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물 소리를 들으며 떠올린 인생살이
어린 시절을 시골에서 살아서 자연의 소리에 익숙하다.
봄날 저녁에 논에서 수백, 수천 개구리의 떼창 소리가
유난히 귀에 거슬릴 때가 있었다.
'아우~ 시끄러워~ 잠을 못 자겠네~'
고향 떠나 오래 살다보니
어느 날은 그 때의 개구리 떼창 소리가 참 그립기도 했다.
고향에 두고 온 친구와 가족에 대한 그리움일 것이다.
주말에 '서드 에이지'에 관한 세미나가 있어
충북 제천 덕동계곡에 다녀왔다.
계곡을 따라 천천히 걸으며 계곡물 소리에 귀를 기울여 봤다.
평소에 흘려 듣던 보통의 계곡물 소리!
그런데 가만히 마음을 열고 귀를 기울여 들으니
그 소리가 남다르다.
계곡의 깊이와 개울 바닥에 있는 돌의 크기와 위치에 따라
그 소리의 크기와 울림이 다르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계곡의 깊이가 갑자기 바뀌어 낭떠러지를 이룬 곳에서는
작은 폭포가 되어 요란한 소리를 내고,
잔잔히 흐르는 계곡에서는 물 가운데 놓인 바위 덩어리에 부딪치며
자장가와 같이 조잘조잘 물소리를 낸다.
어떤 물소리를 내든
계곡물은 흘러서 강으로, 바다로 간다.
그것은 변함이 없다.
우리 인생도 그러하다.
삶에서 만나는 크고 작은 고난 앞에서
땅 꺼질 듯 한숨 소리, 어금니 깨무는 신음 소리를 내지만,
세월 흘러 뒤돌아보면
'그래도 그 때가 좋았어!' 할 수 있게 될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