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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mel Dec 11. 2021

JTBD, 구몬을 대신 해결해주는
고객설정 프레임워크

끄흡흐극그그긓흑 고마워요, 스티비!

오늘은 프로덕트 기획에서 타깃할 고객에 대한 조사를 진행할 때 가장 많이 사용하는 JTBD 프레임 워크에 대해 다뤄보겠다.



JTBD Framework란?


JTBD는 'Jobs to be done'의 준말로, 직역하면 '완수해야 할 과업'으로 이해할 수 있다. 모든 고객은 각자 해결해야 할 어떤 문제를 갖고 있는데 이를 '과업(job)'이라고 한다. 그래서 JTBD는 고객의 해결해야 할 문제, 즉 완수해야 할 과업에 초점을 맞춰 기업이 고객이 구매할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 수 있도록 돕는 프레임 워크다.


JTBD는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HBS, Harvard Business School)의 시어도어 레빗(Theodore H. Levitt) 교수가 1960년대에 출판한 "마케팅 근시안(Marketing Myopia)"에서 최초로 도입한 개념이다. 이 논문에서 레빗 교수가 JTBD를 설명하기 위해 사용한 "사람들은 0.25인치 드릴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0.25인치 구멍을 원한다"는 은유는 마케팅 분야에서 오늘날까지 회자되고 있다. 이는 마케팅을 하는 데 있어 제품이라는 근시야에 갇히기 보다 고객이 제품을 구매하는 본질인 고객의 과업을 상기해야 한다는 의미를 내포한다.


People don't want a quarter-inch drill, they want a quarter-inch hole.


JTBD에서의 핵심은 고객의 과업이지만, 이를 풀면 제품/서비스를 통한 경험 혹은 제품/서비스를 통해 변화한 고객 자신이기도 하다. 따라서 JTBD는 ‘새로운 나’가 되고자 하는 고객이 ‘변화되거나 변화를 바라는 방법’을 도구로서 보여준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우선 맥락을 고객과 고객의 과업에 관해 이해해야 할 필요가 있다.


모든 고객은 과업을 마주하는 어떤 특정한 상황과 과업을 해결하는 데 있어 따라오는 현실적인 제약, 그리고 이 과업을 마주하면서 원하는 바를 이루지 못해 특별한 감정을 느낀다. JTBD 프레임워크는 이 맥락을 정의하는 것을 도와줌으로써 고객의 과업에 집중할 수 있게 해준다.

출처: 코드스테이츠



사례: 맥도날드의 구몬을 해결해준 크리스텐슨 교수


JTBD의 대표적인 사례로는 한 번쯤은 들어봤을 맥도날드 밀크 쉐이크가 있다. 


과거에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다양한 연구를 하며 고구분투했던 맥도날드가 집중했던 프로젝트 중 하나는 밀크 쉐이크였다. 맥도날드는 밀크 쉐이크를 평소 즐겨 먹는 사람들을 초대해 다양한 샘플을 나눠주고 그들의 의견을 들었다. 부럽다.. 평소 이런저런 질문을 통해 고객의 평가를 바탕으로 제품을 개선해왔던 맥도날드였지만 어째서인지 좀처럼 나아갈 수가 없었고, 마케팅 또한 별 성과없이 끝이 나버렸다. 


맥도날드는 하는 수 없이 HBS의 클레이튼 크리스텐슨(Clayton M. Christenson) 교수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맥도날드의 의뢰를 받아들인 크리스텐슨 교수는 맥도날드의 실패담을 듣고 질문을 던졌다고 한다. 


사람들은 어떤 과업(job)을 해결하려고 밀크 쉐이크를 살까?


크리스텐슨 교수는 맥도날드 매장에 18시간 동안 앉아 실제 고객들과 만나며 다양한 정보를 수집했다. 크리스텐슨 교수는 고객들에게 이러한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당신은 오늘 무언가를 하거나 무언가가 필요해서 여기 와서 밀크 쉐이크를 구매하셨죠. 이전에 당신이 오늘과 같은 동기를 가졌었지만 이곳의 밀크 쉐이크를 사지는 않았던 경우를 한 번 떠올려 보시겠어요? 그때 당시에는 어떤 걸 구매함으로써 이러한 동기를 해소하셨나요?" 


