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깊은 곳에서, 이 불행의 존재 역시 행복에 대해 무언가를 배울 수 있게 해 줄 것이라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_<꾸뻬 씨의 행복 여행> 중
행복은 어쩌면 많은 사실들을 몰라서도 그렇고 누군가는 희생하기에 그 주변부로 느끼는 긍정적 감정일 수도 있다. 사회적으로 성공한 것은 아니나 나를 올곧게 키워주신 것에 부모님께 늘 감사하다. 나는 행복하고 순탄한 가정에서 나고 자랐다. 부모님은 나와 내 동생 앞에서 큰 소리 한 번 내신 적 없으셨고, 늘 사랑을 듬뿍 주셨었다. 순진한 건지 나는 세상에서 우리 부모님이 가장 금슬 좋고 우리 가족이 가장 행복한 줄로만 알았다. 나도 당신네처럼 늙고 싶었다.
어제는 문득 엄마가 속얘기를 털어놓았고 몰랐던 에피소드들에 난 크게 놀랐다. 들을 준비도 되지 않았던 터라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몰라서 그저 고개만 끄덕였다. 마음이 아팠고, 그런 갈등들을 헤쳐나간 것에서 이루 말할 수 없이 감사했다.
우리 엄마, 아빠는 싸울 줄 모르시는 줄 알았다. 큰 소리 내는 것도, 화내는 것도, 모진 말들도 다 모르시는 줄 알았다. 늘 사이가 좋았으며 굴곡 없는 가정을 꾸리고 계신 줄 알았다.
내가 아이를 낳고 엄마의 위치에 있다 보니 그 시절 부모님의 현명함과 지혜가 얼마나 대단한 것인가를 느낀다. 당시 부모님이 다른 선택을 했다면 우리 가족은 화목하지 않았을 것이며 나 또한 부정적인 영향을 크게 받으며 성장했을 것이다.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대입시켜 보니 그 위대함이 배로 다가왔다. 우리 가족이 화목했던 건 두 분의 큰 노력이 있었다는 것을 몰랐다. 그냥 행복하고 기쁨만 있는 줄 알았던 화목한 가정 그 내면에는 엄마가 오랜 세월 흘린 눈물이 들어있었다.
“늙으면 부부 밖에 없어,
자식도 친구도 다 떠나가”
그럼에도, 엄마는 자주 말씀하셨다.
미우나 좋으나 인생의 반려자.
부부란 그런 것인가 보다.
엄마가 행복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