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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cgolian May 02. 2023

유기체로 구성된 무기체

회사에 대한 정확한 이해

회사라는 존재 


    산업화 이후 현대사회까지 많은 사람들이 회사라고 불리는 곳에서 본인의 시간과 노동을 제공한 대가로 합의된 일정한 보상을 수령하며 생활하고 있다. 노동집약적인 산업화 과정에서는 대부분의 우리 아버지 어머니들은 하루 10시간 혹은 그이상의 시간을 노동과 함께 회사에서 보내기도 했다. 이 시기는 경제성장과 이에 따른 삶의 질 향상의 고속화가 진행되는 것이 가시화되는 시기여서 우리 부모님 세대에서는 이런 장시간 업무 및 노동에 대해 관대하게 혹은 당연하게 여기기도 했다. 짧은 미래 혹은 자식 세대에서는 더 나은 삶을 기대했고 실제로 더 나은 삶을 영위할 현실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었다. 반면에 부모세대에도 투여된 시간과 노동력 대비 보상이 적었던 다수의 블루칼라에서 많은 저항과 노동운동이 있어 왔고 이에 대한 갈등은 현재 진행형이기도 하다. 노동집약산업에서 지식산업으로의 전환 과정에서 업무시간과 보상의 불합리한 부분은 과거 대비해서는 상당 부분 사라지고 있으나 외부환경의 변화와 삶을 대하는 현대인들의 눈높이도 점진적으로 변화하고 있어 업무시간과 보상에 대한 불만족과 불균형은 영구 과제인 듯 지속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 


    이와 같이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일하고 받는 보상에 대한 만족도 차이는 존재한다. 보상에 대한 불만과 미래에 더 나아질 거라는 믿음이 점차 작아지고 불안감이 사라지지 않는 한 이러한 불만족은 언제든 증폭되기 쉽고 이를 해소시키기에는 너무나 어려운 난제들이 남아있다. 특히 국내 기업들은 국내외 환경의 변화에 따라 쉽게 영향을 받는 경우가 대다수 인지라 미래에 대한 불안감 해소 혹은 최소화는 너무 어려운 문제일 것이다. 이에 누구도 명쾌한 답이나 수식을 내놓지 못하리라 본다. 2010년 이후 많은 회사들이 구성원들의 이러한 불만과 불안심리를 감소시키고자 여러 투자 및 제도 개선에 조금 더투자를 하여 왔으나 이는 곧 회사의 생산성과 연계되는 문제여서 국내 시장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아 수출에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에서는 더욱 해결하기 어려운 과제라 할 수 있고 GDP 성장 또한 가까운 미래에 싱가포르 수준까지 도달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 


    그렇다면 회사에서 본인의 시간을 투자하여하는 일에 대한 보상을 추구하는 직장인들에게는 이러한 문제는 누가 해결해줄 수 있을까? 오로지 본인이 해결해야 한다고 봐야 한다. 이에 회사와 나에 대해 어떤 이해와 태도를 가지고 있어야 하는지 생각해보고 정확히 이해하여야 한다. 적절한 인식과 태도를 가지고 있어야 하루 8시간 혹은 더 긴 시간을 투여하는 직장에서의 나의 만족도 혹은 스트레스 지수가 나의 미래를 발전시키는 쪽으로 유지될 수 있을 것이다. 요즘 재택근무 혹은 자율근무 등으로 회사에 상시 출퇴근하지 않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에 이 글에서는 회사는 공간적인 장소라기 보다 포괄적인 물리적 대상으로 표현하고 관계를 정립하고자 한다. 


나와 회사의 관계 


    우선, 회사란 무엇인가? 회사는 나에게 일감을 주는 주체이며 나는 받은 일에 대해  시간과 노동을 투여하고 금전적 보상과 교환하는 개체이다. 회사에서 일하는 여타 다른 사람들도 나와 비슷한 회사와의 관계 혹은 계약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99% 이상이며 심지어 소유주가 아닌 이상 사장도 보상의 크기는 다르지만 나와 객관적으로 그 처한 상태가 같다고 볼 수 있다. 회사는 사람을 제외하면 크게 유무형의 자산, 정관 및 규정, 시스템 등이 남는다. 실제로 사람을 제외하고 보면 회사는 건조한 물질과 손에 잡히지 않는 것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는 재무제표 혹은 연간보고서 등에서 확인하면 더욱 명확해진다. 


