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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리스 Jun 19. 2024

핵심 가치는 '왜'가 아닌 '무엇'

<블랙 쉽>을 읽고

 미운 아기 오리는 뽀얀 털을 가진 형제자매들과 달리 잿빛의 털을 지녔다. 그들은 아기 오리가 그들과 다른 색깔의 털을 지녔다는 이유로 아기 오리를 미워했다. 털 색깔이 다르다는 이유로 사랑하는 가족에게 미움을 받는 아기 오리는 하염없는 눈물만 흘릴 뿐이다. 검은 양은 그들의 무리처럼 하얀색으로 아무리 칠해도 본연의 검은색이 지워지지 않는다. 검은 양은 검은 양일뿐. 미운 아기 오리도 그랬다. 마침내 어른이 된 아기 오리는 깨닫는다. 누구보다 우아하고 아름다운 아기 오리는 더 이상 미운 아기 오리가 아니었다. 백조가 된 아기 오리는 고상하게 헤엄치다가 기품 있는 날개를 펼쳐 하늘로 날아오른다. 어른이 된 형제자매들은 여전히 오리의 모습으로 백조를 부러워할 뿐이다.


 아기 백조는 아기 오리가 될 수 없었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처럼 우리 내면에는 그 본질이 깊이 숨겨져 있어서 고유하고도 독창적인 나를 만들어주는 '핵심 가치'가 존재한다. 이것은 검은 양의 털 빛처럼 주변에 영향을 받지 않으며 변경할 수 없는 것이다.


 사당에서 저녁 약속이 있는 강남으로 가려던 참이다. 오늘 저녁 나는 사랑하는 연인과의 만남을 위해(핵심 가치 = 무엇) 강남으로(목적 = 왜) 가는 것이다. 가는 방법(어떻게)은 버스, 전철, 자차 등이 있지만 수단은 교통 상황에 따라 바뀔 수 있는 만큼 중요하지 않다.


 강남으로 가기 전에 연인과의 약속을 정해야 하는 것처럼 내면의 깊은 곳에서 '무엇'을 발견하고 '왜'를 선택해야 한다. '무엇'과 '왜'는 검은 양의 털처럼, 나무의 뿌리처럼 변하지 않으며 흔들리지 않는 것이어야 한다. 우리가 흔히 질문하는 '왜'라는 어휘 속에는 '목적'이 내포되어 있다. 이 목적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무엇'에 해당하는 '핵심 가치'를 먼저 찾아야 한다. '어떻게'는 나무의 가지와 같아서 자를 수도 있고 마음껏 뻗어 나갈 수 있다. 사당에서 강남까지 가는 수단이 다양한 것처럼 나무의 가지는 그렇다.


 자녀와 건설적인 대화를 하고 싶다면 '왜'가 아닌 핵심 가치인 '무엇'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 것이 바로 이와 같은 이유인 것이다. 검은 양은 과거나 미래에 살지 않는다. 오직 현실에만 존재하는 깊게 잠든 검은 양을 깨워야 한다. 부모님이 바라는 내가 아닌, 회사에서 바라는 내가 아닌 오직 내면의 나에게 집중하는 것이다. 진정한 자아는 오로지 나에게 존재한다. 그것을 깨닫는 순간, 변화가 시작되리라.





우울한 사람은 과거에 살고, 불안한 사람은 미래에 살며, 평안한 사람은 현재에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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