여러 고객들의 답변을 모은 크리스텐슨은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렸다. 손님들은 출근할 때 긴 시간 운전대를 잡고 있어야 했고 이 지루한 시간을 채워줄 무언가가 필요했다. 한 손은 운전대를 잡고 있었지만 다른 한 손이 심심함을 느꼈던 것이다. 바나나와 도넛은 3분이면 다 먹어 치워버렸고 금방 허기가 진다는 문제가 있었다. 손이 더러워지는 것 또한 단점이었다. 반면 밀크쉐이크는 손님들이 빨대로 전부 빨아먹을 때 즈음이면 직장에 도착할 무렵이 되어 이 지루함의 해결책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맥도날드는 고객들이 밀크 쉐이크를 더 오래 즐길 수 있도록 걸쭉함을 높였고, 더 풍부한 맛을 위해 과일도 첨가했다. 그렇게 밀크 쉐이크의 매출을 성공적으로 높일 수 있었다고 한다. 


맥도날드는 고객들이 밀크 쉐이크를 구매하는 상황과 맥락, 그리고 이를 통해 해결하고자 하는 '과업'을 정확히 이해함으로써 성공한 대표적인 스토리다. 그럼 실전으로 한 번 넘어가 실제 프로덕트에 관한 분석을 해보자.



스티비



스티비(Stibee)는 뉴스레터를 제작하는 데 쓰이는 이메일 마케팅 툴이다.


슬로워크의 자회사로 "더 잘 읽히는 콘텐츠를 더 많은 사람들에게 연결하는 이메일 마케팅 솔루션"이라는 타이틀로 새로운 구독과 크리에이터 생태계를 만들고 있다. 현재 스티비는 매달 8,000만 건의 메일을 보내고 있고, 스티비를 통해 월 1회 이상 메일을 수신하는 사람은 3,500명에 달한다. 그야말로 명실상부한 국내 톱 뉴스레터 플랫폼이다.


지금에야 뉴스레터는 훝하게 보이는 콘텐츠처럼 보이지만 사실 뉴스레터가 국내에서 화두가 되기 시작한 건 2019년 무렵으로 얼마 되지 않았다. "대량으로 양산"하던 정보의 수요가 "맞춤형"으로 변화하기 시작했고, 정착한 플랫폼 기업들은 콘텐츠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유튜브가 대중화하고, 스푼이 Z세대 사이에서 떠오르기 시작하는 등 이 모든 것들은 기업 생태계와 콘텐츠 수요의 변화의 측면에서 보면 거대한 자연스러운 흐름의 한 축이다. 이 번잡한 변화 속에서도 가장 고전채널인 텍스트 콘텐츠는 죽지 않는다는 굳건함을 서브스택(Substack)을 통해 보여줬고, 국내에서도 스티비와 메일리 같은 서비스가 생겨났다.


나 또한 현재 휴재중인 [아멜레터]를 발행할 당시 스티비를 이용하곤 했다.


그럼 스티비는 어떻게 고객의 과업을 도울까?

내가 스티비를 사용할 당시 갖고 있던 경험과 감정을 살려 JTBD 프레임워크를 채워보겠다.



스티비를 만나기 전의 감정


영감이 된 썸원의 Summary & Edit의 일부. 내 사이드 프로젝트도 무서웠으면 좋겠다

1. 기대감


  내가 처음 접한 뉴스레터는 "썸원의 Summary & Edit"인데 당시 썸원님의 구독자 수가 3천 명을 향해 갈 때쯤이었다. 썸원레터는 "유료 마케팅 없이 콘텐츠로만 구독자를 늘릴 수 있을까?"를 위한 실험에서 비롯되었다고 했다. 그리고 내가 구독하기 시작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유료 서비스를 론칭했다.


  당시 세상은 팬데믹으로 인해 많은 것이 바뀌고 있었고 취업시장에 뛰어들기 전 세상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공부하고 있던 나는 썸원레터를 보고 '이거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단순히 세상 물정을 공부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어떠한 형태의 창작물로 생산해 이차적인 효과를 만들어 낼 수 있겠다 싶었다. 많은 시간을 들이지 않고 나의 일상 루틴에 녹여 실천할 수 있는 사이드 프로젝트, 그게 뉴스레터였다.



2. 막막함 & 답답함


  생각은 위대했고 포부는 당찼지만 막상 뉴스레터를 시작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무엇을 만들지보다도, 우선 "어떻게" 만들어 발송할 것인지가 문제였기 때문이다. 동기부여를 받아 자극이 샘솟던 그때의 나는 나만의 뉴스레터, 나만의 콘텐츠를 빨리 만들고 싶었다. 하지만 당시만 해도 뉴스레터가 뜨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라 (또 내 생각에는 크리에이터 서비스라는 점이 서비스의 수요에 한 몫 했다고 생각한다) 뉴스레터를 만드는 데에 관한 정보가 많지 않았고, 고려할 수 있는 솔루션 또한 많지 않았다.



