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묘한 이야기

by 아리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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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떴다. 습관적으로 탁자 위의 폰 화면을 본다.

오전 7시.


'오빠가 오늘 몇 시에 일어나야 한다고 했더라..' 생각하며 오른쪽으로 돌아눕는다.

암막커튼 덕에 어스름한 방.

짝꿍 너머로 방문이 보여야 하는데 무언가가 서있다.


'뭐지? 사람? 사람이 왜 있지?'

혼란스럽다.


'아, 이게 사람들이 말하는 가위라는 건가.'

살짝 놀라며 왼팔을 들어보았다. 손이 보인다.

'움직여지는데?'


이상하다. 눈을 천천히 감았다 뜨고 서있는 것의 얼굴 즈음을 본다.

빨강, 노랑. 색색깔의 꽃들이 펴있다. 작은 꽃밭 같다.

하얀 몸인지, 하얀 옷을 입은 건지. 그것은 가만히 서있다. 무엇을 보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


그제야 심장이 쿵쾅거리기 시작한다.

꽃을 계속 바라보며 옆에 누워있는 짝꿍을 슬쩍 만진다.

'일어나 봐요.'

짝꿍이 뒤척인다.


그때 갑자기 덮고 있던 이불이 움직인다.

오싹하다. 침대 밑일까. 옆일까. 뭔가가 이불을 잡아당기고 있다.

심장이 목에서 뛴다.


'일어나야 돼.'

방문을 열고 나가 화장실로 들어갔다.

세수를 하니 언제 그랬냐는 듯 마음이 평온하다.


이것은 오늘 아침 경험한, 기묘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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