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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mel Oct 17. 2022

머슬 메모리:
항상 기본기의 반복이다

스포츠와 비즈니스의 공통점

모든 스포츠는 바쁘다. 굉장히 많은 일들이 1초 혹은 0.1초 같은 짧은 순간 안에 벌어진다. 잠깐 눈을 깜빡이면 상황은 바뀌어 있다. 생각하고 움직이기엔 너무 늦다. 스포츠 선수들은 이에 실시간으로 대응하기 위해 훈련과 휴식의 루틴을 반복한다. 


우리 몸은 특정한 운동 모션을 오랜 시간 동안 반복하면 의식하지 않아도 몸이 그 모션을 기억하여 자동으로 수행한다. 마치 코드를 입력하면 결괏값이 나오는, 이를 머슬 메모리라고 한다. 스포츠 선수들이 짧고 간단해 보이는 동작을 반복해서 연습하는 이유는 이 머슬 메모리를 만들기 위함이다. 훈련과 똑같은 환경이 경기 중에 연출되는 순간순간에 즉각적으로 반응할 수 있도록 신체의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


머슬 메모리를 곱씹어보면서 스포츠의 본질이 사업과 별반 다르지 않음을 느낀다. 둘 다 언제든지 닥칠 수 있는 어떤 불확실한 상황에든 올바르게 즉각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일이다. 다음 경기와 내일의 시장, 조직의 상황은 어떻게 펼쳐질지 예측할 수 없다. 기댈 수 있는 건 나라는 소프트웨어뿐이고, 이를 위해 기본기를 반복하며 시스템의 퍼포먼스 성능을 높인다. 그것이 스포츠에서는 몸을 움직이는 근육세포이고, 사업에서는 생각하는 힘인 것 같다. 


최근 팀이 씨름하는 문제의 골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미팅에서는 어려운 용어들이 난무하기 시작했고, 어려운 용어들이 메일에 등장하는 만큼 모두의 역량이 점점 전문화되어간다. 나 또한 그렇다. 동시에 커뮤니케이션에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배경지식이나 용어에 대한 설명이 요구되는 건 기본이고, 핵심요약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더 이상 짧은 한 마디로 축약되지 않을 때도 많아졌다. 소프트 스킬이 장점이라는 말이 무색해지고 있음을 느낀다.


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 내가 더 잘하기 위해서 무얼 해야 할까 고민했다. 결론적으로, 특별한 비결은 없었다. 내 아이디어에서 핵심이 무엇인지, 어떻게 더 잘 전달할 수 있을지 더 치열하게 고민할 뿐이다. 그저 기본기에 더 충실해야 한다.


장기적으로 잘하기 위해 머슬 메모리가 있어야 한다. 대략적으로만 갖고 있던 일정표를 수정했다. 24시간을 가장 중요한 다섯 가지로 꾹꾹 눌러 채웠다. 3주차가 지났고 오늘로 4주차가 시작된다. 나의 하루하루는 단순해졌지만 이 단순함을 채우는 디테일은 전보다 다양하고 풍요로워졌다. 그리고 각각의 디테일에 대한 내 의식이 점점 또렷해지는 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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