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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도경 Dec 24. 2017

에디톨로지

창조는 편집이다

에디톨로지 - 창조는 편집이다 by 김정운


저자 이름을 안 보고 고른 책이었는데 저자분이 인문학자로서 유명한 분이더군요.

더 이상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는 시대가 아닌 현대에 있어 새로운 관점으로 창작에 대해 보게 해 주는, 

또는 새삼 깨닫게 해주는 책이었습니다.


[주요 문구]


p7

 창조는 곧 편집


p19

 인간은 자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만 본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자극의 '선택적 지각'이라고 한다.


p30

 '지식-정보-자극', 에디톨로지는 이 세 가지 개념에 대한 새로운 정의에서 출발한다. 먼저, '지식'은 정보와 정보의 관계다.

 지식을 이렇게 정의하면 새로운 지식은 아주 간단히 정의된다. 새로운 지식이란 '정보와 정보의 관계가 달라지는 것'을 의미한다.

 한번 구성된 지식은 또 다른 지식과 연결되어 '메타 지식'을 구성한다. 물론 메타의 메타 지식, 그 이상의 메타 지식도 가능하다. 이 단위가 높아질수록 전문적 지식이 된다.

'정보'는 '의미가 부여된 자극'이다.

 해석은 곧 의미 부여의 행위다. 이렇게 해석을 통해 의미가 부여된 자극을 정보라고 부른다.


p35

 창조적 사고는 이 같은 일상의 당연한 경험들에 대한 '의심'에서 시작된다. 이를 가리켜 러시아 형식주의의 대표적 이론가 시클롭스키는 '낯설게 하기'라고 정의한다. 인간의 가장 창조적 작업인 예술의 목적은 일상의 반복과 익숙함을 낯설게 해 새로운 느낌을 느끼게 만드는 데 있다는 거다.


p38

 미학이 빠져 있는 창조는 막힌 길이다.


p43

 정보가 부족한 시대가 아니다. 정보는 넘쳐난다. 정보와 정보를 엮어 어떠한 지식을 편집해 낼 수 있느냐가 간건인 세상이다.

천재는 정보와 정보의 관계를 '남들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엮어내는 사람'이다.


p50

 대학의 지식권력이 아직까지 유지되는 이유는 오로지 학위 때문이다. 이 쓰라린 현실을 이제 인정해야 한다.


p54

 인간의 의식과 행동은 도구에 의해 매개된다.


p94

 트리식으로 구조화되어 있는 계층적 지식에는 항상 권력체계가 반영되어 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상호작용은 근본적으로 다르다.


p100

 미국의 논리 철학자 피어스는 창조적 사유를 가능케 하는 제3의 추리 법을 주정한다. 유추 법이다. '혹시 그런 게 아닐까?'하는 '아마도'의 창조적 추론을 뜻한다. 검색이 발견으로 이어지는 것은 바로 이 같은 '아마도'의 질문 때문이다.

 '아마도'의 의문을 갖고 검색하는 것은 능력이고 실력이다.


p117

영화는 편집의 예술이다. '몽타주 기법' 때문이다.


p 132

 인간의 모든 감각적 경험은 '공감각'적이다.


p 138

 우리는 한순간에 모든 정보를 다 받아들이지 않는다. 정보를 받아들이는 순서가 있다. 인간문화는 대부분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정보를 받아들이도록 구성되어 있다.


p141

 관점이 다르다는 것은 이렇게 세상을 바라보는 순서가 다르다는 뜻이다. 문화가 다르다는 것도 마찬가지다. 세상을 받아들이는 방향과 순서에 차이가 있다는 의미다.


p153

 <수태고지>에는 '객관성은 주관성을 전제로 한다'는 변증법적 모순이 숨겨져 있다. 20세기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원리에 버금가는 혁명적 인식론이다.


p176

 시선은 권력이다. 권력을 가진 자만이 시선을 소유할 수 있다.


p250

 백화점이 가져온 문화 충격은 진열과 전시 방식에 있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백화점의 문화 충격은 '상품 분류'에 대한 충격이었다.

근대는 '분류의 체계화'로 완성된다. 상품 생산과 소비의 모더니티를 대표하는 백화점의 본질은 분류다.

분류 체계를 손에 넣는 순간 권력이 생긴다.


p269

 성질 고약한 노인네는 비행 청소년만큼이나 위험하다. 그래서 요즘의 발달심리학에서는 '전생애 발달'을 이야기한다. 죽을 때까지 끊임없이 발달해야 한다는 거다.


p270

 인간의 의식을 가능케 하는 각종 근대적 개념이 역사의 어느 한 귀퉁이에서 편집되었다는 것이 에디톨로지적 인식론이다. 일어난 사건을 그대로 객관적으로 서술해야 한다는 역사관과, 역사의 내용은 언제나 편집되고 구성된다는 에디톨로지적 인식론은 근본적으로 다른 철학이다.


p275

 인간은 텍스트를 통해 자신을 드러낸다. '내가 이야기하는 나'가 바로 '나'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아이덴티티, 즉 자기 정체성이라고 정의한다. 내가 이야기하는 나를 자기 자신으로 동일시하는 과정에서 자아가 구성된다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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