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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북스타장 Dec 20. 2022

눈 내리는 겨울의 충만한 감성여행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설국>을 읽고

 

 * 작가 : 가와바타 야스나리

 * 번역 : 유숙자

 * 출판사 : 민음사

 * 장르 : 소설 / 일본소설


눈이 많이 내리는 날에 생각나는 소설이라면 '설국'이 으뜸이 아닐까 싶다. 그만큼 배경이 되는 곳의 겨울은 길고 눈이 많이 내린다.

눈 덮인 산과 마을, 온천, 작은 기차역, 그리고 어딘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스키장... 이런 배경은 굳이 영화로 보지 않아도 머릿속에 그려지는 이미지들이다.


이 소설을 과거에 읽다가 덮은 적이 있다. 당시에는 뭔지 모르게 나른한 이야기 전개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게 아닌가 생각된다. 이 소설은 그렇다. 한 마디로 나른하다. 빠름이나 급함이 없고, 오늘이 아니면 내일... 하는 식이다.


이야기의 줄거리도, 심각한 갈등 구조도, 반전도 없다. 보통의 소설을 읽을 때처럼 그런 부분에 중심을 두고 읽으려 하면 실패하기 쉽다.

이 소설은 작가의 수려한 문체를 따라가는 재미, 겉으로 구체적인 심리 묘사는 없지만 주인공 세 사람의 사이의 삼각관계를 통해 각자의 심리를 독자에게 짐작케 하는 장치들이 재미있다.


도쿄에 가족을 두고 있으면서 이 시골 마을에 들어와 어린 게이샤들 사이에서 시간을 보내는 시마무라에 대해서, 그를 사랑하는 두 여인의 각자 다른 방식에 대해서 이해하기 어렵다. 이는 이 소설이 쓰인 시대적, 지리적 배경을 생각하며 읽어야 할 부분이라 생각된다.


이렇다 할 장편소설을 찾기 어려운 가와바타 야스나리가 이 소설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는 점에 착안해서 소설의 작품성을 논할 정도의 능력은 없지만, 물감으로 풍경화를 그리듯 잔잔하게 써 내려간 소설의 아름다움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공감이 된다.

다시 한번 더 읽는다면 그 깊이를 좀 더 잘 알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재독의 여지를 남겨둔다.


#설국 #가와바타야스나리 #민음사 #일본고전소설 #노벨문학상수상작가 # 소설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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