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쓸모

by 아리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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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추위를 몹시도 싫어하는 사람이다. 찬바람이 옷깃을 파고들면 어깨를 한껏 움츠린 채 서둘러 온기가 있는 곳으로 도망치기 바쁘다. 하지만 그런 나도 겨울이 조금 더 시리고 쨍하게 추웠으면 하는 이기적인 바람이 있다.


겨울이 추워야만 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춥지?" 그 짧은 한마디를 핑계 삼아, 사랑하는 이의 외투 주머니 속으로 슬그머니 내 손을 밀어 넣기 좋기 때문이다.


평소에는 그저 당연하게만 느껴지던 숫자, 36.5°C. 사실 그리 뜨겁지도, 그렇다고 차갑지도 않은 이 미지근한 체온이 얼마나 눈물겹게 따뜻한 온도인지는 오직 이 지독한 추위 속에서만 선명해진다.


우리가 서로의 손을 맞잡아야 할 이유를 만들어주는 계절. 차가운 공기 덕분에 비로소 내 옆 사람의 온기가 세상에서 가장 커다란 난로가 되는 기적.


겨울은, 그 미지근하고도 다정한 기적을 깨닫게 하려고 그토록 시리게 찾아오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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