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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mel Dec 29. 2021

내 사업은 과연 돈을
벌어올 수 있을까?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로 밀리의 서재 분석하기

요즘 책 읽기의 트렌드와 시장의 변화가 심상치 않다. 밀리의 서재와 윌라가 등장하고 책이라는 매체가 더 이상 한 곳에 가만히 앉아서 읽는 데서 머무는 게 아닌, 돌아다니면서 읽거나 듣는 등의 기술을 접목시킨 새로운 책들이 등장하고 있다. 이 트렌드를 이끄는 프로덕트들은 모두 전자책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오늘은 걔 중에서 굳센 1위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밀리의 서재를 알아보려 한다. 밀리의 서재는 누구에게, 어떤 방식으로, 어떤 가치를 전달하고자 하는지 이해를 쉽게 도와주는 프레임워크를 적용해볼 것이다. 

바로,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 프레임워크다. 



비즈니스 모델이란?


우선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 짚고 넘어가야 한다. 비즈니스 모델은 어떤 제품이나 서비스를 어떻게 소비자에게 제공하고, 어떻게 마케팅하며, 궁극적으로 어떻게 돈을 벌 것인가 하는 계획이나 사업 아이디어를 말한다. 사업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현재 가장 집중해야 할 것이 뭔지 파악하고,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하는지 명료하게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유용하다. 


비즈니스 모델은 크게 다섯 가지 요소로 이해할 수 있다. 


   • 가치 제안: 고객에게 제공할 가치(혜택), 솔루션은 무엇인가?
   • 목표 고객: 목표 고객은 누구인가? (연령, 성별, 직업 등)
   • 가치 사슬/조직: 어떻게 가치를 창출할 것인가?
   • 전달방법 설계: 고객에게 어떻게 가치를 전달할 것인가?
   • 수익 흐름: 기업에게 어떻게 수입을 유입시킬 것인가?


이러한 질문들을 생각할 때에는 애매모호한 답변을 하고 있지 않도록 신경 쓰는 것이 중요하다. 정량화해서 수치로 나타낼 수 있다면 베스트겠지만, 그게 항상 가능한 일 또한 아니므로... 이 다섯 가지 질문 자체를 세분화하면서 동시에 구체적으로 사고하고 답할 때 사용할 수 있는 것이 바로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라고 생각하면 된다.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Business Model Canvas, 이하 BMC)는 이 사업 아이디어를 9가지 요소로 세분화하여 나타냄으로써 아이디어의 사업성/비즈니스적 가치를 체계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프레임워크다(자세한 설명은 아래 그림 참고). 각 요소는 자세하게 파고들수록 좋다. BMC에서 우측의 공간인 1번부터 5번은 고객의 가치, 좌측의 5번부터 9번은 가치를 생산하는 측면을 나타낸다. 5번은 둘 모두에 포함된다.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


여기까지만 보고 '무슨 말인지 감이 온다'라고 생각하시는 분이 있다면, 스스로에게 대견해하셔도 좋다. 이렇게만 봐서는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가 무슨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BMC의 각 요소를 밀리의 서재에 대입해 하나씩 짚어보자. 밀리의 서재의 BMC는 글 가장 하단을 참고하시라. 



밀리의 서재 비즈니스 모델




목표 고객

회사/제품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 페르소나는 누구인가? 


밀리의 서재가 목표로 타깃하는 사용자 고객은 간략하게 "책을 읽고자 하는 의지를 가진 모든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다. 걔들 중에는 아래와 같이 다양한 이해관계와 상황을 가진 사람들이 있겠지만, 이들은 모두 "독서에 관한 의지"를 가진 사람들이라는 공통점을 갖는다.


