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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로무비 속 제육볶음 레시피

손주아(전소니)의 홍시준(이준영)에 대한 사랑이 담긴 한 끼

by 취사병세끼

“밥은 먹었어?”


어쩌면 이 말은 사랑을 표현하는 가장 직관적인 방법일지도 모른다. "잘 지내?"라는 말보다 더 직접적이고, "괜찮아?"라는 말보다 더 따뜻하다. 밥을 챙기는 일은 곧 마음을 챙기는 일이니까.

넷플릭스 드라마 <멜로무비> 속 한 장면에서도 이 따뜻한 정서가 그대로 묻어난다. 1화에서 손주아(전소니)는 어머니 가게에서 싸온 제육볶음 도시락을 홍시준(이준영)에게 건넨다. 바쁜 하루를 보내느라 끼니도 제대로 챙기지 못했을 홍시준에게, 손주아는 말없이 도시락을 내민다. "밥은 먹었어?"라는 한 마디 없이도, 이미 그 의미가 전해지는 순간.

제육볶음은 한국인의 정서가 담긴 음식이다. 누구나 한 번쯤은 집에서 먹어봤을, 매콤하고 달짝지근한 양념에 돼지고기를 볶아낸 그 익숙한 맛. 흰쌀밥 위에 한 점 올려 한입 베어 물면, 입안 가득 퍼지는 감칠맛과 함께 따뜻한 기억이 떠오른다.

홍시준은 젓가락을 들어 조심스럽게 한 입을 떼어낸다. 그 장면을 본 나는 익숙한 맛일 텐데도, 어쩐지 그 순간은 특별하게 느껴졌다. 도시락을 싸 준 사람도, 그것을 건네받은 사람도, 함께 먹는 이 순간까지도.

음식은 단순한 끼니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누군가를 위해 음식을 만든다는 건, 그 사람을 생각하고, 걱정하고, 챙긴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제육볶음 도시락은 단순한 한 끼 식사가 아니다. 그것은 손주아의 배려이고, 어머니의 정성이고, 홍시준을 향한 따뜻한 마음이다.

손주아가 건넨 도시락을 받아든 홍시준은 무심한 듯 조용히 숟가락을 들지만, 그의 표정은 어딘가 모르게 편안해 보인다. 말은 많지 않지만, 함께 먹는 밥이 주는 위로는 크다.

어쩌면 손주아는 말하지 않아도 알고 있었을 것이다. 바쁜 일상 속에서 끼니를 놓치고, 피곤에 지쳐 있는 홍시준에게 “밥 한 끼, 같이 먹자”는 것이 가장 좋은 위로가 될 거라는 걸.

제육볶음 한 점, 그리고 한 숟갈의 밥. 그 한입마다 서로를 향한 다정함이 쌓여간다.

이 장면을 보고 있자니, 나도 모르게 주방으로 발걸음을 옮기게 된다. 프라이팬을 달구고, 돼지고기를 먹기 좋게 썰어 양념에 버무린다. 고춧가루, 고추장, 간장, 마늘, 그리고 한 스푼의 설탕까지. 양념된 돼지고기를 중불에 익혀주다가 양파, 당근, 대파 넣어 볶다가 마지막에 참깨 뿌려주면 끝이다. 팬 위에서 지글지글 익어가는 소리와 함께, ‘멜로무비’ 속 한 장면이 떠오른다.

오늘의 밥상 위에는 드라마 속 그 제육볶음 도시락이 놓였다. 어쩐지 이 한 끼가 더욱 따뜻하게 느껴지는 건, 단순히 음식 때문이 아닐 것이다. 그것은 한 장면 속에 담긴 감정, 그리고 함께 나누는 밥이 주는 힘 때문일 테다.

영화와 드라마 속 요리를 재현하는 ‘무비셰프’.
오늘은 ‘멜로무비’ 속 제육볶음을 만들며, 한 끼 속에 담긴 따뜻한 마음을 되새겨본다.

당신에게도 ‘함께하는 한 끼’가 필요한 순간이 있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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