3. 혼란스러움

박스, 간격 모두 일일이 만들어야하는 메일침프는 번거롭다


마침내 찾은 대부분의 정보는 뉴스레터가 대중화되기 이전에 기업에서 대량 발송 메일을 만들면서 사용하던 메일침프나 어도비 스파크에 관한 것들이었다. 이 둘은 가장 고전적인 제작 방법으로 디자인적인 자유도가 높지만 처음 툴을 익히기가 여간 쉬운 게 아니었고 뉴스레터의 모든 부분을 일일이 디자인해야 한다는 번거로움을 갖고 있었다.



결국 내가 구독하는 뉴스레터를 통해 플랫폼을 직접 알아보다가 메일리를 먼저 알게 되었다. 메일리는 디자인적인 자유도가 거의 없을만 하다시피 했고 메일리의 브랜드 컬러나 이미지가 뉴스레터에 짙게 반영되는 느낌이 강해서 거부감을 받았다.



나의 구몬 해결사, 스티비를 만나고 난 후


쉽고 간단한 뉴스레터 제작 툴


결국 당시에는 스티비가 유일한 옵션인 것 마냥 보이지만 스티비의 첫인상은 굉장히 좋았다. 전반적으로 깔끔하고 정돈된 UI에 더불어 최소한으로 탑재된 기능은 심플한 뉴스레터를 만드는 데 충분했다. 오랜 시간을 들이지 않고, 디자인에 너무 많은 시간을 할애할 필요 없이 뉴스레터를 쉽고 빠르게 제작할 수 있게 최적화되어 있던 셈이다. 나중에 알았는데 스티비의 이러한 장점은 치밀하게 설계된 특징이었다.


스티비의 UX. 이번에 만들다 만 아멜레터의 실제 작업화면이다.


현재의 나는 스티비를 이용하지 않는다. 정확히는, 이용을 잠시 중지한 상태다. 그렇지 않고서는 PMB를 할 수 없으니... 짧은 시간이었음에도 확실한 특징을 몇 가지 파악하고 활용할 수 있었다.



단순한 뉴스레터 툴이 아닌 마케팅 솔루션


"더 잘 읽히는 콘텐츠를 더 많은 사람들에게 연결하는 이메일 마케팅 솔루션"이라는 카피를 내걸 만큼 스티비가 자랑하는 건 간단한 뉴스레터 제작 툴만이 아니다. 스티비는 구독 관리 화면부터 아카이브, 이메일 자동화 기능까지 원 툴로 이메일 마케팅에 필요한 모든 솔루션을 제공한다.


나 또한 아카이브 기능을 활발하게 사용했고 A/B 테스팅을 이용해 마케팅 실험 또한 진행해봤다. 그래도 역시 가장 큰 특징은 뉴스레터를 홍보하기 위해 별다른 툴에 의존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뉴스레터의 근본적인 단점 한 가지는 외부인에게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점이라 별도의 홍보가 요구되는데 스티비를 사용하면 스티비에서 제공하는 기능으로 충분히 직접 홍보가 가능하다.



뉴스레터 사이드 프로젝트를 생각한다면


나는 스티비를 이용해 내가 원하던 사이드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시작할 수 있었다. 총 3개월 동안 10편의 뉴스레터를 만들었고 52명의 구독자를 모을 수 있었다. 일시적으로 중단한 현재도 구독자가 나름 늘어나고 있는 게 신기할 따름이다. 내 나름의 콘텐츠 아카이브 또한 구성했고, 매주 뉴스레터 한 편을 만들면서 생겨난 습관이나 소스, 좋은 습관 또한 생겼다. 단순히 내가 가진 사소한 문제 하나를 해결하고 욕구를 풀어주는 데서 시작했지만 그 영향력은 생각보다 강력했다.



나의 스티비 JTBD


앞의 내용을 바탕으로, 스티비를 사용할 때 나의 JTBD는 다음과 같은 한 문장으로 정리해볼 수 있다.


나는 뉴스레터를 만들어 본 경험도 지식도 없는 상황에서
뉴스레터로 사이드 프로젝트를 시작하고 싶었지만,
아무런 정보도 노하우도 없어 실제로 뉴스레터를 시작하는 데 난관을 겪었고,
스티비를 통해 뉴스레터를 쉽게 만들 수 있을 것을 기대하며 사용했다.



고마워요 스티비! 고마워요 레빗 교수님!




참고자료


LeanSprint 블로그, "JTBD(Jobs to be done) Framework"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Marketing Myopia"

미라클 어헤드, "이메일 솔루션 스티비 시드투자 유치"

로켓펀치, "스티비"

노션: 스티비, "스티비 팀에서 멋진 동료를 찾고 있어요��"


*상단 이미지 출처: 짤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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