• 다독인 혹은 다독하지만 금전적인 여유에 쫓기는 사람

• 독서 습관을 기르고자 하는 사람

• 책을 갖고 다니기가 무겁고 번거로워 읽지 않는 사람

• 전자책과 오디오북을 모두 사용하고 싶어 하는 사람

• 유명 작가의 신간을 남들보다 빨리 읽고 싶은 사람


시장의 단위가 아닌 "특정 성향을 가진 사람"의 단위로 고객을 이야기한 이유는 국내 전자책 시장이 무언가를 시도해볼 수 있을 만큼 활성화된 시장이 아니기 때문이다. 리디북스가 서비스를 론칭한 2009년, 국내에서 전자책에 관한 대중의 관심이 생겨나기 시작했고 사람들은 북미처럼 전자책 시장의 형성 가능성에 주목했다. 그러나 한국출판산업문화진흥원은 2020년 전자책 매출을 2800억 원으로 전망했는데 이는 전체 출판시장 7조 8037억 원의 3.5% 수준이다. 따라서, 밀리의 서재가 목표로 하는 고객은 아직 상당수가 종이책 시장에 머물러 있다고 보는 편이 현명하다.


밀리의 서재는 또 다른 고객으로 출판사를 모신다. 이들은 밀리의 서재의 플랫폼에 콘텐츠 IP를 제공해주는 아주 중요한 고객이자 조력자이며 콘텐츠 공급자다. 출판사들로부터 얻는 콘텐츠를 전자책으로 제작해 사용자들에게 제공하기 때문에 출판사가 없으면 밀리의 서재가 가진 비즈니스는 돌아갈 수 없다. 상당히 갑을 관계 같아 보이지만 (실은 갑을 관계가 맞는 것 같지만) 밀리의 서재는 출판사와의 상생을 추구해 장기적으로 도서 생태계를 선순환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고 한다.



출처: 밀리의 서재

가치 제안(=차별화 포인트)

페르소나에게 제공되는 서비스/제품 그룹의 혜택/가치는 무엇인가?
해결하고자 하는 고객의 문제점은 무엇인가? 


현재 밀리의 서재를 비롯한 국내 전자책 서비스의 대표 주자는 윌라(Welaaa)와 리디(Ridi), 그리고 Yes24가 있다. 다 같아 보이는 전자책 서비스끼리 뭐가 다르냐고 묻는다면 정말 다르다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이들 중에서 밀리의 서재는 명실상부하게 업계 1위를 지키고 있다.


밀리의 서재는 크게 약 10만 권의 다양한 전자책 콘텐츠와 책이 보이는 오디오북인 "리딩북" 콘텐츠 3천여 권, 그리고 책의 핵심 내용을 채팅 형태로 전달하는 "챗북" 콘텐츠까지 세 종류의 콘텐츠를 서비스한다. 이중 전자책은 매달 3천 권 그리고 리딩북은 매달 1천 권씩 제공하고 있다. 오디오북과 전자책을 동시에 서비스하는 플랫폼은 밀리의 서재가 유일한 데 더불어 제공되는 콘텐츠의 숫자 또한 가장 많다는 강점을 가졌다. 그야말로 양질의 콘텐츠를 갖춘 셈이다.


밀리의 서재는 전자책이 종이책보다 눈을 쉽게 피로하게 만드는 점에 착안해 사용자가 직접 본인의 편의대로 설정할 수 있는 맞춤형 읽기 설정 기능을 제공한다. 여기에는 밝기나 글자뿐만 아니라 줄 간격, 페이지 넘김 방향과 효과까지 설정할 수 있고, 다크모드와 터치 없이 자동으로 페이지를 넘길 수 있는 시선 추적 기능도 제공한다. 또한, 사용자의 독서 데이터를 분석해 사용자의 성향에 맞는 책을 추천해주고, 각 도서마다 완독 지수와 예상 완독 시간 기능도 제공한다.


출판사와의 제휴를 통해 종이책 정기구독 서비스를 구독하는 고객에게는 김영하, 김초엽, 김학렬 등의 유명 작가들의 신간을 남들보다 먼저 소장해 읽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점도 밀리의 서재만의 차별 요소이다.





채널

현재 회사는 어떻게 각각의 개인에게 그 가치를 전달하는가? 


