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고른 옷 하나로 버텨내는 하루

하루 종일 편안하셨나요?

by 아리당스

보통 직장인의 하루는 아침 8시쯤 시작해서 저녁 8시는 되어야 끝이 난다. 하루 24시간 중 적어도 12시간 정도는 밖에서 보내는 하루.


직장인일 때 나의 삶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아침 7시에 집을 나섰고 저녁 7시쯤 다시 돌아올 수 있었다.

외출해 있는 동안 일도 하고 사람도 만나고 밥도 먹고 커피도 마시며 다양한 활동들을 하게 되는데, 아침에 고른 옷이 마음이 들지 않은 날은 하루종인 여간 신경 쓰이는 게 아니었다.


전날 입을 옷을 잘 챙겨두고 자서 바쁜 아침에 후다닥 입고 출근할 수 있으면 가장 좋겠지만 인간이라는 게 어디 그렇게 되나. 전날 늦은 시간까지 넷플릭스 보며 놀다가 피곤한 아침을 맞이하고는 손에 잡히는 대로(=그냥 빨래가 되어있는 옷으로) 입고 나가는 게 일상이었다.

그리고는 갑작스러운 저녁 약속이라도 잡히는 날이면 점심때 근처 몰에서 빠르게 쇼핑해서 입고 나가곤 했던 기억이 난다.


그러면서 늘 들었던 생각이 있었다.

아침에 옷장을 열었을 때 아무 생각 없이 손이 가는, 정말 마음에 들어서 어디든 입을 수 있는 그런 믿고 입는 아이템이 하나 있으면 좋지 않을까?

회사에서는 옷도 업무의 연장선이라 생각하기에 스티브잡스처럼 매번 똑같은 옷을 입을 수는 없겠지만, 계절에 따라 바뀌는 겉옷에 맞춰 같이 입을 마음에 쏙 드는 기본템이라도 있으면 좋을 텐데 어디 없을까?


오래 앉아있어도 엉덩이가 불편하지 않고, 공식적인 자리에서도 옷매무새가 흐트러짐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언제든 입었을 때 나를 당당하게 만들어 줄 수 있는 옷.


브랜드를 준비하면서 가장 먼저 떠올린 핵심포인트가 바로 이 부분이었다.




브랜드의 시그니처 아이템이 누구나 아침에 옷장을 열자마자 바로 손을 뻗을 수 있는 기본템이 되기를 바랐다. 모든 여성의 신체사이즈를 맞출 수는 없고 그렇기에 모두에게서 완전한 만족감을 이끌어 내기는 힘들겠지만 내 제품과 잘 맞는 누군가에게는 이 제품을 입는 순간 그 자체만으로도 온전함을 느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시그니처 아이템을 기본템으로 가져간다는 것은 사실 꽤나 리스크가 있다. 기본템일수록 단순해야 하고 군더더기가 없어야 하는데 시그니처 아이템을 심플한 디자인으로 가져간다는 것은 어쩌면 서로 상충되는 컨셉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가 굳이 시그니처 아이템을 가장 기본적인 아이템으로 가져가고 싶은 이유는 디자인보다는 제품의 기능에 강점을 두고 싶기 때문이다.


촉감에 유독 예민한 나는 조금이라도 불편함을 주는 제품은 그 즉시 아웃시킨다. 제품을 선택할 때 디자인이나 브랜드보다 착용감을 늘 최우선으로 두는 편이다. 그래서 나에게 시그니처 아이템은 브랜드의 정체성을 대변하는 독특한 디자인이기보다는, 입었을 때의 만족감이 최상인 제품이길 바란다.




프리오픈으로 시그니처 아이템을 먼저 선보일 예정이다.


입었을 때 완전한 만족감을 주기 위해서 여러 개의 패턴을 나누고 원단은 특히나 더 신중하게 고르는 등 여러 가지 시도를 해보고 있는 중이다.

브랜드의 첫인상이 될 이 아이템이 내가 원하는 모습 그대로 탄생할 수 있길 바라며 몇번이나 완성본을 다 엎고 수정 후 샘플링하는 작업을 반복하고 있다.


내 몸이 기준점이 될 수는 없겠지만 유독 민감한 내가 이 옷을 입고 만족한다면 적어도 나와 비슷한 체형의 누군가는 만족하리라 믿는다. 그리고 그런 사람이 한 명만 있더라도 지금의 노력은 결실을 맺는 것이 아닐까.


힘든 하루를 보낼 누군가에게 자신 있게 추천해 줄 수 있는 믿음직스러운 아이템이 될 수 있도록, 그리고 그 아이템이 따스한 위로가 될 수 있도록 잘 만들어 보리라 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