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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마다 양식 만드는 취사병의 비프 스튜 레시피

취사병표 초간단 비프 스튜 레시피

by 취사병세끼

매주 토요일 아침이면, 나는 자연스럽게 브런치(아침+점심식사)를 위해 양식을 만든다. 평소에는 수십 명이 먹을 한식을 준비하느라 정신없이 움직이지만, 토요일만큼은 조금 다르다. 매일같이 대량 조리에 익숙해진 습관 때문일까, 한식보다 손이 덜 가는 양식을 만들면서도 긴장감과 설렘이 가득하다. 조리 과정 하나하나를 천천히 음미하며, 오롯이 내 방식대로 맛을 살필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다.

오늘의 메뉴는 비프 스튜. 큼직한 소고기 덩어리를 볶아 깊은 갈색이 될 때까지 기다린다. 양파와 당근, 감자를 듬뿍 넣고, 오랫동안 천천히 끓여 육즙과 채소의 단맛이 녹아들도록 한다. 육수가 부드럽게 졸아들면서 주방 안은 따뜻한 향으로 가득 찬다.

사실 군대에서 요리를 한다는 건 단순한 노동에 가깝다. 매일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메뉴를, 정해진 방식으로 조리한다. 하지만 토요일만큼은 조금 다르다. 요리를 하면서 잠시나마 '내가 만든 음식'을 온전히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스튜가 완성되고, 국물을 한 숟갈 떠먹는다. 부드러운 고기, 촉촉한 감자, 달큰한 당근. 익숙한 맛이면서도, 매주 다르게 느껴지는 한 그릇. 군대에서는 모든 것이 반복되지만, 요리만큼은 매 순간 새롭다.

한 주 동안 취사병으로 바쁘게 뛰어다녔던 나를 위한 한 끼. 오늘도 비프 스튜 한 그릇을 앞에 두고, 잠시 숨을 돌린다.

다음 주 토요일엔 또 어떤 요리를 만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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