밀리의 서재는 모든 콘텐츠를 자사의 플랫폼을 통해서만 제공한다. 조정석, 이병헌, 변요한 등 유명 연예인을 섭외해 TV 광고를 송출하고,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으로는 SNS 마케팅을, 그리고 그 외 카카오톡 채널과 네이버 포스트, 유튜브를 운영하며 잠재 고객을 활발하게 끌어들인다. 서비스를 보러 온 잠재 고객에게는 1개월 무료 체험을 제공한다(무료체험이 끝나면 당신은 이미 밀리의 노.예.⭐)


타 기업과의 제휴를 확장하며 서비스 유입 전략도 꾸준히 강화하고 있다. LG U+ 고객에게는 구독콕 서비스로 밀리의 서재 1개월 구독권을 제공한다거나, 메르세데스 벤츠에서 밀리의 서재 리딩북을 호환한다거나, 글쓰기 플랫폼인 브런치에서 전자책 출판 기회를 상품으로 대회를 여는 등 다각도에서 고객이 접근할 수 있는 채널을 늘려나가는 중이다.



TV 광고는 이미 유명할 대로 유명하다고도 볼 수 있다. 여담으로, 이병헌과 변요한이 출연한 광고는 2019 에피 어워드 코리아(2019 Effie Awards Korea)에서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고객 관계

각각의 고객/페르소나와 어떤 관계를 수립하고 싶은가? 


밀리는 두 종류의 고객을 갖고 있다. 그리고 이들 각각과 공생 관계를 맺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우선, 사용자 고객들에게는 구독료를 받는 대신 양질의 콘텐츠와 유명 작가들의 신간 콘텐츠에 더불어, 타 경쟁사에는 없는 디테일한 유저 맞춤형 보기 설정(UI) 기능을 제공한다. 제휴 출판사 고객들에게는 콘텐츠를 공급받는 대신 비용을 지불하고, 해당 출판사의 신간 도서 홍보를 대행해주고, 홍보물을 제작하며, 신간 도서의 판매 또한 종이책 구독 서비스를 통해 도와준다.



수익 구조

수익(매출 – 비용)은 어디서부터 오는가?
고객은 어떤 가치를 위해 돈을 지불하는가? 


밀리의 서재는 현재 세 가지 종류의 구독 서비스를 주요 수익 모델로 갖고 있다. 개인 사용자들에게는 월 9,900원의 B2C 전자책 정기구독 서비스와 월 15,900원의 B2C 종이책 정기구독 서비스가 있고, 기업들을 대상으로 하는 B2B 서비스가 있다. 트렌드로 떠오른 자기 계발에 대한 기업 복지의 수요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B2B 서비스는 임직원 인당 3개월에 27,900원, 6개월에 59,400원, 12개월에 99,000원으로 세 가지 옵션이 있다.


현재 밀리의 서재는 이 정기 구독 모델로 현재 약 380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최소 단위 모델인 월 9,900원으로 추산해했을 때 최소 월 376억 2천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핵심 자원

가장 중요한 물리적, 재정적, 지적(재산권) 또는 인적 자원은 무엇인가? 


밀리의 서재는 기본적으로 콘텐츠를 유통한다. 그래서 콘텐츠를 공급해주는 제휴 출판사가 핵심 자원이 된다. 이 제휴 출판사로부터 공급받는 도서 콘텐츠 IP를 기반으로 전자책을 생산해 제공하고, 밀리의 서재만의 독자적인 형태의 콘텐츠인 리딩북과 챗북도 서비스한다. 또한, 밀리의 서재가 축적하고 있는 사용자들의 독서 데이터 또한 중요한 자원으로 꼽을 수 있다.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용자들에게 맞춤형 알고리즘과 밀리의 서재만의 완독 지수, 예상 완독 시간 기능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데이터로 인한 혜택에 있어 밀리의 서재만의 유저 맞춤형 보기 설정 기능은 덤이다.



핵심 활동

제안하고자 하는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잘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현재 밀리의 서재는 사용자가 본인의 입맛대로 설정할 수 있는 보기 설정 기능과 유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추천 서비스 등을 통해 타 경쟁사 대비 차별화된 UX를 제공한다. 딱딱한 전자책의 이미지를 뒤집을 수 있었던 비결이라고 할 수 있다. 자사의 서비스와 유명 작가들의 신간을 홍보하는 활동 또한 활발한데 이는 작가들의 팬과 작가가 계약한 출판사 모두에게 이익이 된다고 할 수 있다.


