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인가 사육인가> 서평
초기교육은 소극적인 교육이어야 한다. 즉 악덕이나 정신적 과오로부터 어린이들의 마음을 보호해 주는 것이다. 열두 살까지 어린이들에게 아무것도 시키지 않고 그저 건강하게만 기를 수 있다면 그들은 편견도 습관도 가지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어린이는 이성적인 눈을 뜨게 되면 가장 현명한 지혜를 가진 인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여러분은 처음부터 아무것도 하지 않음으로써 훌륭한 교육성과를 거두게 될 것이다.
_<교육인가 사육인가> 중
제도적으로 교육에 문제점을 파헤칠 것으로 예상하고 읽었던 책은 한참은 잘못짚었다. 교육은 현 제도권을 벗어나, 지나온 역사와 사회 그리고 정치적으로 얽히고설켜있었다. 유신정권부터 독일의 나치정권을 비롯하여 미래의 한반도 통일까지 거론하고 있는 <교육인가 사육인가>는 정권이 교체되기 전 교육에 관심이 없는 국민이라도 읽어보면 옳은 투표권을 행세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 같다.
<교육인가 사육인가> 1부에서는 역대 정권의 교육 정책에 대하여 기술하였다. 2부 [세계의 교육을 찾아서]에서는 핀란드, 미국, 프랑스, 독일, 영국, 일본 국가의 교육에 대하여 기술하고 있다. 끝으로 3부 [함께 사는 세상을 위한 교육]에서는 교육의 선진 사례국인 핀란드와 덴마크에 빗대며 한국 교육 개혁에 대하여 외치고 있다.
대한민국 교육은 기득권을 위한 사육에 지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저자는 세계의 교육 제도와 역사를 비교하며 한국 교육의 미래 방향을 제시한다.
1부와 2부를 통틀어 교육 정책보다도 역사 공부를 한 느낌이 더 짙었다. 교육의 문제를 정치, 사회, 역사적 관점으로 분석하고 기술했기 때문일 것이다. 교육 제도의 문제는 비단 우리나라 문제만은 아니었으며 선진 사례를 모방하여 “함께 사는 세상을 위한 교육”을 정부가 앞서서 개선해야 승자 독식 그리고 학벌주의가 없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폭넓은 실천을 위해서는 먼저 교육이 정치적 실천이라는 점을 알고 확신해야 합니다. 거듭 말하지만, 교육자는 정치가입니다. 결론적으로 교육자들은 반드시 자신의 정치적 선택에 맞는 행동을 해야 합니다. 나 아가 교육자들은 과학적으로 훨씬 더 유능해져야 합니다. 즉 학생들이 살고 있는 구체적인 세상, 달리 말하면 그들만의 언어, 구문, 의미, 억 양이 행동에 녹아나 있는 문화를 아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아야 합니다. 그 문화 속에서 학생들은 특정한 습관이나 취미, 신념, 두려움, 열망 따위를 형성하는데, 사실 학생들의 이런 문화는 교사 자신의 세계에서는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들입니다.
특히 학습자들에게 민감하고 그들에게 직접적으로 조치를 취하는 세 계인 구체적 맥락에서 동떨어져 아예 무관심하면서 생각만 이론적으로 한다면, 결코 교수활동을 준비할 수 없습니다
_파울로 프레이리(1921-19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