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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리스 May 29. 2024

AI를 뛰어넘는 인간 다움

<휴먼 엣지>를 읽고

2020년 영국 '올해의 비즈니스 책'으로 선정된 <The Human Edge>다. 저자인 그렉 옴은 전 세계에서 350회 이상의 순회강연을 했으며 세계 각국의 CEO와 저명인사들은 저서를 최고의 책이라고 극찬했다. IQ, 재능, 운, 환경 그리고 인공지능을 뛰어넘는 휴먼 엣지는 4C에 있다. 



Consciousness 의식 - 잠재력을 깨우는 동기부여

Curiosity 호기심 - 근육처럼 기를 수 있는 것

Creativity 창의성 - 무궁무진한 아이디어 폭발

Collaboration 협업 - 인간 네트워크

 

 그렉 옴의 두 번째 저서 <휴먼 엣지>는 디지털 경제에서 인공 지능을 뛰어넘을 수 있는 가장 인간다움을 선보인다. 






 부모의 경제적 소득을 보고 그 자녀들은 자신의 수저 색깔을 논한다. 부모가 부유할 경우에 그 자식들은 금수저를 갖고 태어난 것이며 부모가 중산층이면 그들의 자식은 은수저다. 부모가 물려줄 것이 없는 팍팍한 살림의 자식들은 수저에 가득 묻은 흙으로 수저 색깔마저 논할 수 없다. 수저의 색깔만큼 물려받은 유전자와 재능 그리고 가정환경은 분명 중요하다. 우리는 이처럼 태어날 때부터 결정되는 것들을 일컬어 '운'이라고 여겼으며 '운명'은 그 누구도 거스를 수 없다고 간주했다.


 그러나 역사를 잠깐만 살펴봐도 '운명'을 거스르는 인물들이 만연하다. 스티브 잡스는 고졸 학력에 가난한 부모 아래에서 자랐다. 그는 집에 딸린 작은 차고지에서 최초의 개인용 컴퓨터인 매킨토시를 만들었다.  필 나이트는 부모의 반대에도 무릅쓰고 발품을 팔아가며 신발 브랜드의 후발 주자인 블루리본을 만들었다. 블루리본은 지금의 업계 1위 나이키를 만들었다. 우보천리, 소 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26년 동안 천 원을 고집하는 (주)아성 다이소 박정부 회장은 40대에 회사에서 해고당했다. 뭘 해도 늦은 나이에 그는 작은 가게를 열었으며 현재 그 가게의 매출은 3조를 넘어섰다. 


 바야흐로 세상은 디지털 공화국이다. 스마트폰에 맞춰둔 알람으로 아침을 시작하며 스마트폰으로 날씨를 확인하고 대중교통의 도착 시간을 체크한다. 버스나 전철에서도 사람들의 시선은 한곳에 집중되어 있다. 회사에서는 pc로 업무를 처리하고 점심시간이면 키오스크로 음식과 커피를 주문한다. 퇴근 후에는 넷플릭스 영상을 보거나 sns 피드를 보며 하루를 마무리한다. 디지털 기술은 매일 진화를 거듭하며 우리의 삶에 윤택함을 더해준다. 그러나 모순적이게도 본래의 나를 찾기 위해서는 의식적으로 디지털 기기를 멀리해야 한다. 잘 사용하면 편의성을 갖춘 기기이지만 사용하다 보면 무의식적으로 스마트폰에 매료된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우리는 지나치게 알고리즘의 덫에 걸려 있다. 또한 퇴근 이후에도, 휴가 기간에도 이메일과 업무용 채팅의 알람은 그칠 줄 모른다. 디지털 기기는 사용자가 의식하며 똑똑하게 사용할 줄 알아야 한다. TV가 세상에 출시되었을 때 사람들은 그것을 바보상자라고 칭하면서도 리모컨을 손에 꼭 쥐고 있었다. 바보상자를 넘어 스마트폰은 마약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해악이 분명함에도 화려한 작은 화면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태어난 환경과 수저 색깔은 각기 다를지라도 세상에 공평한 것이 단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하루 24시간이라는 시간이다. 무의식 속에 흘려보내는 시간들이 아깝지 않은가.


  어린아이들의 생각은 유독 하늘의 구름처럼 둥실둥실 떠있다. 어른은 비현실적이라며 그 구름들을 마구 짓밟지만 마음속에 뭉게구름을 떠올리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우리는 학교에 가면서 무한한 호기심과 상상력은 유치원 교실에나 있는 것이라고 학습받았다. 유년 시절 버려졌던 호기심, 가슴 깊은 곳에 잠재된 상상력을 깨워내야 한다. 몸에 익숙하지 않은 것들을 자주 반복하다 보면 습관이 되는 것처럼, 운동을 꾸준히 하면 탄탄한 몸을 갖게 되는 것처럼, 호기심은 근육처럼 길러낼 수 있다. 


 세기의 천재들은 보이지 않는 피와 땀을 많이도 흘렸다. 역사는 듣기 좋게 미화되어 그들을 천재라는 한 단어로 인용하지만 그들은 부단히도 노력한 준비된 사람이었다. 준비된 자는 눈앞의 기회를 잡지만 준비되지 않은 자는 많은 기회들을 흘려보내고도 그것이 기회인 줄 모를 뿐이다. 잡스는 자신이 걸어온 작은 점들을 하나의 선으로 연결했다. 아르키메데스가 '유레카'를 외친 순간처럼 모차르트는 떠오르는 악상을 그려내어 한순간에 협주곡을 만들어낸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아르키메데스는 왕의 지시를 받고 한동안 골몰해 있었으며 모차르트는 한 개의 곡을 완성하는데 수개월이라는 시간을 쏟아냈다. 픽사는 <월E>를 제작하기 위해 스토리보드를 10만 개 이상 선보였다. 프리랜서들이 떠올린 7,500개의 아이디어 중 12개만이 시사만화로 정평이 난 <뉴요커> 잡지에 실린다. 일반 과학자들보다 세계적으로 정평이 난 과학자들은 실패라는 과정을 더 많이 겪었다. 그러나 아인슈타인은 무수한 실패들을 단지 '과정'이었다고 치부했다. 


  혼자 가면 빨리 가고, 함께 가면 멀리 갈 수 있다는 격언이 있다. 우리는 전구를 발명한 사람을 토마스 에디슨이라고 알고 있지만 이것은 사실이 아니다. 에디슨이 발명하기 이전에 이미 세상에는 23종의 전구가 존재했다. 그러나 이 전구들은 깜빡이거나 화재의 위험성이 높았다. 그는 동료들과 함께 6,000종 이상의 재료를 가지고 실험을 지속했다. 그 결과 탄화된 목화 실로 특허를 출원했다. 필라멘트는 에디슨이 혼자 골몰해 있었다면 세상에 나오지 않았을 수도 있다. 애플을 잡스의 창조물이라고 생각하지만 그에게는 박식한 동반자 스티브 워즈니악이 있었다. 협업은 창조에서 늘 가치가 있었다. 매일 새로운 혁신이 거듭되는 세상에서 여러 분야의 협력은 필수불가결의 요소다. 





SNS의 심심풀이용 개인 맞춤 피드와 가십거리 역시 우리 곁에 바짝 다가와 서서히 세력을 확장하고 옭아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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