    다음으로 인지해야 하는 부분은 나와 회사와의 관계이다. 회사에 입사를 할 때 지원서를 내고 면접을 보고 최종적으로 인사 관련 서류에 사인을 하게 된다. 이는 일련의 계약과정과 매우 흡사하다. 제품 정보 및 소개, 샘플 등을 고객에게 보내고, 고객을 만나 홍보 및 영업 활동을 거쳐 최종적으로 고객을 설득하게 되면 구매 계약서에 사인을 하게 된다. 이경우 물건을 파는 쪽, 사는 쪽 혹은 양쪽이 합의한 내용의 계약서를 사용하게 된다. 계약서의 내용이 어느 쪽에서 주도적으로 구성하는가에 따라 "갑을관계"가 정해지는데 회사 입사의 경우 우리가 아는 한 모두 회사에서 준비한 양식 및 내용에 사인을 하게 된다. 물론 경력의 경우, 내가 원하는 보상에 대해 사전에 합의한 내용이 들어가 있겠지만 다른 내용들은 대부분 “회사에서 정한 규정에 따름”으로 모호하게 되어 있을 것이다. 이것으로 보아 회사와 나의 갑을관계는 아주 확실하다. 갑을관계는 정말이지 불편한 관계이기에 절대 친구나 가족처럼 될 수 없다. 계약 내용의 변경 혹은 파기의 경우 “을”이 곤란한 경우가 대다수이며, “을”이 계약내용의 변경을 요구하여도 그것이 받아들여지는 경우는 드물다고 할 수 있다. 


    이처럼 회사와 나는 정말 명확한 계약관계로 맺어져 있다 할 수 있으며, 여기서 한 가지 정리하고 다음으로 넘어가고자 한다. 5060 부모님 세대는 회사에 대해 계약관계라는 시야를 갖는 것을 불편해하시는 분들이 많다. 이는 충분이 이해되는 부분이며, 우리 부모님 세대에는 회사는 내가 속한 집단이자 나를 대변하는 이름이며 같이 일하는 상사, 부하, 동료들은 나와 이해와 이익을 공유하는 동지였다. 집단주의 의식이 매우 강했던 시기였으며, 이를 통해 개인의 성장과 삶의 수준 향상이 이루어졌으므로 우리 부모세대의 인식이 지금과 다름을 우리는 이해하여야 한다. 다시 말해 부모세대와 이러한 인식이 다르다는 것에 대해 논쟁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뜻이다. 


    요약하면 회사와 나는 갑을관계이며 회사를 구성하는 대부분은 사람이고 이 사람들 대부분이 나와 비슷하게 회사와 갑을관계로 계약이 이루어진 사람들이다. 내가 이 회사와 계약관계를 이룰 때 먼저 회사와 계약관계를 이루고 있는 구성원들이 이 계약조건 및 계약서를 준비하게 된다. 그렇기에 회사와 나의 관계의 시작은 곧 이 회사를 구성하는 사람들과 관계의 시작이기도 하다는 뜻이 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인사부서와의 관계는 인사부서의 장 혹은 고용, 교육, 복지 등 각 파트별 직원들과의 관계가 될 것이다. 그리고 인사부서와 우리 부서, 타 부서와의 연결 및 연동 등 관계를 이루는 기반은 회사의 업무규정에 따라 각 구성원들의 업무로 분할된다. 이런 관계들을 중심으로 해서 직장인들의 관심이 될 만한 모호한 부분들을 간단히 점검해 보고자 한다. 


회사라 부를 수 있는 유기체들 


‘회사가 나한테 이러면 안돼’라고 억울함을 토로하는 직장인들이 종종 쓰는 말이다. 그러면 회사는 무기체라 위에서 이야기했는데 과연 무기체가 나에게 능동적으로 어떤 일을 하거나 처분을 내릴 수 있을까? 결론은 그렇지 않다. 회사는 개념에 준한 무기체이기에 회사라 포괄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매우 모호하다. 나에게 영향을 직접적으로 주는 존재는 그 회사에서 일하는 구성원인 바로 유기체들이다. 당신의 상사, 동료들이 바로 그런 존재이다. 예를 들어 승진인사에서 내가 누락되었을 때 대체 누구의 소행인 것인가? 바로 당신의 line manager와 인사부서 그리고 2nd line manager의 결정인 것이다. 그들의 결정과 합의로 인해 당신의 승진은 누락되거나 보류된다. 당신의 상사가 절대 그럴 사람이 아니라 이야기할 수도 있다. 나와 친분관계가 두텁고 또 사석에서 형, 언니, 누나, 오빠 같은 관계일 수도 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그 사람이 당신을 승진에서 누락시키는데 어떠한 역할을 하지 않았을 수 있고 또 반대했을 수 있지만 반대로 당신을 적극적으로 승진시키지 않은 것이거나 충분히 강하게 주장하지 못한 것이다. 왜 그랬는지는 개인마다 처한 상황마다 다르겠지만. 이에 당신이 충분히 승진할 자격이 있었음에도 그러하지 못한 것은 회사의 책임이라 모호하게 이야기하기보다 왜 나의 믿었던(?) 상사가 아니면 인사부서에서 나에 대해 그러한 결정을 내렸는지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이처럼 회사라 칭할 수 있는 존재는 위의 무기체적 개념보다는 그것을 구성하는 유기체인 구성원들이라 할 수 있다. 당신 또한 다른 동료나 후배들에게 회사로 지칭될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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