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도경 Dec 24. 2017

'이세계 전이/환생' 트렌드 유행

일본 라이트노벨 트렌드

왜 지금 일본 라이트노벨의 트렌드는 '이세계 전이/환생'인가?  


두 번째 질문으로 들어가 보죠.  



"최근 이세계 트렌드에 대해 어떻게 보시나요?'


이 질문을 이해하기 위해선 사전 지식이 하나 더 필요합니다. 바로 이 질문에서 말하는 '이세계 트렌드'라는 게 무엇을 뜻하느냐라는 것입니다.

이건 바로 요즘 일본 라이트노벨 - 특히 '소설가가 되자'와 같은 웹연재쪽을 기반으로 하여 가장 많은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는 '이세계 전이 / 환생물' 소재를 말합니다. 

(간단히 서점에서 '이세계' 키워드로 검색하면 무수히 나오는 라이트노벨들)


 현재 일본에서 이런 이세계 전이/환생 소재의 붐이 어느 정도냐... 하는 것은 단적으로 일본 웹소설 연재 사이트 중에 가증 큰 사이트인 '소설가가 되자' 사이트가 2016년 사이트 개편을 단행하면서 아예 저 소재 부분의 카테고리를 별도로 분기시킨 것을 보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사이트 내에 연재되는 이세계 전이/환생 소재물이 거의 반이상이었기에 그렇게 개편했다는 말이 있더군요. 그만큼 현재 일본 웹소설/라이트노벨 쪽의 최고 인기 트렌드는 바로 이 이세계 전이/환생 트렌드이며 그렇기에 이러한 질문이 들어왔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스스로에게 이러한 질문을 먼저 던져보았습니다.


"왜 지금 일본 라이트노벨/웹연재쪽에선 현재 '이세계 전이/환생'이 메인 트렌드가 되었나?"


 저는 그 이유에 대해선 '사회 변화'와 '그 사회 안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인식 변화'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이러한 소재들에 대해 (20대 이상의) 한국 독자들은 그리 낯설지 않을 것입니다. 이전 한국 판타지 붐 2세대 이후로 많이 출간된 이계전이 퓨전/차원 이동 소재와 흡사하기 때문이죠. 그 당시 <사이케델리아>의 히트를 필두로 하여 무수히 많은 차원 이동물이 쏟아져 나오던 시기는 바로 대여점이 한창 피치를 올리고 있던 시기였습니다. 바로 IMF 직후의 시기죠.

 경제적으로 많이 어려웠고 사회가 혼란스러웠던 시기였고 그럼에도 아니 그렇기에 사람들은 더욱 그 불안과 고통을 달래줄 엔터테인먼트를 찾던 시절이었습니다. 더욱이 대여점을 통해 값싸게 즐길 수 있었던 대여점 판타지 무협소설은 그런 사람들의 니즈와 아주 잘 맞아 성행했죠. 그 시기에 가장 히트 치던 장르소설들의 필수요소는 - 지금도 많이 그렇지만 - 대리만족입니다.

 장르소설의 인기를 좌우하는 가장 큰 요인중 하나는 바로 독자의 로망과 욕망에 얼마나 부합했느냐가 있습니다.

 그 어려웠던 시기에 그러한 대리만족적 요소를 갖춘 판무 소설들, 특히 다른 세계로 가서 활약한다는 이계전이/차원 이동물은 큰 인기를 끌었고 끌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예 다른 세계에서 마음껏 풀며 활약하는 주인공을 보며 현실에 대한 불만과 불안, 그렇게 억눌린 로망에 대한 대리만족을 풀기가 쉬웠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현실세계가 무대였다면 당시엔 도리어 그러한 로망과 대리만족은 약했을지도 모릅니다.(지금은 현대 판타지라는 소재도 많이 뜨고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그 당시와는 또 달리 독자들의 니즈가 또 바꿔었으니까요.)


 다시 일본 이야기로 건너와서 일본은 딱 그때, 한국이 IMF 이후로 힘들었던 시기와 비슷합니다. 일본도 많이 힘들어진 거죠.(단순히 경제적인 문제만은 아닙니다.) 잃어버린 10년이 20년이 되고 30년으로 흘러가고 있는 이때, 사회에 대한 불만과 불안 등으로 젊은 세대가 점점 더 힘들어지고 있다고 합니다.(그래도 한국보다는 낫다는 말도 있지만...) 거기에 이미 계급화가 고착된 일본 사회이기에 정말 이 세계에서 다시 태어나지 않는 한 자신이 태어난 부분 '계층'이상으로 올라가 성공을 하기가 굉장히 어렵습니다. 그러한 욕망의 구현이라고 저는 보고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이 세계 전이/환생 소재가 다시 뜨기 시작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실제로 일본에서 이러한 이세계 전이/환생 소재가 없었느냐? 이건 또 아닙니다. 오히려 훨씬 오래전부터 꾸준히 있어왔죠. 오죽했으면 <슬레이어즈>의 칸자카 하지메가 이런 이세계 전이/환생 소재를 비꼰 작품 <철없는 이방인>을 쓴 게 1990년대였기도 합니다. 일본도 사회 변화 및 그 사람들의 인식 변화로 인해서 과거의 트렌드가 다시 한번 돌아올 시기가 된 것뿐입니다.


 아울러 사족으로 한국과 일본의 이런 이세계 전이/환생물을 비교해보면 재미난 점을 하나 발견할 수 있습니다.

 대체적으로 이세계로 간 한국 작품의 주인공들은 많은 수가 먼치킨 깽판물로 가는 스토리지만 일본은 거기에 가서 자신이 가진 능력/재능/지식 등을 활용해서 성공을 이루고 '자신이 있을 곳을 만드는 것'을 주를 이룬다는 점입니다.


 비슷한 콘셉트에 같이 '성공'을 추구하는 로망을 담고 있음에도 그 성공이라는 부분의 추구점이나 그 방식이 많이 다르다는 점이죠. 멀고도 가까운 나라 한국과 일본의 로망과 그 국민성에 대해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습니다.

 결론으로 다시 질문에 대한 답을 해보죠.


Q, 최근 이세계 트렌드에 대해 어떻게 보시나요?

A. 시대의 흐름이 만들어낸 트렌드라고 봅니다.


질문은 이쪽으로 http://blog.naver.com/arkleode/220731810988


매거진의 이전글 라노베 (전업)작가로 먹고살려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