest’라는 정식 명칭을 가지고 있다. 이 숲은 양치식물이 많아 공룡 촬영지로 인기가 많다고 한다.

나무 한 그루 한 그루의 크기가 대단했다.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그 깊은 숲 길에 산악자전거 트랙이 다 조성되어 있고,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도 많다는 사실이었다. 남녀노소 자전거를 즐기는 모습이 정말 건강해 보였다.


‘나이가 들어도 건강하게 늙어가야 한다.’고 다시 한번 되새겼다.

1,700만평의 레드우드 숲

‘로토루아’ 시내에 들어가면 이상야릇한 냄새가 온 시내 천지에서 진동을 한다. 바로 온천의 유황에서 나오는 냄새다. 냄새에도 불구하고 시내에서 사진 찍기 좋은 곳으로 ‘거버먼트 가든과 로토루아 박물관’이 있다. 1908년 지어진 온천을 환자 치료용으로 쓰던 건물인데 현재는 박물관으로 사용하고 있다.

로토루아 '거버먼트 가든'
호숫가 온천
시내 공원

마오리족의 터전이었던 로토루아는 호수와 온천을 중심으로 곳곳에 공원들이 있고 외곽은 레드우드 숲이 병풍처럼 감싸고 있는 도시였다.

Sky line전망대에서 바라본 로토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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