출처: 브런치


밀리의 서재는 제휴 출판사를 지속적으로 늘리기 위한 활동으로 온·오프라인 출판사 제휴 설명회도 꾸준히 하고 있다. 이는 올해 브런치와 진행한 전자책 출판 프로젝트와 결을 같이 하는 밀리의 서재에게 없어서는 안 될 지속적인 콘텐츠 발굴 활동이다.



핵심 파트너십

납품업체에서 하청업체까지, 사업모델을 일구게 하는 사람은 누구인가?
그들에게 얻을 수 있는 핵심 자원과 그들이 수행하는 활동은 무엇인가? 


밀리의 서재가 긴밀하게 협업하는 이해관계자는 올해 3월 초 기준 1,000 곳의 제휴 출판사다. 고객 유입을 강화하기 위해 협약한 LG, 메르세데스 벤츠, 브런치 등의 이해관계자도 있다. 이중 브런치 같은 플랫폼은 밀리의 서재가 공급받을 수 있는 콘텐츠 IP를 위해 예비 작가 발굴에 심혈을 기울일 것이고, 머지않아 핵심 파트너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용 구조

사업을 하는 데 있어 어떤 곳에 비용이 드는가? (고정비용 / 변동비용)


밀리의 서재의 비즈니스 모델에서 발생할 수 있는 대표적인 비용은 크게 세 가지를 생각해볼 수 있다. 첫째는 제휴를 맺는 출판사에 지불하는 콘텐츠 비용으로 변동비용이다. 둘째는 PC와 모바일 밀리의 서재 플랫폼 서버의 유지비용이다. 이역시 변동비용으로 분류된다. 마지막으로 밀리의 서재가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TV와 모델 섭외, 신간 도서 홍보 등에 사용되는 마케팅 비용은 고정비용으로 분류할 수 있다.



밀리의 서재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BMC)


위의 내용을 바탕으로 밀리의 서재의 비즈니스 모델을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에 간략하게 나타내 봤다.




마무리하며,


밀리의 서재를 BMC로 그려봤다. 내가 기존에 알던 것보다 생각 외로 견고한 비즈니스 구조를 구축하고 있고 굳센 입지를 마련한 것 같아 놀라웠다. 최근에는 25세 이하에게 평생 40% 할인이라는 이벤트를 시작하면서 젊은 층 고객군을 노리기 시작한 듯 보인다. 현재로써 밀리의 서재가 만들고자 하는 출판사와의 건강한 생태계가 얼마나 유기적인 모습으로 실현되고 있고, 앞으로도 더욱 그러한 방향으로 나가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지켜볼만하지 않을까. 윌라와 리디도 이 악물고 추격하고 있으니 내년, 내후년에 다시 BMC를 그려봤을 때 얼마나 변화해있을지도 궁금하다. 



참고자료


네이버 포스트 와이즈먼코리아, "[경영전략 사례] 밀리의 서재, 국내 월정액 독서 애플리케이션 1위"

더스쿠프, "냄새, 촉감, 감성… 전자책 고전하는 이유"

독서신문, "밀리의 서재, 광고제 대상 받았다... ‘이병헌·변요한 광고 후 가입자 여덟 배 증가’"

독서신문, "①밀리의 서재, 독서계의 고래가 될 것인가"

독서신문, "④전자책 급속 확장에 국내외 출판계는 기대반 우려반"

문학뉴스, "밀리의 서재 “출판사 1000곳과 콘텐츠 계약”"

밀리의 서재, "밀리의 서재, "B2B 서비스 제안서""

유튜브채널 밀리의 서재, "[2018] 독서와 무제한 친해지리 캠페인_독서배틀편(30")"

유튜브채널 밀리의 서재, "밀리의 서재, 독서와 무제한 친해지리 (완독지수 편/ 30s)"

유튜브채널 투이컨설팅-투이톡, "책 1권 가격으로 마음껏 책을 읽을 수 있는 도서 구독 플랫폼 비교 ㅣ 밀리의 서재, 윌라, 리디북스(리디셀렉트)"

유튜브채널 아주경제, "책 안 읽는 요즘, 밀리의 서재 회원 수가 역주행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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